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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화_총천연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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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9.4 – 2014.10.19 문화역서울 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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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일민미술관의 전시 이후 서울에서는 거의 8년 만에 보는 최정화의 개인전이다. 전시의 전체적인 인상은 ‘쉽게 풀어쓴 최정화 설명서’다. 전시 전체에서 강하게 풍기는 대중지향성은 문화역서울이라는 전시장의 특성이 십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대중 친화적 전시를 선호하는 이 기관의 최근 경향도, 불특정 다수의 시민들이 드나드는 서울역이라는 장소특정성도, 쉽고 친절한 전시 쪽을 가리키기 때문이다. 플라스틱 뚜껑을 모은 <모이자모으자>나 노숙자를 바구니 쌓기에 참여시킨 <꽃의 매일>, 자석이나 조립완구를 이용한 체험 코너(<꽃놀이>, <열린 꽃>) 등 유달리 참여형 작업이 많은 것도 미술관의 문턱을 낮추고 생활과 미술을 뒤섞으려는 의도의 소산일 것이다. 더욱이 근본적으로 최정화의 작업 전체는 고급예술의 권위에 대한 거부와 일상의 미학에 대한 가열찬 애정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기에, 그의 생활예술에 문화역서울이라는 장소는 합이 꽤 잘 맞는 조합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이 전시의 관건은 ‘일상’과 ‘예술’의 조합이 어떤 식으로 또 하나의 생생한 잡종을 만들어내는지에 있을 것이다. 외견상 전시는 볼거리가 많다. 시장통의 싸구려 물건들로 시각적 요지경을 만들어내는 최정화의 ‘빠글빠글한’ 감각은 여기서도 예외가 아니다. 그중에서도 그의 믹스매치 실력이 유감없이 발휘된 곳은 1층 뒤쪽 복도다. 출처와 맥락이 제각각인 온갖 잡동사니는 최정화의 손을 거쳐 놀라울 정도로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자개장과 은색 마이클조던 도깨비 방망이가 찰떡궁합을 이루고, 울트라맨 가면을 쓴 탱화 속 보살들과 형형색색의 쓰레빠(slipper)는 현란할 정도로 잘 어울린다. 빨래판과 코린트 양식의 주두, 족자, 종이부채, 사각 상보, 이발소 그림은 한국 근대사의 만물상이자 시각문화를 자유자재로 흡수하고 재배치하는 최정화의 포식성을 증언하는 자료다. 최소비용으로 최대효과를 뽑아내는 그의 능력은 좌대나 벽면 처리에서 특히 묘를 발휘한다. 시멘트를 개는 거친 나무판을 벽면에 붙여 시장통 물건의 강렬한 야생성을 극대화하거나, 거울이나 대리석 효과를 내는 시트지를 활용해 싸구려 오브제에 그럴듯한 아우라를 주는 것이다. 




전시 전경




익을 대로 익어 경지에 오른 최정화의 샘플링 능력이야 익히 알려진 바니, 초점은 ‘이전과 얼마나 다른가’일 테다. 이점에서 의문이 시작된다. 우선 그의 이전 작업을 아는 이들에게 출품작은 지나치게 익숙하다. 폐허를 형상화한 <꽃의 속도>를 제외한 거의 모든 작품은 기존작의 리메이크다. <꽃등>은 <드래곤 플라워>(2003)를, <당신도 꽃입니다>는 <갑갑함에 대하여>(1995)를, <꽃의 뜻>은 <농담>(1996)을 소환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전시는 사실상 보급형 최정화 회고전이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다른데 있다. 어차피 최정화의 전략이 언제나 “베끼기와 자리 바꾸기”에 있었음을 떠올리면, 구작의 재활용 자체는 원론적으로 문제가 안 되며 관건은 이를 어떻게 재조합하느냐에 있다. 여기서 전시는 매너리즘의 위험에 노출된다. 과거로부터 부활한 최정화의 작품들은 기존의 미술 제도나 관념에 어깃장을 놓던 특유의 도발이 사라지고 그저 유쾌한 오브제에 머문다. 


<싹>(1995)전에서 우아 떠는 고급미술을 야유하던 돼지머리가 2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여전히 파격적인가? 급조된 제3세계 근대성의 피로를 대변하던 <갑갑함에 대하여>가 그저 즐겁게만 보이는 것은 나만의 서글픔인가? 최정화의 가장 강력한 무기가 날카로운 미학적 선별과 이를 재배치해 맥락을 전환하는 탁월한 감각에 있음을 상기할 때, <믿거나 말거나 박물관>전에서 보여주었던 쫄깃한 긴장감도, 생존 투쟁의 장에 존재하던 삶의 치열함도 사라져버린 이 전시가 의도처럼 그저 편안하게만 느껴지지 않는 것은 생각해볼 문제다. 대중성이 대충과 동격이 아니라는 것은 날조와 날림을 표방하나, 실상은 누구보다 치밀하고 치열했던 작가가 스스로 증명해온 바다. 집적이 주는 탱탱한 형식적 긴장감과 날 것의 에너지가 사그라진 2층 전시장을 둘러보면서, 같은 시기 열리고 있는 리움의 소장품전이 떠오르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예술과 비예술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들며 전업 작가의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스스로의 입지를 영리하게 설정해온 그의 전략이 이제는 무뎌져버린 듯하기 때문이다. 얌전한 미술 오브제가 된 최정화는 더 이상 “특권화 된 기표의 거부”(이영준)가 아니며 상징자본인 기호 그 자체가 된다. ‘the 최정화’라는 전시의 영문명이 예사롭지 않게 보이는 것은 20년 사이 이미 고유명사가 된 작가의 지위 변화 탓이다. 그의 이후 행보가 이러한 불안감을 잠재워주기를 바란다. 안주하는 최정화는 왠지 최정화가 아닌 것 같으니까. 그는 열심히 뒤집고 거스르고 놀아야 그다우니까.  




*전시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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