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트 레지던시는 예술가들이 입주해 일정 기간 동안 머무르다 가는 곳이다. 이러한 ‘임시적으로 허용된 공간과 시간’이 작가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살펴보기 위해 창작센터 입주 경험이 있는 4인의 국내외 작가들을 모은 전시가 열리고 있다. 국내작가로는 2012년 입주했던 이창훈이 소개된다. 그는 레지던시 기간 만료 당시 작업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또 다시 새로운 공간을 찾아야만 한다는 불안감에 사로잡혔던 경험을 이야기하며, 레지던시 프로그램이 작가의 창조행위에 끼치는 영향과 의미에 대해 반문한 <칠하거나 지우기>를 선보인다. 2014년 입주 해외 작가들은 스튜디오가 위치한 대부도 지역과 한국 사회의 이슈에 대해 리서치한 내용을 소개한다.
이창훈 <칠하거나 지우기(드로잉)> 2014
이들이 머무르는 동안 낯선 환경에서 마주했던 지역적, 문화적, 언어적 콘텍스트를 재해석한 영상, 설치, 사진 및 드로잉 등을 선보여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레나타 파도반(Renata Padovan)은 브라질 출신으로, 지속적으로 물질적, 비물질적인 경계를 드로잉 해 이를 실제와 가상의 공간에 맵핑하는 작업을 지속해온 작가다. 그는 비디오 설치 <바다로 돌아간 소금-모든 경계의 해체를 위하여>에서 바닷물이 빠져나간 간조기간 동안 소금으로 갯벌에 선을 그어 경계를 표시한 후, 만조기간에 밀려오는 바닷물에 의해 경계가 해체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네덜란드 작가 피터 브뤼닉스(PJ Bruyniks)는 한국의 보편적 특성과 한국인이 가장 가치를 두는 무언가에 대한 리서치를 진행했는데, 그가 발견한 것은 성공에 대한 열망과 집착, 더 나아가 그것을 빨리 이루어내고자 하는 욕구였다. 작가는 ‘성공’이라는 단어를 구성하는 여섯 개의 자음을 해체해 각각에 이야기를 부여한 <ㅓ>를 전시한다. 마지막으로 미국에서 온 줄리 업메이어(Julie Upme yer)가 <So much for the Sea>를 통해 작업실 근처에서 발견한 사소한 오브제들을 비디오와 디지털 프린트 설치로 선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