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ker | Art in Pos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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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igin | Made in Korea |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아트 스페이스 풀에서 <눈은 구멍으로, 밤으로 들어가 먹히듯 몸이 되었습니다>전이 이달 17일까지 열린다. 강동주, 이미래, 장서영의 신작을 선보이는 이번 전시의 제목은 3명의 기획자(김미정, 신지이, 안소현)와 작가들이 대화하던 중 외국어로 된 글을 자동번역기로 변환하다가 나온 특이한 문장을 전시에 맞춰 적절하게 다듬은 결과다. “성과의 물질적 가시화를 위한 효율적인 이벤트”로서의 전시가 아니라, 기획자와 작가 간의 창조적인 협력이 일어나는 이 전시는 기획자와 작가들이 시와 소설, 철학, 언어, 음악, 음식 등 무질서하고 경계가 없는 대화를 시각화함으로써 완성되었다. 이 과정에서 사유의 확장과 질서의 발견에 초점을 맞춰 전시가 가진 본래의 목적을 환기한다.
장서영 <롱 디스턴스 릴레이션십>
강동주는 사물을 작품으로 옮겨낼 때 일어나는 변화와 긴장감에 초점을 맞추며 자신의 작업을 “번안”이라 칭한다. <Shoeshine>은 더러워진 신발을 닦은 티슈를 스캔한 결과이며, <Light Trail>은 창문 너머로 본 비행기의 궤적을 그려 그것을 목판화로 만든 작품이다. 이미래는 ‘식욕’을 키워드로 언어로 포착되지 않는 원초적 욕구에 대해 다룬다. 설치와 사운드로 구성된 작품 <그 하얀 애; 오필리아의 내장>에서는 내장과 유사하게 생긴 모양의 오브제, 부조리한 영상, 정체를 알 수 없는 음식물 등이 뒤섞여 쉽게 이해하거나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결과물이 탄생한다. 이를 통해 작가는 이성이 아닌 감각의 영역을 일깨운다. 장서영은 다양한 종류의 사랑에 초점을 맞춰 시공간이 낳는 신체들 간의 거리와 한계를 작품화한다. 연인간의 장거리 연애, 유명인에 대한 팬들의 사랑, 종교적 사랑을 연상시키는 작품을 통해 작가는 시공간의 문제를 감각적으로 표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