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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영
Kim, Ayoung

a

결코 덧없지 않은

사람은 두 종류다. 정해진(혹은 정해진 듯 보이는) 사실을 그대로 믿는 사람, 그와 반대로 남들이 규정지은 사실에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 흑과 백, 좌 그리고 우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저 ‘평범’과 ‘비범’의 차이를 설명하려는 것이다. 이런 잣대를 들이대자면 작가 김아영은 단연 ‘비범하다’.
● 정일주 편집장 ● 사진 서지연

'Every North Star' install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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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실재했던 사실이되, 미처 깨닫지 못했던 팩트를 작업을 통해 드러낸다. 유력일간지에서부터 외교 기밀문서, 타블로이드는 물론 익히 알려지지 않은 각종 사료들의 텍스트를 줄기삼아 그것의 곁줄기와 뿌리를 찾고 그것으로 기승전결을 완성한다. 이때 스토리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사건이 일어난 당시의 정치와 지정학, 경제와 계급 시스템은 물론 외교와 생태학까지 다종다양한 요소들을 학습하고 그것들을 적절히 끌어들이는, 김아영은 전체적 얼개를 형성하고 세련된 맥락을 구성하는, 타고난 이야기꾼이다. 이를테면 그의 작업은 이렇다. 단채널 영상 <모든 북극성 파트 I, II (Every North Star Part I & II) - 어느 도시 이야기 중에서 (From Tales of a City)>는 부산에서 벌어진 사건들에 대한 리서치로부터 시작됐다. 




<The Railway Traveler's Handbook> 2013

 6채널 소리극(사운드드라마/사운드스케이프)과 

빛 설치 문래예술공장




김아영은 우리나라 최초로 개항된 도시 중 하나이며 바다 건너 문물이 가장 먼저 흘러 들어오는, 밀수가 보편화된 곳이자 전쟁의 피난민들이 모여들었던 도시, 가파른 산과 너른 바다가 공존하는 부산에 깊은 관심을 지닌다. 그런 그는 어느 날 부산경마장에 유일했던 여기수와, 그와 함께 다승을 올리던 애마 북극성, 그리고 이를 둘러싼 용병 여기수의 관계에 대한 여러 단서를 발견했다. 지역 일간지의 헤드라인만으로 김아영은 하나의 레퍼토리를 엮었는데, 이는 기록된 역사적 자료를 훼손 없이 옮기면서도, 작가의 적극적 개입을 통해 편집된 이야기였다. 혜성처럼 등장한 여기수와 그의 단짝 경주마 ‘북극성’은 탁월한 성적을 거두며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러던 중 일본의 스타 여기수가 부산 필드에 등장했고 언론은 그들의 대결구도를 조명하는데 혈안이 됐다. 여러 곡절과 난관이 닥쳤고, 주인공은 자신의 애마 ‘북극성’을 일본 여기수에게 빼앗긴다. 얼마의 시간이 흐른 뒤, 북극성이 새로운 주인과 우승을 거두는 찰나, 주인공 여기수는 쓸쓸히 생을 마감한다.   




 2012년 갤러리현대 16번지 

전시 전경, <51 Months in Tales of a City>  




가공된 이야기보다 더 만들어진 것 같은, 이 스토리는 그야말로 신문기사의 타이틀만으로 구성된 것이다. 그 시대를 겪은 사람들에게는 그저 조각조각 남은 기억의 파편이지만 작가는 그 사건들을 순차적으로 연결함으로써 하나의 이야기 지도를 완성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작가는 이 미시적 스토리와 긴밀히 연결되는 영상을 더함으로써 거시적 담론 또한 제시한다. 북극성의 혈통을 거슬러 올라가며 경마산업의 우리나라 안착과정과, 전쟁 후 경주용 개량마의 수입 과정을 더듬어 엮은 것이다. 그가 화면에 담은, 경마가 국내에 자리 잡아 온 과정은 한국의 일반적 근대화 과정을 단편적으로 대변한다. 역사적 편린들로 스토리를 엮는 재주만으로, 그를 ‘비범하다’기엔 모자랄 수 있다. 그의 영상이 아무리 세련되더라도 이미 수많은 비교대상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김아영이 가산점을 챙기는 것은 공적 정보를 바탕으로 사적 내러티브로 구축할 때 드러나는 영민함 덕분이다. 그는 과거의 기록을 서로 대치시키거나 켜켜이 포개놓음으로써 진위를 모호하게 만들기도, 또 다른 의미를 또렷하게 만들기도 한다. 철저히 3인칭 시점을 유지한 채, 실은 전지적 작가 입장으로써 대상을 이끄는 것이다.    




Stillcuts from <PH Express> 

2011 Two-Channel Video 31min 




다른 작업 <PH 익스프레스 (PH Express)> 또한 같은 맥락이다. 2011년 베를린에 머무는 동안 제작한 30분 분량의 이 스크립트는, ‘기록되었으나 회자되지 않는 텍스트를 역사라고 부를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근간으로 한다. 1885~1887년 사이 지속됐던 영국군의 거문도(포트 해밀튼) 점령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상은 매우 드라마틱하게 꾸며졌는데, 대사와 해설의 대부분은, 실제 사료들로부터 추출, 인용되고 재배열된 텍스트 콜라주이다. 선택적으로 남아 회자되는 사건과 그에 대한 기록에 관심을 갖고 그것을 구체화시키거나 전복시키는 것에 몰두하는 김아영. 그는 회자되지 않아 점진적으로 더 작은 단위의 기억으로 남게 되고, 이윽고 사라지는 것의 끄트머리를 붙잡고 사건의 진실 여부를 탐구한다. 사람들이 이미 완결됐다고 여기는 어쩌면 사사로운 사건의 잠금을 해제하는 것이다. 거슬러, 그의 초기작 <이페머랄 이페머라(Ephemeral Ephemera)>도 예사롭지 않다.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몇 해 동안 실무를 수행하던 김아영은 다른 사람의 의견에 좌우되는 ‘디자인’이 아닌 작가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미술’로 전향한다. 




<Man Hits Bus Roof After 70Ft Death Plunge, 29 May, 2007>

 2007 Title from National News




런던에서 사진을 공부한 그는 조형물을 만들어 그것을 기록했는데, ‘잠깐 쓰고 버리는’, ‘수명이 아주 짧은’이란 뜻의 타이틀을 내건 작업은 정교한 풍경을 완성하지만, 본래 의도대로 한시적 설치일 뿐이다. ‘쓰여 없어지는 것’을 의미하는 동시에 ‘포스터, 광고지, 봉투 등 컬렉팅 품목이 되는 옛날 인쇄물’을 나타내는 단어의 중의성을 캐치해 독특한 작품을 완성한 것. 나름의 논리에 아귀를 맞추고 그것으로 골격을 갖추는, 김아영의 능력은 이때부터 발휘된 셈이다.  현재 그의 회로엔 여러 가지 작업들이 동시에 가동되고 있다. 많은 이야기와 사건이 각각 영역을 차지하고, 교차되거나 중첩되며 아직 그 끝을 헤아릴 수 없는 이야기들로 그의 머릿속을 유영하고 있다. 그 중엔 지극히 개인적이면서 시대의 역사이기도 한 ‘중동 파견’에 대한 것도 있고, 사운드를 다른 식으로 체감케 하는 실험적인 요소도 있다. 예술적 가능성의 수로를 다각적으로 파고드는 김아영, 그 의지의 끝은 어디일지 자못 궁금하다. 




김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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