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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균
Kim tae k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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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소적 탐사로봇, 드러난 사회 지층

내리쬐는 태양,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과 몸의 사람들이 길 가운데에 놓인 커다란 얼음 위에 몸을 부빈다. 작가는 많은 일을 하지 않았다. 그는 다만 60여 개의 커다란 얼음덩이들을 길 위에 놓아두었을 뿐. 그럼에도 지친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흔쾌히 다가와 스스로 퍼포머가 되어 작업을 완성해 준 것은, 작가가 원곡동의 사회적 맥락을 깊이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 문선아 기자 ● 사진 서지연

'Sign3(WE LOST)' 부분 2010 유리, 철, 플라스틱 80×60×100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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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가 큰 발화점이 되려하지 않고 슬쩍 개입한 점도 한 몫 했다. 아시아 이주민 최대 밀집지역인 안산시 원곡동 다문화 광장에서 펼쳐진 작업 <원곡동 아이스캠프>는 작가의 말에 의하면, 피로감에 달궈진 이주 노동자들의 손과 발을 식혀주는 일종의 ‘빙냉식 커뮤니티 퍼포먼스.’ 작가는 작업을 통해 공동체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이방인을 사회 표면에 드러내면서 역설적이게도 이방인과 비-이방인의 경계를 무너뜨렸다. 그의 작업에서 고의적으로 몇 배는 붉게 처리된 익명의 가면을 쓰고 잠시 숨을 돌리고 있는 이방인들은, 사실상 고단한 삶의 그 무엇으로부터도 자유롭지 않은, 다름 아닌 ‘우리’다.  


김태균 작가의 작업은 굉장히 유동적이다. 작업의 형태가 견고하게 정해져 있지도 않고, 특정 매체만을 이용하지도 않는다. 그럼에도 그의 작업을 한데 묶어주는 것은, 공동체의 사회적 맥락 탐구라는 그의 작업 콘셉트. 그는 어딘가로 던져지면, 스스로가 탐사로봇이 되어 자신의 주변을 탐색하기 시작한다. 특정 사회와 공동체의 맥락을 분석하고, 그 사회의 모습을 온전히 드러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매체와 방법을 찾아 작업을 완성해낸다. 특유의 냉소적이면서도 은유적인 어법이 작업 기저에 깔리는 것은 기본이다. 가령, 그가 슈투트가르트에서 실행했던 ‘인터뷰 프로젝트’를 보자. 작가는 스스로가 이방인으로서 겪었던 유학시절의 경험을 바탕으로 질문의 주체였던 독일인들에게 질문을 다시 던졌다. 100여명의 슈투트가르트 시민들에게 어디서 왔고 어디로 가는지, 언제 왔고 언제 떠나는지, 어떤 색과 나라를 좋아하는지 등을 되물었다. 




<그들의 선감도#1-섬> 2012 

MDF(합판), 칵테일 파라솔 180×110×20cm




그리고 이를 비교·분석하여 도표화·시각화하는 작업을 수행했다. 이 과정을 통해 드러난 것은 슈투트가르트 시민들의 기호와 취향, 그리고 배타적인 사회적 관계였다. 실제적으로 시민들의 반 정도가 답변을 거부했고, 절반의 대답만으로 만들어진 도표화된 작업들은 특정한 경향들을 뚜렷이 보였다. 예컨대 사람들은 파란색을 가장 많이 좋아했고, 작가는 한눈에 알아보기 쉽도록 가장 많은 수의 얼굴에 파란색을 칠했다. 색에 대한 기호가 없다고 대답한 한 명의 얼굴만이 실제 본인의 얼굴색으로 남았는데, 이 지점에서 선호도와 피부색, 독일이라는 세 기호가 겹쳐지고, 인종에 대한 야릇한 은유가 풍겨져 나온다. 


‘선감도 프로젝트’ 역시 탐사로봇과 같은 그의 특성이 잘 드러나는 작업. 레지던시 입주 차, 선감도에 머물던 작가는 그 곳에 숨어 있던 ‘선감학원’의 역사를 찾아낸다. 과거, 일제가 부랑아들을 교화한다는 명목으로 서울, 경기 지역의 거리의 10대 소년들을 가두고 강제 노역을 시켰던 그 곳에서, 수많은 아이들이 탈출을 시도하다가 밀물과 썰물의 시간차를 계산하지 못해 목숨을 잃었다. 각각의 죽음들 모두가 굉장히 충격적인 사건이었지만, 관광화 사업을 위해 지역 차원에서 이를 은폐하려하는 움직임이 있었고, 실제로 이제 선감학원은 모두의 기억 속에서 거의 잊힌 존재가 되었다. 작가는 아이들이 묻힌 위치를 찾아가 조그만 봉분들을 어루만지는 행위를 통해 은닉되어있던 역사를 드러내고 위로하면서도, 칵테일 파라솔로 섬 모양 뒤덮어 ‘은폐’를 시각화 했다. 




<원곡동 아이스 캠프, 60개의 얼음덩이 퍼포먼스> 

2012 디지털 프린트




사회의 역사적·문화적 맥락을 적극적인 행위로 풀어낸 위의 프로젝트들 외에도, 작가의 작업을 형식적으로 크게 분류해 보면, 역설적 현대사회의 풍경을 드러낸 ‘Sign’ 시리즈와 사회의 모습을 심미적 형식으로 재구성한 작품군으로 나눌 수 있다. 작가는 <Sign1(WIR SIND BESSER)>과 <Sign3(WE LOST)>에서 ‘우리가 더 우월하다(WIR SIND BESSER)’라는 문구와 ‘우리는 잃었어(WE LOST)’라는 문구를 각각 산과 빙하 모양의 조형물에 숨겨놓으면서, 관람객으로 하여금 뭔가 모를 섬뜩한 위기의식을 느끼게 한다. 독일인의 구호이기도 했던 ‘우리가 더 우월하다’는 외침이 관람객의 시야에 들어올 때, ‘나치’의 전체주의가 뇌리를 스치게 되는 것은 우연이 아니며, 녹아내리는 빙하사이에서 ‘우리는 잃었어’라는 문구를 발견할 때, 자연의 재앙 앞에서 무기력한 인간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되는 것 역시 매우 자연스럽다. 그럼에도 작업적 장치는 관람객이 그 위기의식을 쉽게 읽어내지 못하게 하는데, 이는 우리네의 현실과 무척이나 닮아있다.


사실 주제 면에서 볼 때, ‘국가’라는 경계로 형성된 ‘거주민’ 대 ‘이방인’의 사회적 관계는 작가가 작업의 전반에 있어서 놓지 않는 소재다. 아마도 공동체의 ‘정체성’이란 다른 어느 것과의 비교를 통할 때, 가장 잘 드러나기 때문으로 이해된다. <Sign5>는 앞서 다뤘던 <원곡동 아이스캠프>와 ‘인터뷰 프로젝트’에서 한 발 더 나아가 거주민들의 성향을 직접적으로 지시하고 있다. 이렇게 사회적 문맥을 탐구하는데 골몰하고 있는 작가는 사회의 풍경을 심미적으로 시각화하는 데에도 탁월한 능력을 보인다. 그는 독일의 빌링엔-슈베닝엔에서 열린 공공미술 프로젝트, ‘란데스 가르텐 사우 빌링엔 슈베닝엔’에 참가했던 <침묵의 발견>에서, 과거의 두 지역이 하나의 도시로 통합된 역사를 시각화하는데 성공했다. 




인터뷰 프로젝트 

<당신은 어떤 색을 좋아하는가?> 

2008 디지털 프린트 100×80cm




도시의 실제 도로와 거리들을 거대한 식물과 같은 조형구조로 표현했는데, 관람객은 이 작업을 통해 실제 자신이 살아가는 장소의 역사적·지리적 특성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두 지역 간의 유기적인 상호 소통과 상생의 의미를 시각적으로 체험할 수 있었다. 또, 에힝헨 사립미술관에 초청을 받아 전시를 열었을 때 만든 <문양(Ornament)1>에서는 현대의 다양한 컨테이너 박스들의 조합으로 미술관 천장에 새겨진 바로크 양식의 장식을 재구성해냈는데, 물질의 잉여를 운반하는 컨테이너박스는 형식과 의미 양쪽 모두에서 부의 잉여에서 탄생한 바로크 시대의 장식과 정확하게 겹쳐지며 큰 호응을 얻었다. 매체나 형식 그 어느 것에도 얽매이고 싶지 않다는 김태균. 장르를 오가며 자신이 발 닿은 공동체의 사회·문화적 맥락을 탁월하게 드러내고 있는 그가 또 어떤 일을 펼칠지 궁금한 것은, 그의 작업이 사회에 대한 애정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그의 작업에서 보이는 냉소들은, 이를테면 애증인 셈이다. 




<침묵의 발견> 부분 

2010 철, 도색 400×600×300cm




김태균




작가 김태균은 독일 슈투트가르트 국립조형예술대학 조소학과 및 마이스터 과정을 졸업했다. 한동안 독일을 기반으로 활동했던 그는 독일의 에힝엔 시립미술관, 칼스루에에서 개인전을 가졌으며, 독일 바덴-뷔템베르크 주 지정 60주년 기념 소장 공모전 본상, 프로인데 데어 아카데미 상 등을 수상하고, 독일 유수의 갤러리와 미술관에서 그룹전을 가진 바 있다. 2012년 경기창작센터 장기입주작가로 선정되면서 한국에 들어왔고, 이후 고양창작스튜디오 장기 입주작가와 커뮤니티 스페이스 리트머스 신진작가를 거쳤다. 2013년 스페이스 캔, 쿤스트 독에서 개인전을 가졌으며, 봉산문화회관, 사비나 미술관, 대전시립미술관 등에서 그룹전을 가졌다. 서울시립미술관 ‘Emerging Artist’로 선정되어 전시지원을 받아 현재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Round up>전에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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