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4-7.15 DCF 대명문화공장 2관 라이프웨이홀
시인 이상의 연작 <오감도 제15호>에서 모티브를 얻은 뮤지컬 <스모크>의 배경은 1930년대 일제 강점기. 시를 쓰는 남자 초, 그림을 그리고 바다를 꿈꾸는 소년 해, 그리고 여인 홍, 세 사람이 등장한다. 초는 해에게 함께 홍을 납치하자 권유하고, 나쁜 일인 줄 알면서도 해는 그에게 동조한다. 이들이 있는 곳은 아무도 찾지 않을 폐업한 한 카페다. 초가 홍의 몸값을 요구하기 위해 전보를 치러 나간 사이 홍은 기침으로 괴로워하기 시작한다. 해는 결국 홍을 풀어주게 되는데, 풀려난 홍은 해에게 다가간다. 좁은 공간에 함께 머무르는 이 세 사람은 과연 어떤 비밀을 가진 걸까. 불안과 고독, 절망,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이겨내고 훨훨 날고 싶은 열망 등 이들은 암울한 시대 속 지성인들의 모습을 오롯이 투영한다.
(주)더블케이필름앤씨어터 제공
중·고등학교 국어 시간에 누구나 한 번쯤 접했을 시인 이상의 작품은 단번에 이해하기 무척 어렵다. 극을 만들고 연출한 추정화는 이상에 대해 공부하면 할수록 그의 고통을 느꼈다고 한다. 삶을 끝내고 싶다고 내내 외친 이상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삶을 사랑했기에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었던 것 아닐까. 베테랑 배우 김재범과 김경수, 김종구, 임병근이 시인 초 역할을 맡아 현실에 끊임없이 고뇌하는 거센 감정의 파도를 그려낸다. 한편, 박한근, 윤소호, 강은일, 황찬성은 초와 홍 사이에서 갈등을 느끼는 해를 맡았다. 강인하고 아름다운 여자 홍에는 김소향, 정연, 유주혜가 캐스팅돼 인생의 고통을 인정하고 감내하며 살아내는 인간의 의지를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