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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

a

France

KL’envol ou le rêve de voler
2018.6.16-2018.10.28 파리, 메종 루즈 재단 미술관

자신이 직접 설계한 복잡한 미궁 속에 아들과 갇혀버린 다이달로스(Daedalus). 그는 기나긴 궁리 끝에 자신의 사랑하는 아들, 이카로스(Icarus)와 함께 하늘을 날아올라 미궁을 탈출하기로 결심한다. 지상에 떨어진 새의 깃털을 하나씩 모아 밀랍으로 이어 붙인 두 쌍의 날개를 달고 상공으로 떠오른 부자는 미궁에서 벗어나는데 성공한다. 하지만 그 기쁨도 잠시, 너무나도 높게 날아오른 탓에 이카로스의 밀랍날개는 뜨거운 태양 빛에 타 녹아 부서져 내리기 시작한다. 순식간에 날개를 잃은 그는 결국 바다 속으로 떨어져 목숨을 잃는다. 이카로스는 알고 있었을까. 태양에 가까이 가면 갈수록 날개는 점점 더 빨리 녹아내리고 있다는 것을. 날개 없이는 공중에 결코 뜰 수 없다는 것을. 이제 곧 무거운 자신의 육체가 아래로 사정없이 곤두박질치며 추락할 것을. 완전한 비상(飛翔), 그것은 어쩌면 애초부터 인간이 이룰 수 없는 불가능의 영역이었는지도 모른다. 그 누가 중력이란 자연의 거대한 섭리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 있는가. 그런데도 우리는 여전히 비상을 꿈꾼다. 비록 아주 찰나의 순간일지라도. 쉽게 도달할 수 없는 미지의 세상, 천상은 우리에게 언제나 목마른 곳이다.
● 정지윤 프랑스통신원 ● 사진 Maison Rouge 제공

Vue de l'xposition 'L'envol ou le rêve de voler' Maison Rouge 2018 Photo ⓒ Marc Dom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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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달로스와 이카로스의 일화는 실로 비극적이다. 아들은 죽고, 아비 홀로 살아남았다. 하지만 그들의 도전이 완전히 실패로 돌아간 것은 아니다. 추락한 자는 한 사람뿐이다. 이카로스의 불행한 죽음에 가려져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후 다이달로스는 계속 상공을 떠돌며 죽은 아들의 시신을 찾아 무사히 지상으로 되돌아온다. 그리고 그는 비상의 황홀경, 동시에 아들을 잃은 슬픔과 고통, 그 모든 희로애락이 고스란히 담긴 자신의 날개를 아폴론에게 바친다. 생사의 갈림길에서 이별한 두 부자에게는 애통한 결말이지만, 정작 그들의 기구한 운명은 역사를 바꾼다. 비록 가상의 인물임에도, 다이달로스는 신화 속에서나마 비상의 꿈을 이뤄낸 최초의 인간으로 기록되었다. , 조금 더 높은 곳을 향해 날갯짓 했던 이카로스는 후대의 과학자들과 예술가들에게 끊임없이 영감을 불어넣는 영원불멸의 뮤즈로서 자리매김한다. 그로부터 수십 세기가 지난 지금, 신화는 마침내 현실이 되었다. 다이달로스의 후예들은 셀 수 없이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하늘을 날 수 있는 각종 장치와 기계들을 발명해냈고, 그 결과 우리는 하늘길이 열리는 시대를 맞이하기에 이르렀다. 깃털과 밀랍으로 만든 날개는 그동안 어떻게, 어디까지 진화했을까? 





François Burland <Fusee Soviet Union> 

2013 Fibre de verre, métal, bois 

 François Borland, Atomik Magic Circus 

Photo : Romain Mader et Nadja Kilchhofer





푸른 하늘을 자유롭게 날고자 했던 인류의 숙원은 이제 완벽히 이루어진 것인가? 현재 파리에 위치한 메종 루즈 재단 미술관(Maison Rouge)에서는 비상의 역사를 집중적으로 조명한 <비상 혹은 비상의 꿈(Lenvol ou le rêve de voler)>전이 한참 진행 중이다. 과학, 예술, 민속학, 인류학 등 모든 분야를 총망라하여, 인간이 비상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걸어온 발자취를 다양한 각도에서 되짚은 이번 전시는 안타깝게도 올해 가을을 끝으로 문을 닫는 메종 루즈의 마지막 전시이기도 하다. 지금부터 우리가 들여다볼 비상의 역사, 그것은 앙투안 드 갈베르(Antoine de Galbert)15년 전 설립한 메종 루즈 미술관 ‘빨간 집’의 모든 것이 담긴 총서이기도 한 셈이다. 


참여한 아티스트의 수만 130. 고문헌, 비행기구 개발 및 실험 아카이브, 필름, 설치, 회화, 조각 등 200여 점의 작품들로 메워진 전시장은 흡사 서커스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기상천외한 장면들로 가득하다. 밑창에 스프링이 달린 신발, 깃털로 만들어진 원형 부채, 박쥐의 날개를 가진 두발자전거와 같이 아상블라주(assemblage) 기법으로 결합된 괴상한 오브제 조각부터, 인간과 동물 혹은 종()이 다른 초월적 생명체와 결합하여 탄생한 진기한 생명체들까지, 어느 하나 평범한 것이 없다. 어디 이뿐인가. 독특하긴 사람도 마찬가지다. 곡예사는 아슬아슬한 외줄 타기 묘기를 선보이고, 어떤 여자는 편히 누운 채로 공중으로 떠오르는가 하면, 또 어떤 남자는 나는 양탄자를 타며 해맑은 미소를 지어 보인다. 누구라고 할 것 없이 모두 자신들이 지닌 비범한 능력을 발휘하며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Sethembile Msezane, Chapungu <The Day Rhodes Fell> 

2015 Photographie couleur  

Sethembile Msezane Courtesy collection particulière  


 


이처럼 비상의 역사 속에는 보통의 것,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사실 비상의 역사는 소수자들의 역사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애당초 세상에 날개 없이 두 발 동물로 태어난 자신의 육체적 한계를 초월하기 위해 온갖 상상력을 발휘하며 위험한 놀이를 즐기는 몽상가였고, 고소와 비상의 두려움을 이기다 못해 환각제에 취해버린 약쟁이였으며, 실험정신으로 똘똘 뭉친 괴짜 발명가이자 과학자이기도 했다. 어딘가 비정상적인 사람들, 금기를 깨버린 사람들이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사실 한 가지는 무모한 도전을 감행한 아웃사이더들이 바로, 인류의 역사를 다시 쓴 주역이라는 점이다. 


전시는 먼저 ‘중력을 거스른 사람들’의 이야기로부터 시작된다. 앞서 언급한 구스타프 메스머(Gustav Messmer)의 스프링 신발, 레베카 혼(Rebecca Horn)의 깃털 프로펠러를 비롯해 공중으로 높이 두 발을 펼치며 고난도 연기를 선보이는 무용수, 그리고 지상으로 낙하하기 전 대기 중에서 육체가 녹아내려 사라지는 장면을 시적으로 연출한 루시앙 펠렌(Lucien Pelen)의 사진작품들이 연이어 보인다. 그 중에서도 유독 눈에 띠는 것은 알렉산더 로드첸코(Alexander Rodchenko)의 <도약(Un saut)>(1934)이다. 간결한 구성과 극단적인 카메라 앵글을 이용해 피사체의 기하학적인 아름다움을 극대화하는 것으로 유명한 그는 공중에서 수직으로 낙하하는 다이빙 선수의 모습을 상하 반전시켜 ‘영원한 상승’을 표현해냈다. 


때로는 아주 사소한 발상의 전환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로드첸코의 예술적 유희를 통해 다시금 확인하는 바다. 비상에 성공한 자 중에는 절반만 인간인 혼종 생물체들도 존재한다. 인간 혼자의 힘으로 중력과 사투를 벌이는 것에 회의적이었던 이들은 초자연적 힘을 얻거나 신체적 결함을 극복하기 위해 인간이 아닌 다른 생명체들과 결합하여 불사의 존재가 되기도 했다. 





Agnès Geoffray <Suspendue> 2016 Photographie 

noir et blanc  Agnès Geoffray Courtesy de l'rtiste  

 




영적 생명체와 교감하여 탄생한 반 인간-반 천사, 박쥐의 몸을 빌린 슈퍼히어로 배트맨, 인간의 머리와 동물의 몸을 가진 반인반수 등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특히, 프리드리히 슈뢰더-손스턴(Friedrich Schröder-Sonnenstern)은 천사, 동물, 기계 등 종을 가리지 않고 인간과 과도하게 결합해 끔찍한 <변종들(Les hybrides)>을 탄생시켰다. SF 영화와 만화, 신화 속에 등장한 주인공들부터 슈뢰더-손스턴의 기괴한 생명체들까지, 비상을 향한 인간의 끝없는 욕망은 세상에 수많은 돌연변이를 낳았다. 비상의 꿈은 과학적 접근을 통해 본격적으로 실제화 된다. 과학자들은 나비와 잠자리, 새 등 날 수 있는 곤충과 조류의 구조를 본 따 비행기의 모체를 만들었고, 가볍고 공기저항이 가장 적은 원통형에 기초해 우주선 모형들을 고안했다. 


칼 한스 양케(Karl Hans Janke)가 남긴4,500여 장의 우주선 설계도면, 거대한 새의 모습을 연상시키는 블라디미르 타틀린(Vladimir Tatlin)의 비행기기 <레타틀린(Letatlin)>, 일상 속 오브제들을 조합해 제작한 파나마렝코(Panamarenko)의 헬리콥터는 지난 한 세기 동안의 비행기의 진화과정을 한눈에 보여준다. 짙은 회색 모래가 날리는 어두컴컴한 방. 이곳은 작가 파비오 마우리(Fabio Mauri)가 재현한 달 표면이다. 조르주 멜리에스(Georges Méliès)가 각색, 연출한 최초의 SF 영화 <달세계 여행(Le voyage dans la lune)>(1902) 1969년 발사된 아폴로 11호를 통해 실현되었고, 그 영광의 과거가 다시 관객의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다. 숱한 추락 끝에, 비상했다. 그리고 이제 더 멀리 더 높은 곳을 꿈꾸는 우리는 앞으로도 또 이카로스처럼 추락을 계속할 것이다. 날개는 추락할수록 더 단단해진다. 세상의 모든 이카로스, 더 견고한 날개를 남기고 추락한 그를 가슴 깊이 애도한다.   





Ilya et Emilia Kabakov <How Can One Change Oneself> 2010 Installation 

 Ilya et Emilia Kabakov Courtesy de l'artiste et Galleria Continua, 

San Gimignano/Beijing/Les Moulins/ Habana  

 

 


글쓴이 정지윤은 프랑스 파리 8대학(Université Paris 8 Vincennes-Saint-Denis) 조형예술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현대예술과 뉴미디어학과에서 「기계시대의 해체미학」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동대학원 이미지예술과 현대미술 연구소에서 뉴미디어아트를 중심으로 예술과 기술의 상호관계분석에 관한 박사논문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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