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ker | Art in Pos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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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igin | Made in Korea |
수원 출신의 작가를 소개하는 연례 시리즈의 일환으로 준비된 이번 전시는 권용택의 대표작과 근작 및 신작까지 모두 아우르는데 특히, 작가의 화풍에 세 번의 변화가 있던 점에 주목한다. 그의 초기작 가운데 하나이자 대표작인 <폐철>(1978)은 흔히 지나칠 수 있는 일상적 풍경의 가치를 강조하고 삶 가운데 보는것, 마주하는 것 하나하나의 소중함을 자각하게 한다. 이처럼 서정적이고 목가적이지만 극사실적인 화풍으로 작가는 처음 화단의 주목을 받았다. 그리고1980년대 후반, 권용택의 작업에 큰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격변하는 시대에서 그 시대상과 역사, 그리고 사회현실에 영감을 받은 작품들이 등장한다.
<권용택, 새벽의 몸짓> 전시 전경
그는 적극적으로 지역 미술운동 조직 활동에 참여했으며, 삶을 날카로운 비판적 시각으로 탐구했다. 그가 1992년에 발표한 <추곡수매>는 1987년 6월 민주항쟁을 목도한 이후 예술이 단순히 아름다움과 즐거움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 ‘시대의 증인’으로서 그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는 그의 신념을 고스란히 전한다. 그리고 그는 최근 10여 년 동안 자연의 순리와 역행이 부딪히며 만들어내는 몸짓들과 사람과 자연의 조화, 그리고 함께 살아가면서 만들어내는 무수히 많은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다. 신작 가운데 하나인 <청심대>는 조선 시대를 대표하는 화가 겸재 정선과 단원 김홍도처럼 우리나라의 산천을 사실적인 필치로 묘사했으며 시간과 역사를 초월한 두 개의 화면을 한 화폭에 담았다. 또 ‘산 위를 걷다 날다’ 연작은 탁 트인 들판이나 산맥에 새를 새로이 등장시킨다. 우리나라 신화속에 등장하는 삼족오를 상징하는 이 새는 날아다니며 자연에서만 느낄 수 있는 평화와 그곳에서 역행하는 현 시대의 불안정한 단면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