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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숭고, 마술, 때때로 행운_타시타 딘의 풍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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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K.

Tacita Dean: LANDSCAPE
2018.5.19-2018.8.12 런던, 로얄 아카데미 오브 아트

내셔널갤러리에서 타시타 딘(Tacita Dean)은 큐레이터로서의 가능성을 실험했다. '정물화(STILL LIFE)'라는 클래식한 제목을 달고, 딘이 소장하고 있던 토마스 데만트(Thomas Demand), 로니 혼(Roni Horn) 등의 동시대 작가들의 작품과 함께 본인의 작품을 섞어 전시를 연출했다. 내셔널갤러리가 가진 컬렉션도 백분 활용했다. 정물화라는 회화의 한 장르와 내셔널갤러리의 컬렉션이 가진 가치를 내세우면서, 이들의 존재가 현대 미술에서도 여전히 중요한 영감의 원천임을 보여줬다. 내셔널갤러리와 마찬가지로 내셔널 초상화 갤러리에서의 전시 역시 '초상화 (PORTRAIT)'라는 제목으로, 초상화 갤러리의 존재 이유를 증명해냈다. 이 유서 깊은 갤러리는 딘을 위해 최초로 영화라는 매체가 가진 초상화의 기능을 실험하는 노력을 보여줬다. 이 전시의 영화 초상화 속 주요 인물들로는 죽기 전 마지막 작품을 연출하던 머스 커닝햄(Merce Cunningham)과 2008년 맨체스터 마우스 박물관의 클라스 올덴버그(Claes Oldenburg)가 있다. 머스 커닝햄 무용단의 리허설을 담담히 담은 108분간의 다큐멘터리 <크래인웨이 이벤트(Craneway Event)>는 펠리컨의 뒷모습에서 시작해 거대한 공장 공간 속 무용수들의 움직임을 담담하게 담아내는, 머스 커닝햄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머스 커닝햄이 들어있는 풍경에 대한 이야기에 가깝다.
● 이나연 객원기자 ● 사진 Royal Academy of Arts 제공

'Majesty' 2006 Gouache on photograph mounted on paper Tate: Presented by Tate Members 2008 Photo: ⓒ Tate, London, 2017 ⓒ Courtesy the artist; Frith Street Gallery, London and Marian Goodman Gallery, New York/ Pa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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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시타 딘은 2018년 한 해에만 런던의 대표 전시공간들에서 연달아 세 번의 개인전을 열었다. 화가가 붓과 물감을 다루듯이, 시간과 공간을 16mm 필름 안에서 완벽하게 통제하는 딘은 20여 년이 넘도록 류머티즘성 관절염에 시달려왔다. 휠체어에 앉거나, 다리를 절면서도, 현장에 가야 하는 영상 작업을 이어갔다. 조금 늦게, 그래서 더욱 정교하게, 어쩌면 이제야 진짜 전성기를 맞은 듯한 작가가 올해 치른 세 개의 개인전이자 하나의 회고전은 가히 기념할만하다. 사실 런던의 내셔널갤러리, 로열 아카데미 오브 아트 및 내셔널 초상화 갤러리 간의 유례없는 협력으로 이 작가의 회고전이 치러지게 된 것은 런던의 유명기관들이 이 작가에게 바치는 존경의 발현이다. 이 중 가장 집중해서 볼 전시는 로열 아카데미 오브 아트에서 마련한 <풍경화(LANDSCAPE)>전이다. 딘의 작품세계를 가장 잘 보여주는 장르가 바로 풍경화기 때문이다. ‘현대미술의 중심’이라는 런던이 떠받들면 세계가 주목하는 법이다. 







Portrait of Tacita Dean 

Photo credit: Fredrik Nilsen Studio





이제 지금보다 더 많은 이들이 타시타 딘의 이름을 기억할 것이다. 딘이 전 세계적 명성을 얻은 건 오래된 일이긴 하다. 그 유명한 ‘영 브리티시 아티스트(yBa)’ 멤버로 간주되며 미술계에 발을 들여놓은 딘은, yBa 출신의 다른 작가에 비해 느긋하게 활동영역을 확장해간 것처럼 보인다. 정치적이고 자극적인 소재를 찾아 이슈 몰이를 하며 쉬 떠오른 동료작가들에 비해 딘의 시선이 머무른 곳은 언제나 대자연이거나 대자연의 부스러기, 혹은 오래된 것이거나 버려진 것들이었으니까. 말하자면 조약돌, 고목, 네 잎 클로버, 일식, 바다, 등대 혹은 난파선 등 말이다. <풍경화>전에서는 이렇게 인간과는 조금 떨어진 듯한 곳에서 인간을 찾아내는 딘의 특유한 시선을 만날 수 있다. 영국의 작가로서, 존 컨스터블(John Constable)과 윌리엄 터너(William Turner)의 후예답게 영국의 풍경을 시대의 언어로 가장 훌륭히 보여주는 딘은 yBa로 묶는 거친 분류보단, 영국 풍경 화가의 계보의 섬세한 맥락에서 찾아보는 게 좀 더 적합해 보인다. 이처럼 1998년에 딘이 ‘터너상(Turner Prize)’을 수상한 건 결코 우연이 아니다. 

 



<Antigone> 2018 2 synchronised 35mm anamorphic colour films, 

optical sound, with a running time of exactly one hour. Film still 

(detail)  Courtesy the artist, Frith Street Gallery, 

London and Marian Goodman Gallery, New York/Paris 




그간 딘은 꽤 오래간 영국을 떠나 지냈다. 넓은 작업실을 찾아 남편이자 동료 예술가인 매튜 헤일(Matthew Hale)과 함께 베를린으로 이주한 게 벌써 15년 전이다. 지난 4년 동안은 로스앤젤레스의 할리우드에서 일하며 보냈다. 영화를 만들기에 최적의 환경을 가진 할리우드와 예술가들의 천국이라는 베를린에서 작가로서의 시간 대부분을 보내긴 했지만, 그는 여전히 유년기를 보내고 미술교육을 받은 영국이라는 땅에 강한 애착을 내보인다. 이 전시에 부쳐 『가디언(The Guardian)』과 가진 긴 인터뷰에서 작가는 말했다. “나는 떠나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그 땅에 여전히 연결되어 있다고 확실히 느낀다.” 그가 낮은 땅에 위치해 분명 꽤 시간을 들여 땅을 뒤져야만 나올 수 있는 네 잎 클로버를 수백 개를 모았다는 점은 그가 말하는 땅과의 ‘연결’에 거짓이 없음을 알려준다. 정성스레 말린 네 잎 클로버들은 크기도 색도 제각각이다. 자연에서 나온 모든 것은 획일적이지 않고, 획일적일 수 없다. 이는 제각각 다르고 그 자체로 아름답다. 우리는 그것을 ‘자연스럽다’라고 말한다. 어릴 적부터 평생 모아온 수백 개의 네 잎 클로버가 전시장에서 과장되게 예술품 취급을 받는다. 대형 흑백 사진은 오래된 일본 엽서를 발견한 후 참나무와 오래된 오크 나무를 연구한 결과물이다. 





<Tacita Dean: LANDSCAPE> 전시 전경 ⓒ 이나연





작품명은 <위엄(Majesty)>. 800년이 넘은 영국에서 가장 큰 프레드빌 오크(Fredville Oak) 나무는 딘이 나고 자란 곳에서 멀지 않은 켄트 지역에서 찍혔다. 경외감을 불러일으키는 눈 덮인 산악 경치인 <몬타폰 편지(The Montafon Letter)>는 폭이 7미터가 넘는 9개의 칠판으로 이뤄져 있다. 눈사태를 묘사하기 위해 스프레이 분필을 사용했는데, 다시 전통 초크로 돌아왔다. 칠판 표면에는 작가가 직접 손으로 쓴 이야기가 적혀있다. “17 세기 오스트리아에서 눈사태가 발생해 사람들이 파묻혔다. 이 산은 그 사람들을 기리는 장례식에 갔던 성직자도 다시 묻어버렸다.” 


네 잎 클로버, 사진, 칠판까지, 딘이 마련한 풍경화는 사소하고 친밀한 자연 속 행운부터, 범접할 수 없게 성스럽고 웅장한 자연에 모습에 이르기까지 그 스펙트럼이 넓다. 그리고 사용하는 매체도 자유로워 보인다. 거대한 늙은 나무를 작은 인간 존재의 시점에서 올려다보게 찍고는, 이리저리 휘고 꺾인 수천 가닥의 나뭇가지를 제대로 보여주기 위해, 작가는 하얀 과슈 물감으로 배경의 불순물을 일일이 지웠다. 자연을 드러내기 위한 작가의 붓질 하나하나가 배경에 그대로 남아 있다. 네 잎 클로버를 잘 말려, 유리 케이스에 정성 들여 디스플레이해둔 노력과 다르지 않다. 일식을 찍기 위한 장시간의 기다림과 바람에 둥둥 떠가는 비닐봉지를 따라가는 여정도 자연과 그를 대하는 태도를 필름에 담는 하나의 방식이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공기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 적도 있다. 





<Four, Five, Six, Seven and Nine Leaf Clover Collection>(detail) 

1972 present  Courtesy the artist; Frith Street Gallery, 

London andMarian Goodman Gallery, New York/ Paris

 Photo: Augustin Garza  




구름을 타는 환상을 반추하면서 “공기를 요소의 결합과 관련이 있는 오래된 연금술 과정”이라 여겼다고 고백한다. 일식, 늙은 나무, 장대한 산 같은 자연의 위압적인 힘 앞에서 여전히 어떤 인간존재를 느끼게 하는 그의 재주는 그를 풍경 화가가 아니라 인물 화가라 부르고 싶은 이유가 된다. 그리고 폐허, 난파선, 예술의 장인 등 인간에 직접 카메라를 가져다 대거나 그들이 지나간 흔적을 찍으면서도 늘 풍경화를 그리는 것과 같은 아름다운 화면은 그를 여전히 풍경 화가라 말하고 싶은 지점이다. 정적인 자연과 풍경 속에 놓인 인간의 구도는 잘 짜인 정물화 같아서 그는 어쩌면 정물 화가다. 세 개의 공간에서 딱딱한 분류체계 안에서는 세 개의 전혀 다른 장르를 직접 큐레이션하고 구성하면서, 딘은 거장의 역량을 충분히 과시했다. 


이 작가와 같은 시대를 살며, 그가 만들어낸 시선과 작품을 보며 함께 살고 있다는 기쁨을 충분히 선사했다. 지루한 세상에 예술이 선물할 수 있는 많은 가능성을 얼마나 진지한 태도로 보여주고 있는지. 이제 나는 영국 현대미술의 대표주자로 데미언 허스트(Demian Hirst) 앞에 타치다 딘을 두려고 한다. 그의 표현을 빌려 “모든 것이 통제 불능이고 엿 같았던 시대(a shitty age)”에 휩쓸리지 않고 강건히 자기만의 시간을 살아온 작가에 대한 예를 표하고 싶다.  



글쓴이 이나연은 삶의 절반은 미술평론을 읽거나 쓰는 일에, 나머지 절반은 전시를 기획하고 작가를 응원하는 일에 쓰며 산다. 제주에 집이 있고, 서울과 런던, 뉴욕 등에서 일을 한다. 삶의 대부분을 내 집이 아닌 곳이거나 길 위에서 보내는데, 언제나 집에 돌아가는 꿈을 꾼다. 제주에서 글로벌 문화신문 『씨위드』를 발행했고, 『뉴욕지금미술』, 『뉴욕생활예술기』라는 두 권의 책을 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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