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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없는 캐릭터들-김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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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9.3 – 2014.9.25 갤러리압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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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몸들의 섬뜩한 카니발



합리화와 산업화의 결과가 정작 우리를 공격하고 말 것이라는 막연한 두려움은 근대 이래 시작된 고전적인 공포이다. “문명의 진보는 그러한 진보가 일어나는 사회에 대한 파괴 과정에 다름 아니”라는 화이트헤드의 경고를 떠올리면서, 끊임없는 기술의 혁신과 이익의 왜곡이 비인간화의 위험선 상에서 벌인 줄타기는 디스토피아적 상상력을 자극해 왔다. 인간을 모방한 인간形에 대한 ‘낯선 친밀함’이란 영혼의 유무를 넘어 스스로가 투사된 그 닮음 속에 자신에 대한 섬뜩한 의구심을 재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일 우리가 ‘인간적’이라고 부르는 것이 사라진 인간의 형상에서 불현듯 우리의 현재를 발견한다면, 그것은 상존하는 부조리에 대한 체험에 다름 아닐 것이다. 


김하영의 인간형은 제일 먼저 매혹적인 색채로 시선을 압도한다. 원색의 향연이 어딘가 축제 분위기의 화면을 가득 채우고 분주한 움직임으로 꿈틀거린다. 그런데 이 화려하고 아름다운 카니발에 다가갈 수록 문득 불편한  기운을 느끼게 된다. 예컨대 <Becoming Head(2014)>에서 타원의 접시 위에 차려진 육체의 파편들. 그것은 예쁘지만 섬뜩하고, 호감을 자아내지만 잔혹하다. 머리가 되기 위해서는 손, 발, 귀, 눈 그리고 내장 등의 유기체의 무질서한 조합이 만들어져야 한다. 색채라는 기저를 통해 공포감을 희석시키고 있지만, 이것은 하나의 명확한 규율로 구성된 합리적 결과라기 보다 제멋대로 쪼개진 육체의 일부가 주술처럼 모여들어 덩어리이다. 그리고 필요에 의해 구성된 이 부품 더미는 <Mob Mentality (2014)>에서 똑같은 봉을 잡고 있는 윤기나고 딱딱한 손목들에서 볼 수 있듯, 어느 시공간에서든 똑같은 행위와 집단적 무의식이 지향하는 인간 군상의 어떤 상태를 보여준다. 




<Ridiculously Tempting> 2014




그 상태를 가늠하기 위해 좀 더 이전 작업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  “캐릭터 없는 캐릭터들”이라는 이번 전시의 테마를 집약적으로 드러내는 <Stem of Girls(2012)>의 경우, 단순화된 만화적 얼굴들이 꽈리처럼 가지에 메달려 혼잡한 백색관에 뒤엉켜있다. 캐릭터들은 어떤 거대 유기체의 작은 기관을 구성하는 하나의 세포처럼 완전히 소진되어 텅 빈 상태로, 무엇으로도 채워지고 무엇으로도 변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정작 채워지는 것도 변화하는 것도 없이, 같은 가지와 백색 혈관에 묶인 무력한 밀납처럼 보인다. 특히 이 작품의 질료인 드라프팅 필름(drafting flim)은 그 특성상, 뒷면에 그림을 그리고 앞면은 이를 투명하고 매끈하게 재현하게 되는데, 이는 두 가지의 효과를 자아낸다. 첫째는 모든 형태의 표면감을 박탈시킴으로써 형상이 박피된 껍데기의 상태로 다가온다는 점이고, 둘째로 필름지의 인상이 병의 부위를 침투한 X-레이나 MRI 사진처럼 몸을 투사하고 확대한 결과물을 상기시킨다는 점이다. 


따라서 김하영의 캐릭터들은 전체를 파악할 수도 없고, 외형을 짐작하기도 힘든 어느 거대한 시스템의 내부이자,  한 개의 부속으로 존재하기 위해 잘리고, 복제되고, 반복되어야 하는 개인의 형상이다. 결국 시스템과 부속이라는 두 개의 육체는 공적인 것과 사적인 것, 생산과 소비, 노동과 휴식의 경계 없이 기술의 진보가 제시하는 가치 통합적 지도 아래서, 그 경로 속으로 들어가 하나가 된다. 그리고 이는 <What You Eat 2(2012)>에서 보여주듯, 마치 풍성한 음식이 놓은 접시 앞에 앉아 나의 육체를 허겁지겁 먹어치우는 것과 마찬가지인 것이다.  




<Augmented Vision> 2014




“전지전능한 과학의 힘으로 인간은 ‘주어진’ 조건을 ‘만들어진’ 조건에서 더 나아가 신화적으로 완벽한 상태인 ‘만족스러운’ 조건으로 변화시키려 하고 있다”는 작가의 지적처럼, 그의 캐릭터들은 시스템의 요구대로 인간이 지녀야할 기능의 극단화된 파편들을 선택하면서, 멋진 (신)세계를 향한 시약이 신체의 조건들을 뒤바꾸고 과장하고 있다는 것을 드려낸다. <God Fingers (2012)> 시리즈에서 다차원의 신기루 속을 떠다니는 검지손가락 조각들은 자신을 종합적 주체가 아닌 절단된 부분의 상태로 인식하는 유아기적 퇴행이며, 섬뜩함의 변종적 형태로서의 ‘귀여움’ 혹은 ‘가벼움’의 역설과 같다. 결국 미디어를 통한 감각의 확장과 재생산은 말초적인 신경계의 저릿한 희열로 축소되어 되돌아오는 대신, 그에 따른 정신의 소비와 마비의 확장을 책임질만한 균형 역시 내재화하지 못한다. 그것은 지속되는 시간 속에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찬라의 순간으로 무한히 편집되며 변형되는 구성물처럼 끊임없이 맛보려 하고(<Ridiculously Tempting, 2014)>), 끊임없이 자기를 복제하려(<Self-gradation, 2014)>) 한다. 


이 점에서 김하영의 캐릭터가 안내하는 것은 그들의 내장과 세포 속 깊숙한 곳에 숨은 징후들이다. 거기서 일어나는 잔혹한 유머는 현재라는 이름의 기이한 매커니즘과 마주하도록 하며, 이는 고정된 것이 아닌 가변적 상태에 머무는 고장난 유기체의 불안한 움직임을 계속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시대, 또는 사회라고 불릴만 한 그 시스템의 일부인 것을 망각한 채, 우리는 <Augmented Vision-1(2014)>의 창문 밖에 서 있다고 안도하며 물이 차오르는 자신의 해부학을 구경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이것이야말로 섬뜩한 카니발이 아닌가.                                              




* 갤러리압생트 <캐릭터 없는 캐릭터들>전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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