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5일부터 24일까지 세운청계상가에 위치한 신생 전시 공간 공;간극에서 박희자의 개인전 <사물이탈>이 열렸다. 박희자는 창작 혹은 예술 생산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에 대한 답을 구하고자 일 년간 한국 제조 산업의 전초기지인 을지로의 풍경을 기록할 예정이다. 지난 전시는 이 계획의 시작과 개요를 알리는 프리뷰의 일환으로 기획됐다. 작업은 을지로의 현재를 기록하는 ‘프로젝트1’과 을지로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들을 정물 오브제로 해석해 기록하는 ‘프로젝트2’로 나눠 진행되는데, <사물이탈>전은 ‘프로젝트2’에 해당한다. 사진에 담긴 대상은 산업 재료들이고, 이를 미완성 프레임과 함께 설치해 사진이 독립적으로 존재하면서도 동시에 하나의 설치물로 볼 수 있도록 한 것.
전시 전경
작가는 “기록 도중 발견되는 철저히 실용적이고 가치중심적인 물건들에 파인아트 정물사진을 위한 가치를 부여해보고자 한다”고 전시의 의미를 밝혔다. 끊임없이 분주하게 무언가를 창작하는 재료를 구하고 생산이 이뤄지는 장소인 세운상가를 주목하게 된 것은 그러한 행위의 의미와 가치에 관해 고민하는 작가의 관심사를 투영시킨 장소인 셈이다. 한편, ‘프로젝트1’은 추후 제작되는 소도록을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고은사진미술관 김솔 큐레이터와 정물, 조형에 대해 토의한 대화 역시 책으로 엮어 출간한다는 계획이다. 1982년생인 박희자는 서울예술대학교 사진과 졸업 후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조형예술과 전문사 과정을 마쳤다. 그는 2014년 ‘제 15회 사진비평상 작품상’을, 2016년에는 ‘제9회 KT&G SKOPF 올해의 작가’로 선정된 바 있다. 2017년에는 ‘퍼블릭아트 뉴히어로’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