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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SMA 공간연구: 사이의 리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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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3.30 - 2023.6.3 성북구립 최만린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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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된 남자


“자기 심장 소리는 자기가 듣질 못하지만 남의 소리를 듣다 보면 내 고동을 잊게 돼. 근데 내가 움직이는 것은 내 심장 때문이야. 자기를 살아야지.” - 최만린1)

그날 오후, 나를 미술관으로 부른 것은 최만린의 심장 소리였다고, 이 글을 쓰면서 비로소 깨닫는다. 그 고동은 30년간 최만린의 작업실이자 집이었던 공간, 이제는 미술관이 된 장소에서 잔잔히 울리고 있다. 크리스 로와 오종이 느꼈을 떨림, 큐레이터가 ‘리듬’이라고 부른 그것이다. 우리는 하나의 맥박으로 연결됐다. 최만린의 심장이 우리를 한 곳에 불러들였다.

성북구립 최만린미술관은 한 거장을 기억하며 작품을 소개하는 곳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2층 아카이브 공간에 소개된 인터뷰에서 최만린은 이렇게 말했다. “처음 내가 살면서 문패를 하나 이렇게 대문에 달 수가 있었더니 그렇게 좋을 수가 없어요, 내 문패 달린 집. 내 마음을 여기다가 이렇게 같이 심을 수 있는…” 이 말을 듣고 나는 확신했다. 그가 여기에 있다고. 이제 집이 그의 몸이 되었다고. 최만린의 회고에 따르면 그에게 처음 조각을 가르쳐준 박승구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흙은 살이거든, 살을 다루듯 하라.”2) 흙에 숨을 불어넣어 살아 있는 조각을 만들 듯, 최만린은 손수 집을 손보며 가장 깨끗한 마음을 이곳에 심어 두었다. 그래서 우리는 이토록 생생히 그를 느낄 수 있고, 계속해서 그와 대화할 수 있다. 전시 <2023 SMA 공간연구: 사이의 리듬들>은 최만린을 기억하기 위해 이 특별한 장소성에 초점을 맞춘다. 크리스 로와 오종은 미술관 건축물에 새겨진 겹겹의 시간을 함께 탐사하면서, 각자의 내밀한 감각을 통해 최만린과 조우한다.

이곳은 최만린의 신체이자 집이며 소우주다. 이러한 “신체-집-우주의 동일시”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먼 옛날, 인간이 세계에 거처를 마련할 때부터 나타난 믿음이다.3) 고대의 상징들을 살펴보면, 인간은 자신이 만든 집이나 우주에 거주하는 것처럼 자기 신체 속에 거주한다. 그리고 인간이 머무는 영역은 언제나 자신을 초월하는 다른 차원과 연결되어 있다.4) 예를 들어, 고대의 인간에게 지붕은 자신이 거주하는 세계의 한계를 의미한다.



오종 <Room Drawing (light) #1> 2023
LED 조명, 와이어, 전선 가변 크기



이 조건을 초월하는 일은 지붕을 뚫고 날아오르는 영혼의 모습으로 표현된다. 이때 비상은 “제약된 생존에서 제약 없는 존재 양식”으로의 전환, 즉 “완전한 자유로의 이행”을 의미한다.5) 상징적인 의미에서, 오종이 미술관 천장에 설치한 조명은 지붕을 열어 공간을 우주 전체로 확장하는 효과를 낸다. 별의 궤적을 닮은 빛이 유유히 흐르는 동안, 높다란 천장이 물러나며 드넓은 하늘이 펼쳐진다. 일평생 가슴에 우주를 품었던 최만린의 영혼이 자유롭게 밤하늘을 난다.

한편 이러한 집-우주에서 느껴지는 리듬은 일종의 생체 리듬이다. 추상적이고 기계적인 움직임이 아니라 몸을 가진 존재가 자아내는 구체적이고 유기적인 움직임이다. 이 리듬은 크리스 로의 작업을 통해 눈으로 들을 수 있다. 그는 미술관에 들어섰을 때 “움직이는 고요”를 느꼈다고 한다.

의자를 놓고 가만히 앉아 있다 보면, 벽면 한쪽 모서리에서 어떤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았다고. 그 신비로운 음성과 마음속 대화를 나눈 흔적들이 곳곳에 놓였다. 특히 1층 정원 쪽 창문에 설치된 작업은, 누군가가 유리창에 호- 입김을 분 뒤 손가락으로 비밀 메시지를 남긴 것 같다. 크리스 로에게 말을 건 사람이 최만린이라면, 그 숨결이 최만린의 흔적이라면, 그는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었을까? 혹시 내게도 무언가 속삭여주지 않을까 기대하며 천천히 돌아보았다.

다시, 집이 된 남자의 심장 소리를 듣는다. 반백년을 정릉골 사람으로 살았던 사람. 이제 그의 살은 흙이 되고 그의 정신은 빛이 되어 정릉골을 지킨다. 그가 남긴 조각들은 미술관 마당에 핀 꽃들과 함께 사계절을 겪는다. 모두 자연에서 나서 자연으로 돌아간다. 마음의 고향, 별이 있는 곳으로.  

[각주]
1) 송지영·심지혜, 『정릉동 - 잊혀져 가는 우리동네 옛이야기를 찾아서』, 성북구청 문화체육과, 2013, p. 105
2) 송지영·심지혜, 위의 책, p. 99
3) Mircea Eliade, Das Heilige und das Profane: 이은봉 옮김, 『성(聖)과 속(俗)』, 한길사, 1998, p. 160
4) Mircea Eliade, 위의 책, p. 163
5) Mircea Eliade, 위의 책, p. 162


* 전시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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