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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창간 100호다. 이 ‘특대 기념호’를 준비하던 편집부는 “독자들이 궁금해 하는 주제가 무엇일까?”에 집중했다. 그리고 ‘미술의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라는 답을 얻었다. 미술의 주제와 접근 방식은 참으로 다양하고, 이를 반영이라도 하듯 전 세계에는 수많은 전시회와 비엔날레 등의 미술 행사가 열린다. 하여 모두가 미술의 미래를 알고자 하지만, 그 다양성에 실은 누구도 그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게 마련이다. 그 흐름과 동향을 한 발 앞서 파악하고 따라잡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궁금증 해결을 위한 열쇠를 여기 준비했다. 편집부는 ‘앞으로 다가올 미술계에 대한 키워드’라는 제목의 조금은 투박한 편지를 미술계의 글로벌리더들에게 보냈다. 의견이 지나치게 제한되거나 중복되는 것을 피하고자 1~3개 정도의 키워드를 뽑고, 설명해주길 부탁했다. 글의 형식 역시 각자 스타일에 일임했다. 이후, 리더들의 성의가 담긴 고견이 수집됐다. 그들이 선택한 키워드는 당신이 동시대 현대미술을 좀 더 뚜렷하게 예측하는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자, 이제, 그들의 통찰력을 엿보자.
● 기획·진행 편집부

이승택(Lee, Seungtaek) '하천에 떠내려가는 화판' 1964 그림 불 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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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No)”로 시작되는 사유

      르 콩소르시움 공동 디렉터 김승덕


Ⅱ. 상하이-아시아 현대미술의 플랫폼, 아트 페어

      미학-좀비 추상회화

      백남준아트센터 관장 박만우


Ⅲ. 비서구권의 1970년대 미술의 활약

      SEY ARTNET 대표 유승은


Ⅳ. 관계미학의 진화, 파트너쉽

      2015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커미셔너 이숙경  


Ⅴ. 베니스비엔날레 120주년, 공공기금과 예술창작

     세계비엔날레협회 회장 이용우  


Ⅵ. 인터디시플리너리, CSV, 네오-오리엔탈리즘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운영부장 이지윤


Ⅶ. 의미 있는 시간, 단색화의 잠재력

     국제갤러리 대표 이현숙




쟈비에 베이앙(Xavier Veilhan) 

<Le Grand Mobile> 2004 혼합재료, 

가변크기발렌시아 비엔날레 2004’(콘벤토 델카르멘) 

설치전경 사진: 요르디 프리아




1김승덕 Kim, Seung-duk_르 콩소르시움 공동 디렉터 Co-director of Le Consortium


김승덕은 유럽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큐레이터다. 삼성문화재단(현 삼성미술관 리움) 자문 큐레이터(1993~2000)를 지냈으며, 파리 퐁피두센터 어소시에이티드 객원 큐레이터(1996~1998)를 지냈다. 2000년부터 현재까지 프랑스 아트센터 르 콩소르시움의 국제 전시기획 디렉터를 거쳐 지금은 공동 디렉터로 활동하고 있다. 야요이 쿠사마 순회전(2008-9), 린다 벵글리스 순회전(2009-11) 등 다양한 국제 전시 프로젝트에 전시기획자이자 비평가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2013년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커미셔너직과 카타르 도하의 도시개발 공공 미술 자문위원직을 역임했고현재 팔레 드 도쿄의 프로그램 자문위원직을 맡고 있다.



(No)”로 시작되는 사유


많은 사람들이 프랑스 문화를 처음 접했을 때 조금 불편하게 느끼고, 적응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이유는 프랑스 특유의 상대방에게 (No, 아니야)”라고 가정하고 시작하는 논쟁 때문이다. 세월이 흐르면, 그때 상대방이 말한 것은 틀렸다란 의미가 아니라 잠깐만 일단은 아니라고 생각해보자…”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개인적으로 요즘은 이러한 논쟁의 풍토가 남아있는 프랑스가 귀하게까지 느껴진다. 그런 탁상공론이 있었기에, 프랑스에서 많은 철학자와 사상가가 배출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문화가 과연 요즘의 세계경제전쟁에서 오래 버틸 수 있는 힘으로 작용할는지는 의문이다. 거부에 담긴 부정성은 경제력만 따지는 곳에서는 별로 효력이 없기 때문이다. 사유하는 힘보다는 경제력으로 세상이 지배되는 현재가 아닌가.


철학자 한병철은 모든 것이 균일화되어가는 투명사회에서는 부정이 들어설 자리가 점차 없어진다고 피력했다. 이런 현상은 최근 SNS에서도 잘 드러난다. 예를 들어 인스타그램 같은 경우 좋아요는 통해도 싫어요는 설 자리가 없다. 과다정보와 과다커뮤니케이션은 사유할 여유 없이 유통되고 소모된다. 커다란(mega) 조직 내에서 더 많이, 더 빨리 무언가를 생산하는 과정에 있어서, 멈춰서 사유하거나 이견을 드러내는 것은 커다란 기계를 돌리는 데 걸림돌이 될 뿐이기 때문이다. 관리체제로 모든 것이 조절·조작되어 인간의 기능은 부속화·상품화되어 결과물로서만 평가된다. 이러한 풍경의 현실 속에서 예술가들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기계처럼 계속 반복해 작업만 했다면 과감히 7년에 한 번씩 쉬며 연구하는 교수들처럼 안식년을 갖고, 사유의무작(無作)의 해를 실천해보는 것도 좋겠다. 자신의 작가적 태도를 밝히는 것이자, 미술계에는 신선한 충격을 선사할 수도 있겠다. 이는 문맥은 좀 달라도 마우리치오 카텔란(Maurizio Cattelan)이 기획했던 캐리비언 비엔날레를 상기시킨다. 10명의 슈퍼스타 작가들을 근사한 섬에 초대한 후, 작품제작을 못하게 해 한가로이 일주일의 휴가를 보내게끔 한 프로젝트였다. 예술·문화가 어느 시대보다도 도시를 개발하고 경제를 활성화하거나 선거표를 얻는데 효과적으로 소비·소모되고 있는 요즘의 현상에 대한 조용한 작은 반란이었다고나 할까. 사실 사람들은 어쩌면 예술이 상황에서 한발자국 떨어져서 이러한 현상에 독침도 놓고, 철학자가 글로써 표현하듯, ·간접적으로 시각의 언어로 우리가 가야할 길을 표현하길 기대하고 있을는지도 모른다.


모든 것이 명쾌하게 답이 있고 환하게 밝혀져 설명되는 곳, 모든 것이 흑백으로 분리되는 곳에는 예술이 존재치 않는다. 오히려 겹이 층층이 쌓여서 들여다볼수록 새로운 얘기들이 있는 곳, 흑백이라기보다는 애매모호한 회색지대로 가득 차서 새로운 시각·비전이 존재하는 곳, 틀과 경계가 깨지는 곳, 고정된 가치관보다는 다양한 가능성으로 열려 있는 곳에 예술이 자리한다. 미술시장이 어느 방향으로 가든 이런 예술동네를 갈망하고 추구하면서, 심지어는 사명감까지 느끼며, 여느 때와 같이 또 한 해를 이 분야에서 일하고 있을 것이다. 하여, 위의 이야기들은 2015년의 예측이라기보다 바람이라는 표현이 적절한 듯하다.




김승덕 

르 콩소르시움 공동 디렉터




2. 박만우 Park, Man-u_백남준아트센터 관장 Director of Nam June Paik Art Center


박만우는 이화여자대학교 정책과학대학원 겸임교수이자, 백남준아트센터의 관장이다. 서울대학교 미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을 마친 그는, 파리 팡테옹-소르본느 대학 현대미술비평이론 박사과정을 이수했고, 2001년 광주비엔날레 전시부장, 2005년 부산비엔날레 전시감독을 거쳐 아뜰리에 에르메스 예술감독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매체 미학』(공저)(나남출판사)이 있다.



상하이-아시아 현대미술의 플랫폼


세계 경제의 중심이 중국으로 이동하는 것과 병행해서 상하이가 현대미술의 새로운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개막한 10회 상하이 비엔날레(Shanghai Biennial)’를 계기로 상하이에 구축되고 있는 현대미술의 다양한 인프라들이 공개됐다. 이미 상하이 아트페어(Shanghai Art Fair)’ 등을 통해 현대미술의 유통 및 소비 시장으로서 상하이의 중요성은 부각된 바 있다. 아트페어와 짝을 이루는 비엔날레 역시 상하이에서 점차 그 위용을 갖추고 있다. 첨단 동시대미술의 쇼케이스로서 상하이 비엔날레, 이제 주 전시장이었던 고색창연한 상해미술관을 떠나 푸동(Pudong) 지역 기존의 화력발전소 건물을 개조한 상해당대예술박물관(Power Station of Art)을 활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전시 규모가 매우 확장됐다. 20세기 초반부터 국제적인 개방성의 감각을 지녀온 상하이의 문화적 전통을 자랑하는 상하이 미술대학은 물론, 지리적으로 인접한 항저우 중국미술학원 등의 단단한 미술교육기관들, 그리고 막강한 경제력을 지닌 지역 미술시장의 잠재력은 상하이가 세계 현대미술의 중심이 되기 위한 주요 조건들을 두루 지니고 있음을 보여준다. 신설된 상하이 민생미술관(Minsheng Art Museum), 롱 미술관(Long Museum of Art), 젠다이 그룹이 운영하는 히말라야 현대미술관 그리고 현대미술관 설립을 준비하고 있는 대만 자본의 오로라 박물관(Aurora Museum) 등의 사립미술관들도 국제미술계로 하여금 상하이를 단연 아시아의 플랫폼으로 주목하게 한다.




아트 바젤 마이애미(Art Basel in Miami Beach) 

2014 전경  아트바젤

 



아트페어 미학-좀비 추상회화


세계 경제의 전반적인 침체와 부의 양극화에도 불구하고 소수의 메가 리치 그룹(mega rich group)들의 미술 시장에 대한 투자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더불어 새롭게 등장한 현상이 바로 메이저 아트페어를 지배하는 특수 취향들이다. 표면이 번쩍거리는 추상회화 작품들이나 거울 같은 소재를 써서 표면 반사시키는 조각 작품들이 아트페어의 대세를 이룬다. ‘아트 바젤(Art Basel)’이나 아트 바젤 마이애미 비치(Art Basel Miami Beach)’에서 이런 현상들을 확연히 목격할 수 있다. 과거의 블루칩 작가들이 비평담론과 미술관 작품 수집, 전시 행위 등을 통해 그 예술 가치를 보증 받을 수 있었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소위 21세기 형 아트페어 미술은 컬렉터이자 딜러인 소수의 메가 리치 그룹들이 지배하고 있다. 기존에는 장 미셀 바스키아(Jean Michel Basquiat)나 프란시스 베이컨(Francis Bacon) 등 회화작가들과 신디 셔먼(Cindy Sherman)이나 리차드 프린스(Richard Prince) 등 사진작가들이 대표적 블루칩 작가들이었다면, 이제 미술시장에서 집중적으로 매도되는 작품이 글로벌 취향을 선도하고, 아시아나 남미의 지역 작가들은 이를 모방하는 좀비와 같은 추상회화 등을 양산하기 시작했다. 예술가치가 시장가치를 보증해주던 선순환적인 모델은 사라지고 마치 19세기 파리에서 아르 퐁피에(Art Pompier)라고 부르던 아카데미 데 보자르(Academie des Beaux-Arts)의 관학풍이 미술계를 지배하던 현상이21세기인 오늘에 이르러 되살아나고 있다.





박만우 

백남준아트센터 관장




3. 유승은 Yoo, S. Euna_SEY ARTNET 대표 Director of SEY ARTNET


유승은은 2007 SEY ARTNET을 설립해 해외 미술기관과 다양한 교류활동을 통해 한국 미술계를 세계에 소개하는 일을 해오고 있다. 2013년부터는 아트바젤의 한국 VIP 담당 매니저 역할도 겸하고 있다.




이승택(Lee, Seung-taek) <바람-민속놀이

1971 헝겊 행위




비서구권의 1970년대 미술의 활약


올해 세계 미술계의 흐름에 중요한 맥을 형성할 분야로 비서구권의 1970년대 미술을 꼽겠다. 이미 최근 1-2년 사이 열린 주요 미술관 전시 및 국제 비엔날레에서 서구 중심의 관점에서 벗어나 남미, 아시아, 동유럽, 아랍 국가들의 현대미술을 탐구하는 움직임이 있어왔다. 2013년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개최한 <구타이: 멋진 놀이터 (Gutai: Splendid Playground)>전이 전후 시대 일본의 아방가르드 미술을 집중 조명했고, 지난해 광주 비엔날레’, ‘미디어시티서울’, ‘타이베이 비엔날레 등은 소위 제도권에서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작가들을 대거 소개하면서 지역적·문화적으로 주류/비주류의 구분이 모호해지고 있는 미술계의 동향을 보여줬다. ‘2014 광주 비엔날레의 총감독이었던 제시카 모건(Jessica Morgan) 5년간의 준비 과정을 거쳐 2015 9월 테이트 미술관에서 드디어 그 모습을 공개할 특별전 <더 월드 고즈 팝 (The World Goes Pop)>도 라틴 아메리카에서 아시아, 유럽에서 아랍에까지 이르는 광범위한 지역의 1960-70년대 팝아트를 다룰 예정이다.


이러한 기관에서의 움직임을 바탕으로 국제 미술시장에서도 1970년대 미술에 대한 관심이 예사롭지 않다. 우리나라의 단색화가 해외 시장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다. 1970년대는 전쟁의 혼란을 가라앉히고 현대사회의 체계를 잡아가던 시기이자 글로벌리즘의 대두로 전 세계가 지구촌화되기 이전이다. 따라서 이 시대의 미술은 현대적인 시각언어로 표현되었지만, 여전히 작가가 속한 지역의 민족사상에 깊이 뿌리 내리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아울러 이제는 40여년이 흘러 평단에서 보다 객관적인 평가를 할 수 있다는 점도 이 시대 미술에 큰 힘을 실어주는 요소이다. 지난해인 2014, 한국 미술계는 남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평생을 한 결 같이 작업해온 원로 작가들이 스타로 거듭나는 기적 같은 일을 경험했다. 세계의 큰 흐름에 발맞춰 올해에도 간과된 대가들의 재발견이 많이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유승은 

SEY ARTNET 대표




4. 이숙경 Lee, Sook-Kyung_2015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커미셔너 Commissioner of Korean Pavilion,Venice Biennale 2015


이숙경은 홍익대학교, 영국 에섹스 대학교에서 학위를 받았으며, 영국 테이트 리버풀의 전시 큐레이터로 활동하면서 백남준, 더그 에이트킨(Doug Aitken) 전 등 대규모 기획전을 기획했다. 2012년 말부터는 테이트 아시아 태평양 리서치 센터(Tate Research Centre: Asia-Pacific)의 책임 큐레이터로 활동하고 있으며, 올해 열릴56회 베니스비엔날레(The 56th Venice Bie nnale 2015)’ 한국관 커미셔너로 선정됐다. 




문경원(Moon, Kyungwon) · 전준호(Jeon, Joonho) 

<묘향산관> 2014 HD Film 22min 09sec

 



관계미학의 진화, 파트너쉽


오늘날의 미술이 지닌 최대의 매력은 시간적 유대와 공간적 침투다. ‘동시대라는 즉각적인 시간성이 중심과 주변의 경계를 희석시키며 세계 곳곳에서 만들어지고 교환되는 창의적 활동을 하나의 장안에서 보게 한다. 또한 미적 창작과 향유가 다양한 공간을 넘나들며 이루어져, 작가뿐만 아니라 관객 또한 불특정의 노마드(nomad)’로 존재한다. 작품과의 직접적인 대면이 국제적인 공간에서 점차 자유롭게 가능해지고 있고, 이제 작품을 만들어내는 공간뿐 아니라 관객이 차지하는 공간까지도 특정한 유일성을 넘어 풍부한 가변성을 지닌 여러 공간으로 확장하고 있다. 이런 시간과 공간의 수평화에 이어, 최근의 미술은 파트너쉽을 통해 새로운 관계성을 정립해 나가고 있다. ‘파트너쉽은 친분, 협조, 공생, 사회성 등을 내재하는 단어로서, 기존 미술이 지녀온 개인성과 독자성을 근본적으로 질문하는 개념이다. 


이 개념은 창작의 단계에서는 2인 이상의 공동 작업이나 분야별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전문가의 협력 작업으로 표현되고, 전시나 프로젝트의 표현측면에서는 단순히 장소개념을 넘어 전시주체의 다중성을 의미한다. 한편, 관객과의 관계라는 단계에서 이 개념은 수동적인 관람이나 일대일의 관계가 아닌 집합적이고 조직적인 참여의 단계를 내포한다. ‘관계의 미학이 지난 20여 년간 관객의 의미를 확장시키고 능동적인 작품의 완성자로 각인시킨데 힘입어, 이제 우리는 관계, 혹은 참여개념 자체의 진화로서 파트너쉽의 확장을 목격하고 있는 것이다. 미술의 이슈들이 보다 사회적이고 정치적이며 시대적인 방향으로 집중되면서, 개별 참여자들의 역할과 기능이 중시되는 한편, 독자적인 방식을 탈피할 수 있는 방안인 파트너쉽의 필요성 또한 커지고 있다. 작가와 큐레이터를 비롯하여 전 세계의 미술인들은 당분간 개인적인 방식으로 해결할 수 없는 다양한 문제들을 협력과 공조를 통해 풀어가고자 도모해나갈 것이다.





이숙경 2015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커미셔너




5. 이용우 Lee, Yong-Woo_세계비엔날레협회 회장 President of the International Biennial Association


이용우는 미술평론가, 큐레이터다. 그는 광주비엔날레 예술총감독과 대표이사를 역임했으며 현재는 세계비엔날레협회 회장이다. 고려대학교 교수, 뉴욕매체예술센터 관장을 지냈고, 저서로는 『백남준 그 치열한 삶과 예술』(열음사), 『비디오예술론』(문예마당), Information and Reality(Fruitmarket Gallery Press, Edinburgh) 등이 있다.




베니스비엔날레(Venice Biennale) 지아르디니(Giardini) 

전경 사진제공: 베니스비엔날레




베니스비엔날레 120주년


1895년 첫 문을 연 베니스비엔날레가 올해로 120년을 맞았다. 세계비엔날레협회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오늘날 전 세계에는 2014 9월말 기준 274개의 비엔날레(트리엔날레 포함)가 있으며, 이 비엔날레들의 형식과 방향은 적어도 베니스를 모델로 한 것이라는 점에서 베니스의 120년 역사는 단순히 비엔날레의 원조를 넘어선다. 비엔날레는 오늘날 시각문화(visual culture)와 그 현장을 미술(art)이라는 협소한 해석에서 탈피시켜 사회정치적 담론의 영역으로 전환시킨 중요한 플랫폼이다. 그리고 단순히 지역 이벤트의 성격을 넘어 주요 기관으로 전환했다. 그 형식은 비록 매 2, 또는 3년마다 열리는 현대미술이벤트지만 개최도시의 홍보나 브랜딩을 위한 창구역할과 함께 스펙터클미학의 선동자라는 오명을 함께 가꾸면서 그 권력을 증가시키고 있다.


세상 미래의 모든 것(All the World’s Future)’이라는 다소 유엔총회와 같은 주제를 던져놓았지만 그것을 실천하겠다는 예술감독 오쿠이 엔위저(Okwui Enwezor)의 발표는 매우 진지하다. 이 주제에 대하여 감독은 전 시대에 만들어진 역사적 재앙의 더미들에 대하여 오늘날 예술과 예술가는 어떠한 관계를 설정할 것인가를 집중해보는 하나의 감정평가와 같은 프로젝트라고 설명한다. 그런데 이러한 주제적 접근은 베니스 비엔날레가 갖는 물리적 환경에서 얼마나 실천이 가능한가가 늘 숙제이다. 88개국이라는 대단위 참가국과 심사위원들이 뽑는 은색, 금색의 메달 수상제도, 30개가 넘는 병행전시가 기획하는 문화, 정치적 현장은 화려한 담론의 이벤트 장소로 끝나는 경우도 있다.



공공기금과 예술창작


미술 관련 기관들은 대부분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들이 제공하는 이른바 공공기금 예산을 지원받는다. 그리고 그 예산의 규모는 행사를 기획하고 실천하는 전문가들의 기획방향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크다. 행사의 기획단계에서부터 후원자들의 눈치를 보게 되며, 그러자면 자체검열은 언제나 일어난다. 유럽의 경우 문화관련 정부예산이나 양질의 문화재단 예산들이 점점 줄어들면서 예술창작현장의 질 저하를 고민하고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독립재정이 열악해지고  공공기금이 늘어날수록 기관의 목소리가 높아지며 이에 타격받는 것은 예술 표현의 자유다.





이용우 

세계비엔날레협회 회장 




6. 이지윤 Lee, Ji-yoon_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운영부장 Managing Director at the National Museum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 Seoul


이지윤은 미술사가, 큐레이터이며, 현재 국립현대미술관(MMCA) 서울관 운영부장으로 있다. 2003년 현대미술 전시 기획사이자 교육 기관인 숨 아카데미 앤 프로젝트(SUUM Academy & Project)’을 창립했다. 유럽에서 활동을 시작한 만큼, 국제적 맥락에서 유럽과 아시아의 문화를 잇는 다수의 국제 전시를 기획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국내·외 현대 미술 작가들의 작품을 다양한 방식의 현대미술 전시기획을 통해 소개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2011년과 2012 아트:광주 총감독을 역임한 바 있다.





앙리 살라(Anri Sala) <Ravel Ravel Unravel> 

55회 베니스 비엔날레백과사전식 전당

프랑스관 설치전경 사진: Italo Rondinella 

사진제공: 베니스 비엔날레




인터디시플리너리, CSV, 네오-오리엔탈리즘


21세기의 밀레니엄을 맞은 지도 벌써 십여 년을 넘기고 있다. 특히, 지난 15년간 경험한 여러 가지 변화들은 아마도 20세기를 전과 후로 하여 60년 간 나타나는 변화들(포스트모더니즘 역시 이에 포함된다)의 일부이며, 동시에 서로 다른 새로운 시작들이었다. 그러한 맥락에서, 2015년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로 아래의 내용들을 공유하고자 한다. 그것들은 단지 올해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닌, 밀레니엄의 시작과 더불어 이미 시작된 변화들이며, 그러한 개별적 역할들의 확장 및 축소는 계속 진화해 가면서, 어떠한 형태로든 하나씩 그들의 모습을 안착시켜가고 있다.


우선 현대미술(contemporary art)에서 가장 큰 변화 중 한 가지는, 미술 개별 장르의 철저한 붕괴를 통한 새로운 시각언어들과 가치의 출현이다. 지난 2년간, 세계 미술계에서 가장 호평을 받은 전시들을 생각해 보자. 퐁피두센터에서의 피에르 위그(Pierre Huyghe) 개인전(2013), 베니스비엔날레 국가관 중 최고상을 받은 프랑스관에서 앙리 살라(Anri Sala)가 작업한 <라벨 라벨 언라벨(Ravel Ravel Unravel)>(2013), MoMA PS1에서 개인전으로 열린 프란체스코 베치올리(Francesco Vezzioli) <베치올리 교회(The Church of Vezzioli)>(2013) 등이다. 이 작품들의 특징은, 기존의 인문학 전통적 역사/사회적 맥락에 대한 작가들의 새로운 상상적 해석과 진화에 있다. 영상, 설치, 회화, 조각, 디자인 등 다양한 매체의 개별적 작품들이 함께 어우러져 그들의 세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 그들은 흔히 인터디시플리너리(interdisci plinary)’라고 칭하는 다원적이며 통섭적 세계의 구축하며 그 생산 과정이 더욱 중심 되는 미술을 형성한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는 소셜 네트워킹 시대라는 현재의 환경에서 더욱 가속화 될 것 같다.


또한, 미술 언어들과 규모의 변화는 미술계 안에 새로운 유통구조의 형성을 요구하고 있다. 9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세계화(globalization)의 여파가 미술시장을 통해 새로운 또 다른 하나의 헤게모니를 구축하며, 기존 미술계의 미술관(institu tional power)들이 주도하던 미술계의 권력과 구심점에 다양한 형태의 아트페어를 통한 글로벌시장 시대를 연 것이 그 증거가 아닌가 싶다. , 기업의 미술계 지원의 형태가 단지 기업의 사회적 책임으로 여겨졌던 것에서 벗어나 미술을 통해 기업의 새로운 가치를 생성코자 하는 차원으로의 도약한CSV(Creating Shared Value)로의 전환도 이러한 맥락에서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아시아의 경제적 성장과 그 영향의 확대가 앞으로 등장할 네오-오리엔탈리즘의 기조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더욱 가속화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가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AICA(세계 비평가 협회)’ 학술회의에서 크로아티아의 비평가 실비아 칼칙(Silva Kalcic)이 발제한 글에서 제시되는 네오-오리엔탈리즘이라는 단어가 말해주는 바와 같이, 아시아 문화와 예술작품들은 더욱 다양하고 복잡한 메타포를 가지고 서양 작품들에 연동되고 동시에 접촉지대를 늘려 또 다른 맥락(context)의 범위를 현대미술에서 매우 확장하고 있음을 말하고 있다.




이지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운영부장




7. 이현숙 Lee, Hyon-Sook_국제갤러리 대표 President of Kukje Gallery


이현숙은 국제 갤러리 회장이다. 2011년과 2013, 미국 미술시장 전문지 『아트+옥션(ART+ Auction)』이 선정한 미술계 파워인물100 파워딜러에 선정될 만큼 국내·외를 넘어 미술계에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그는, 2006년부터 2009년까지 한국화랑협회 회장과 KIAF 운영위원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단색화의 예술(The Art of Dansaekhwa)> 

(국제갤러리, 2014.8.28-2014.10.19) 전시전경



 

의미 있는 시간


올해에는 내실 있는 해외진출이 필요하다. 실제적으로 국내작가의 작품과 수준은 해외 기관 전시 및 아트페어에서 손색이 없을 만큼 특별하다. 때문에 작가 프로모션이 실효성을 지니기 위해서는 신뢰도 있는 미술관 및 기관과의 협력관계와 컬렉터들의 다양한 소장의 기회들이 주요하다고 본다. 해외 아트페어는 단 기간의 행사일정에도 불구하고 점차적으로 다국적 미술계의 주요 인사들이 방문하는 핵심적인 네트워크의 장이 되어가고 있다. 때문에 국내 작가들의 가능성을 알아보고 향후 활동을 지속적으로 독려할 수 있는 기회를 타진하고 도모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색화의 잠재력


지난해 단색화의 해외진출은 한국의 20세기 미술에 대해 국제적으로 소개할 수 있는 초석이 되었다. 이를 단순한 미술계 시류의 일회적인 관심으로 두지 않고 지속성을 갖기 위해 참여 작가들의 본격적인 작품세계를 심도 깊게 다루는 것이 주요하다고 본다. 뿐만 아니라 단색화 이후의 국내 미술의 향방들을 순차적으로 소개하기 위한 전시 외에도 담론의 기회들이 이루어져야 하고, 미술시장에서도 단일 갤러리의 프로모션이 아닌 각기 다른 성향의 다양한 소개의 기회들이 이루어져야 한다. 서구 미술계에 단색화를 통해 당시 시대의 문화적인 현상을 전달하고 동시대 미술의 궤적을 되짚어보는 기회도 소중하다고 생각한다.

 



이현숙 

국제갤러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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