장희진 <색의 이면> 2019 캔버스에 아크릴 과슈, 모델링 젤 95×195cm
피로한 일상과 잠시 거리를 두고 버스 안 의자에 앉아 창문 너머의 풍경을 바라보듯, 옴니버스 영화처럼 당신의 오늘은 안녕한지 인사를 건네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옴니버스(OMNIVERSE)’는 ‘만인을 위한’이라는 뜻의 라틴어 옴니(Omini)와 우주(Universe)의 합성어로, ‘모든 이들을 위한 우주’를 의미한다. 전시는 문학적인 형식을 바탕으로 ‘주인공’과 ‘텍스트’, 두 부분으로 구성된다. 최욱경, 김원숙, 윤석남, 함경아, 조해영, 이선경, 장희진, 정직성, 황란, 김수, 고산금, 홍인숙, 총 12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윤석남 <우리는 모계가족>
2018 혼합재료 가변 크기
‘주인공’은 우리에게 익숙한 주인공의 의미를 역전시켜 영웅의 이름만 기억하는 역사에서 벗어나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각기 다른 삶의 풍경을 기록하고 구성해가는 주인공으로서 작가들의 에피소드와, 모습은 서로 다르지만 함께 웃고 슬퍼하며 살아가는 우리의 풍경을 투사하게 한다. 이선경은 자화상을 통한 위로의 시선을, 김원숙은 어려움 속에도 인생은 아름다운 것임을 작품을 통해 전한다. 장희진은 주름진 화면 속 여백의 숲으로 우리를 초대하고, 조해영은 익숙한 듯 익숙하지 않은 속도감으로 관람객의 발걸음을 유도한다.
함경아 <What you see is the unseen /
Chandeliers for Five Cities BR 04-04>,
<What you see is the unseen /
Chandeliers for Five Cities SK 01-08> 설치 전경
‘텍스트’에서는 이미지와 텍스트의 영역을 오가는 작품들이 소개된다. 그림으로 기록하고 텍스트를 이미지화하는 등 해석되지 않거나 해석이 지연되는 작품들을 통해 그 안에 담긴 사람들의 삶을 드러낸다. 고산금은 인공진주를 박아 읽을 수 없는 텍스트를, 김수는 텍스트를 바늘로 드로잉해 다시 이미지로 읽어내는 가능성의 흔적을 보여준다. 따뜻한 봄날, 12명의 예술가가 탑승해 기다리고 있는 옴니버스 합승마차에 올라타 보자. 전시는 8월 28일까지 계속된다.
김원숙 <Magic guitar IV> 2017
캔버스에 유채 206×235cm
· 문의 뮤지엄산 033-730-9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