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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용 초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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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3.1 - 2022.3.31 갤러리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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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어느 별에서 왔니?


‘운명(Fate)’과 ‘Intuitum’ 시리즈를 선보인 이상용의 개인전이 갤러리 전에서 개최됐다. 대구에서의 첫 개인전으로, ‘벼루 작가’로 알려진 작가의 작품 40여 점을 만날 수 있었다. 이상용은 은둔의 작가로 알려져 있다. 작업실에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혹은 새벽까지도 그림을 그리고, 시를 쓰고, 오브제를 만든다. 그 작업량이 어마어마하고 작품 수가 1만 점이 넘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들려온다. 어떻게 이렇게 많은 작업량을 소화해 낼 수 있는지 그 태도와 방법이 궁금하다. 작업의 원천은 휘몰아치는 격정일까? 아니면 한결같은 성실함일까? 또는 운명 앞에 무기력한 순응도 성난 저항도 없이 버텨내는 묵묵함일까?

그는 벼루에 그림을 그렸다. 세월과 함께 쓸모없어진 오래된 낡은 벼루는 잊히고 버려진다. 작가는 보는대로 벼루들을 모으고 그 위에 그림을 그렸다. 오래된 낡은 목재도 마찬가지다. 버려진 자전거에서 바큇살을 떼어 뚝딱뚝딱 새로운 오브제를 만들어낸다. 이렇게 만든 오브제들은 천장에 매달렸고 용도를 잃어버린 물건은 표현이 되어 새로 태어났다. 그는 자주 ‘운명’을 이야기한다. 10년, 100년 된 벼루, 의자, 조약돌, 나무 등은 운명적으로 작가의 손에서 새로운 생명을 가지게 된다. 이러한 방식으로 작업실은 조금씩 변하고 채워졌다. 작가의 눈으로 바라본 기이하고 신비로운 세상이자 작가의 손으로 그리고 이어붙인 우주로 변하고 있었다. 그 우주 안에서 행성은 궤도를 그리고 외부로부터 작가의 세상으로 들어온 물체는 태어나고 움직이며 또 결합하고 사라진다. 지구별 수만 년 전 고대인들은 동굴 벽에 사냥하고 싶은 동물을 그리기도 하고, 일기처럼 사냥한 사슴, 코뿔소 등을 그리기도 했다. 그것은 놀이이기도 하고 희망이기도 했다. 작업실은 하나의 세상, 우주다.



<운명(Fate)> 2017 혼합재료 81×53cm



전시장 초입에서 ‘운명’을 만났다. 작가는 루트비히 판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의 교향곡 <운명>의 음표들을 검정 아연판 위에 오선을 긋고 그렸다. 첫 느낌에 작품은 온통 회색이다. 비 오는 날 아침 거무스레한 대기와 닮았다. 회색조의 단조로운 색채 평면에 검정의 둥그스름한 크고 작은 점들이 몇 개 보일 뿐 형상을 알아차리기 쉽지 않다. 한걸음 가까이 다가가면 오선의 음표 위로 삼각형, 실험용 비커, 나뭇잎 문양, XY축 그래프 등 다양한 기호와 도형들이 가득하다. 그나마 짐작이나 유사성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이 이 정도이고 익숙한 듯 어딘가 낯선 많은 물체의 세상이 평면 가득하다. 이들은 점선으로 연결되고, 아라비아 숫자들은 여기저기 비밀의 코드처럼 화면을 채우고 있다. 인디애나 존스도 울고 갈 수수께끼의 코드를 보는 것 같다. 마치 외계인이 몇 백 아니 몇 천 년 전에 지구별에 찾아와 이야기를 풀어놓고 다시 그의 별로 돌아간 것 같은 느낌이다. 그가 본 외계로서의 지구별 이야기일 수도 떠나온 고향별을 그리워하며 그렸을 수도 있을 것이라 상상을 해본다. 그의 그림을 보고 있자면 이러한 오만가지 삼라만상의 얽히고설킨 상념에 빠진다. 더군다나 오늘처럼 비라도 내리는 날이면 더욱 그렇다.

이번 전시에서 발견한 이상용의 ‘운명’ 시리즈 중 인물을 소재로 한 작품들은 육신과 영혼의 결합과 분리를 동시에 보여준다. 몇몇 인물은 일반에게 알려진 본래의 생김과 상징들로 쉽게 대상을 파악할 수 있다. 중절모를 쓴 요셉 보이스(Joseph Beuys)의 얼굴 형상은 영혼이 빠져나가듯 흘러내리고 공포로 경악하듯 벌린 입속에서 하얀 십자가를 발견한다. 그 옆으로 아이의 얼굴이 있는데 보이스의 어린 시절 모습일지 알 수는 없지만, 아이가 어른이 되고 또 그 형상에서 영혼이 빠져나오는 이미지의 변화를 통해 시간의 흐름에 따른 운명을 표현한 것으로 읽힌다. 작가에게 운명과 시간은 그의 작업 심연에 자리한 거부할 수 없는 근원으로 생명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의 예술의 원동력이다. 운명은 거부할 수 없는 힘을 가졌다. 베토벤의 마지막 교향곡 <운명>이 그토록 강렬한 리듬으로 듣는 이의 마음을 웅대하고 비장하게 만드는 이유다.



<운명(Fate)> 2019 혼합재료 162×106cm



이상용의 ‘운명’의 대상들은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역사적 인물들이다. 이들 몇몇 중 눈에 띄는 작품은 바로 프리드리히 니체(Friedrich Nietzsche)다. 니체의 모습은 사진이나 그림으로 전해지고 있어 많이 알려져 있다. 특히 카이저의 수염이라 불리는 풍성하고 끝이 위로 올라간 콧수염은 그의 특징 요소다. 에드바르 뭉크(Edvard Munch)가 그린 니체의 초상에서도 특질로서 어김없이 콧수염이 등장한다. 작가는 사실적 묘사에 뛰어난 기량을 가지고 있음을 ‘운명’의 인물 시리즈에서 보여준다. 기법에 있어 극사실적이고 화면 구성에 있어 초현실적이다. 콧수염을 멋있게 다듬은 니체의 얼굴을 매우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고, 그 위로 영혼이 빠져나가듯 눈, 코, 입, 수염이 서로를 간섭하고 엉킨 채 그려져 있기 때문이다. ‘운명’의 인물들은 예외 없이 얼굴 위로 하얀 선이 길게 그러져 있다. 앞서 보이스도 그러했으며 이번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유한한 생명을 지닌 인간의 운명을 가로지르는 선이다. ‘역사란 무엇인가?’, ‘나는 누구인가?’ 그리고 ‘신은 죽었다’라고 말하는 19세기의 철학자이자 시인이었던 니체의 운명은 칼처럼 예리한 ‘가늘지만 확실한 단절’로서 표현됐다. 니체는 기존 가치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전통에 얽매인 구습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상을 향한 강한 의지를 표현하였고, 작가는 날카로운 운명의 선으로 세기말의 삶의 철학을 표현한다.  

‘운명’이 회색의 모노톤에 끝없이 이어지는 도형과 숫자 그리고 음표와 점선의 세계라면 ‘Intuitum’은 화이트 바탕에 화려한 채색의 선들로 빼곡히 채워진 세상이다. 아이의 놀이처럼 원뿔, 원통, 선과 점, 작은 원, 눈 달린 옷걸이, 바퀴 등이다. 몇몇은 직관적으로 알 만한 상징적 의미를 지닐 수 있겠지만 대부분 알 수 없는 기이한 결합으로 외계어를 보는 것 같다. 어디서 시작하고 어떻게 이어지며 마침표는 어디인지 알 수 없다. 눈은 끊임없이 선과 선을 이어 보지만 앞서 보았던 ‘운명’의 기호와 도형과 마찬가지로 알 수 없는 세상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하얀 또는 주황색을 바탕으로 붉은색을 주로 사용한 점을 들 수 있다.



<운명(Fate)> 2016 혼합재료 80×54cm



‘Intuitum’은 라틴어이고 영어로 ‘Intuition’, 우리말로는 ‘직감’으로 이해할 수 있다. 직감은 사물이나 현상을 접하였을 때 설명하거나 증명하지 아니하고 곧바로 느껴 알게 되는 감각이다. 인간의 감각 중 가장 본능에 가까이 있어 온몸으로 뻗어가는 동물적인 감각이다. ‘Intuitum’은 아이의 놀이처럼 지치지 않는 에너지로 쉼 없이 그려나간 그림이다. 오래된 목재로 된 사각 틀의 바닥 면에 빼곡 채운 천진하고 기발한 점, 선, 면, 삼각, 원 그리고 기호의 조합은 운명의 고리로 연결된 세상의 모습이다. 수정 구슬 속 과거와 미래를 읽는 주술사의 눈을 통해 본 세상의 모습이랄까. 대낮 태양의 빛은 너무나 밝아서 별들을 볼 수 없게 만든다. 별은 밤에만 반짝이지 않는다. 깜깜한 밤에 더욱 빛날 뿐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존재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회색 구름을 이불처럼 덮고 있는 오늘 같은 하늘을 볼 때면 샤를 피에르 보들레르(Charles-Pierre Baudelaire)의 「우울(Spleen)」의 첫 문장이 떠오른다. “Quand le ciel bas et lourd pèse comme un couvercle” 번역하면 “낮고 무거운 하늘이 뚜껑처럼 내리누를 때” 정도일 텐데…. ‘뚜껑’은 아니다. 진눈깨비 드문드문 날리는 차갑고 어두운 파리의 겨울, 어둑한 구름이 낮게 깔린 하늘은 ‘무덤’처럼 내리누른다. 읽는 이의 개인적 정서와 때론 그날의 감정이 뒤섞이면 뚜껑이라는 무미건조한 단어는 무덤이라는 인간 생사의 역사를 담은 어휘로 바뀐다. 사물과 현상은 개인의 감각과 감정에 따라 시시각각 변화한다. 운명처럼…


* <Intuitum> 2022 캔버스에 혼합재료 60×120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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