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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을 참는 법─구동희, 양정욱, 정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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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4.23 – 2014.5.31 두산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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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존(주의자) 하기



그렇다. 숨 막혀서 못살겠다. 여름이 성큼 오기도 전에, 익어버린 도심의 아스팔트 열기가 나를 가둔다. 사람들로 득실대는 거리를 나오면 끊임없이 다른이들의 얼굴을 마주한다. 더구나 매일 이용해야 하는 지하철과 버스는 배수구처럼 사람들을 빨아들였다 뱉어내고, 밀폐된 공간 안에서는 무의식적인 강제로 서로의 체취와 시선으로 서로를 감금한다. 타인의 존재는 당연히 인정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의식하지 않으려 한다. 손 안에 있는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면서 이러한 의식을 치른다. 지하철에서 우리는 참으로 가지런히들 앉아있는데, 옆 사람의 존재를 스마트폰에다가 마구 구겨넣듯이 하염없이 만져대면서 숨을 몰아쉬고 있다.


이렇듯 소통의 존재와 수단들이 비대해진 사회는 오히려 무기력해지고 불신하는 모습으로 비춰지는데, 구동희, 양정욱, 정지현 작가들은 이번 전시 <숨을 참는 법>에서 무던한듯 든직하게 작업들로 펼쳐낸다. 전시장 초입의 구동희 작가의 <부목>(2014)은 건물 내에 마땅히 있어야 하는 천장에 달린 스프링클러와 파이프들을 나무화분과 맺어 관계와 소통 강박에 시달리는 사회 구조에 대한 의문을 건넨다. 그리고 벽에 걸린 나팔과 자동차 전조등을 프린팅한 설치는 이러한 관계들을 감시하는 듯이 압박해온다. 이어지는 양정욱 작가의 <피곤은 언제나 꿈과 함께>(2013)는 현재 우리사회로 각색한 플라톤의 동굴을 재현한 것만 같다. 




양정욱 <아버지는 일주일동안 어떤 잠을 주무셨나요>

2014 부분




양정욱은 작품 중심에 단 한 개의 전구조명을 이용하여 조형물과 함께 그림자의 효과를 내어 공간을 구성한다. 이것은 정확하게 “지하의 동굴 모양을 한 거처에서, 즉 불빛 쪽으로 향해서 길게 난 입구를 전체 동굴의 너비만큼이나 넓게 가진 그런 동굴에서 어릴 적부터 사지와 목을 결박당한 상태로 있는 사람들을 상상해 보게. 그래서 이들은 이곳에 머물러 있으면서 앞만 보도록 되어 있고, 포박 때문에 머리를 돌릴 수도 없”(『국가』, 박종현 옮김)는 모습이다. 그리고 결박당한 채 끄덕끄덕이는 리듬을 내리 생산한다. 자본주의와 정교해진 시스템의 연결로 끊임없이 노동을 해야만 하는 개인들을 조형물로 엮어낸다. 


전시실을 따라가면서 본격적으로 스스로를 의식하게 된다. 불신시대의 ‘동굴’을 빠져나와 정지현의 <듣기 위해 귀를 사용한 일>(2014)의 방에 앉아본다. 소파에 앉으면 외부로 향하는 창에 바다의 불빛들이 보인다. 불빛들을 쫓아 창 가까이로 가 본다. 알 수 없는 불빛들이 널려있는데, 안락하거나 안일하게 얻은 정보에 대한 틈 사이의 의혹을 제기한다. 그래서 수화기를 든다. 듣기 위해서 수화기를 들었을 뿐인데, 방 안에 강한 불빛에 내려치면서 뜻밖에 외부를 보던 창에서 나를 본다. 느닷없이 나를 보았고, 내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맞닥뜨렸다. 실존이다. 불빛으로 인해 매 초마다 움직이는 초시계가 보인다. 초를 나타내는 숫자는 고정되지 않고 과거를 지나서 미래로 향하며 계속 수를 더한다. 이는 현재에 존재하고 있는 나를 직면하게 된다. 결국 전시의 끝으로 갈수록, 관계에 대한 숨을 조여서 숨을 참으면, 내가 존재한다는 그 사실을 깨닫게 된다.                            




구동희 <부목> 2014 혼합재료 가변크기




출구를 나가기 위해서는 전시실을 다시 돌아가야 한다. 양정욱 작가의 ‘동굴’을 빠져나오면서 여전히 벽에 비쳐진 과장되고 위압스러운 그림자를 뒤로 하고, 하나로 동여매여 유기체를 형성하는 조형물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 <피곤은 언제나 꿈과 함께>, <오랜만에 만난 네 명의 대학동기는 맛 집을 찾아 다녔다>, <아버지는 일주일 동안 어떤 잠을 주무셨나요> 처럼 양정욱은 일상적이고 소소한 제목으로 불가피하게 마주할 수밖에 없는 관계들 속에서 오히려 파편화되고 소외되는 개별적 주체의 존재를 신랄하게 꼬집어낸다.


다시 밝게 빛이 드리워진 전시장 초입의 <부목>(2014)을 만난다. 부유하는 떡갈고무나무 화분이 햇빛과 빗물이 아닌 건물 내의 인공적인 부속물을 굳이 꺼내어 연결되어 있다. 지하철 혹은 인터넷이나 SNS의 가상세계에서 마주칠 수밖에 없는 범람하는 타인의 존재들. 우리는 애써 모른척하며 본능적으로 위장하고 감추지만, 결국 인정하는 것만으로도 다시 숨을 몰아쉴 수 있는 좋은 방법일지도 모른다. 숨이 막혀서 숨을 참아보았더니, 결국 역설적으로 숨이 필요하게 됨을 인정하게 된다. 숨을 쉬는 방법은 침몰되거나 부유하기 쉬운 나의 존재를 실제로 드러내거나 적어도 그렇게 보이도록 하는 것이다.                




* 정지현 <듣기 위해 귀를 사용한 일> 2014 가변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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