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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규철 : 모든 것이면서 아무것도 아닌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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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8.29 – 2014.12.13 하이트컬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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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아닌 것이면서 모든 것이 된, 개념의 수사학



전시장에서 미술의 전통적 낭만을 기대한 관람자는 ‘극적 드라마나 이벤트를 기대하지 말라’는 작가의 말을 위안으로 삼아야 할 만큼 드문드문 놓인 오브제들 앞에서 당황 할 수도 있다. 독특한 개념적 사고로 일상적 오브제와 언어를 바탕으로 작업해 온 작가답게 전시장에 펼쳐진 작업들은 그저 평범한 오브제를 철학적 사유로 조작한 조합물에 불과하다. 어차피 개념미술이 비 물질성을 추구하며, 결과보다는 아이디어와 과정을 중시하는 만큼 이러한 현상은 당연한 결과이다. 서로의 머리를 파고들면서 3단으로 쌓아올려진 도끼들, 서로에게 물을 쏟아내고 있는 양동이, ‘골든타임(golden time)’이라는 글귀를 파놓은 세면대에선 물이 파놓은 틈의 한계치까지 차올랐다 빠져버린다. 작가는 개념적 사고로 조작된 오브제와 이에 얽힌 제목의 조합들로 마주하는 관람자의 시선에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러한 작업이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보일지라도 각 작업이 던지는 질문에 의미와 해석을 만들어가다 보면 어느새 전시장은 의미 있는 수수께끼로 가득한 공간이 된다. 더욱이 이러한 문제풀이 과정에서 ‘일의 결과가 제로가 되는 것, 목적을 이루는데 실패하는 것’이라 밝힌 작가의 의도처럼 우리는 노동이 헛수고가 되고 공회전이 되어가는 이 시대의 모순된 사회구조와 이로써 파생된 다양한 아픔과 실패가 갖는 의미를 읽게 된다. 벽면에 시계 두 개가 나란히 걸려있는 <두 개의 시간>은 시계바늘과 함께 시계 자체가 돌아간다. 시간의 표식에 따라 시계바늘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시간의 표식이 있는 시계자체가 돌아가기 때문에 제시된 벽시계를 통해 시간을 확인하기는 애초에 불가능하다. 이 모순적 상황은 유쾌한 비수로 관습화된 사고를 가격한다. 우리 중 과연 몇몇의 사람이 주체적으로 계획되어진 선택과 결정에 따라 시간을 운용할 수 있을까? 대체로 주변 환경과 주어진 상황에 맞춰 개인에게 허용된 시간은 생존을 위해 재구성되는 것이 일상이다. 이러한 자문자답 속에 문득 사라진 자아를 마주하게 하고 내 삶의 중심축은 누구인가를 생각하게 만드는 이런 시간의 역설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타인만이 우리를 구원한다> 

2014 구슬, 와이어 200×180×20cm




직접화자가 아닌 3인칭 시점의 글쓰기가 시각화 된 <3인칭의 그리기>는 말 그대로 3명의 사람이 각 등 뒤로 늘어선 채 벽에 푸른색의 페인트를 칠하고 있는 과정이 영상을 통해 재현된다. 3명이 하나의 목적을 추구하는 것 같지만 맨 앞의 사람만 벽에 실제적으로 페인트를 칠하고 있을 뿐, 뒤쪽의 두 사람은 벽에 닿아야 할 페인트 롤러를 앞 사람 등 뒤에 뭉개고 있을 뿐이다. 화면에서 보여주는 장면은 실질적 효과나 의미 없는 명령 하달체계의 모순, 나를 투영하여 남에게 이를 대행하게 하는 것의 어려움, 이것이 올바르게 진행되고 있는지 조차 확인할 수 없는 조직체계의 모순적 상황들이 명쾌하게 제시된다. 문학의 서술적 방법이 이보다 더 상황에 적확하게 시각적으로 변형되는 경우가 또 있을까 싶을 정도이다. 특히나 이 작업은 우리가 행하는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변화되지 않고 실패로 돌아가는 것에 대한 모순적 상황을 유려하게 공간에 써내려간다. 


전시장 안은 이외에도 서로에게 아무런 의미나 효과 없이 물을 뿜어내는 세 개의 양동이로 구성된 <세 개의 분수>나 타지도 가지도 못하게 조작된 <두 대의 자전거> 등 대체로 전시된 많은 작업들이 이러한 모순적 상황을 재현하고 있다. 이러한 역설적인 방법론의 태도가 이 전시에서 보여주는 작가의 핵심적 개념이다. 이는 사람들에게 사회의 모순적 상황을 인지시키고 자아를 되돌아보게 하는 측면에선 충분히 성공적이다. 다만 개념이 개념에만 머무르고 있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 작가는 변하지 않는 세상의 무한 반복되는 실패의 구조를 작업으로 제시함으로써, 우리가 살아가는 방향에 대해 함께 숙고하길 원하지만 이 또한 결과는 실패로 되돌아 올 또 하나의 무위미한 노동행위일 뿐이다. 개념만 있고 실체가 없는 것은 항상 허무하다. 감동은 개념이 보다 더 실체화 될 때 더욱 극적이지 않은가?   


반짝이는 유리구슬 발이 보여주고 있는 ‘타인만이 우리를 구원한다’는 문구가 관객들에게 위로가 되었으면 한다는 작가의 소극적인 제안보다는 요셉 보이스(1921-1986)가 행했던 7,000그루의 떡갈나무 심기(카셀도쿠멘타,1982)처럼 행동화 되는 개념이 세상의 모순을 교정할 수 있는 더 효과적인 방법론일 것이다. 개념의 행동화는 실패가 목적자체가 되버린 사회적 모순을 축소할 수 있는 예술적 대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기에 작가의 다음 작업을 기대해 본다. ‘아무것도 아닌 것이면서 모든 것이 될 수 있는’ 그 무엇으로.   

                                



* <실패하는 법> 2014 모래로 덮인 벽 150×400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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