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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아나_CONAT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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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8.25 - 2022.9.18 가나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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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와 대지의 상상력


김지아나의 작업은 종이처럼 얇은 세라믹이 특징적이다. 그는 흙의 물성을 연구하면서 빛이 세라믹을 뚫고 통과하는 투광성에 주목했다. 흙 자체는 불투명하지만 높은 온도에서 구우면 두께가 얇을수록 반투명에 가까워진다. 이러한 특성을 바탕으로 작가는 오랫동안 세라믹과 빛의 상호작용을 탐구해왔다. 2007년부터 LED 조명과 센서,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활용해 사람들의 움직임에 따라 세라믹 표면 위에 빛이 반응하는 설치작품을 만들기도 했다. 최근에는 인공적인 빛보다 자연스러운 빛의 효과에 더욱 집중한다. 그렇게 탄생한 작품이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색 안의 색’ 연작이다.

작업은 하나의 흙덩이를 깨는 것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흙의 물성을 드러내기 위해 반죽에 안료를 섞어 흙 자체에 색을 입힌다. 흙은 물과 섞이고 불과 공기를 만나 새로운 물성으로 전환된다. 1mm 보다 얇은 세라믹의 두께는 손으로 빚은 것이 아니라 흙 반죽을 붓에 찍어 얇게 펼쳐낸 것이다. 유약을 바르지 않은 무광의 표면에는 붓의 흔적, 즉 미세한 결이 그대로 살아 있다. 그리고 구운 세라믹을 다시 깨는 과정을 거친다. 깨진 조각은 크기에 따라 분류하고 캔버스 화면에 조화롭게 부착한다. 작품의 전체 형상은 고정된 상태지만 빛의 작용에 따라 꽃이 되기도 하고 파도가 되기도 한다. 보는 사람이 생각하는 그 무엇도 될 수 있다. 같은 작품이라도 시간이 지나면 감상자의 기분에 따라 달리 보일 수 있다. 작품의 상하좌우도 따로 없다. 작품을 거는 방향에 따라 색다른 분위기가 연출된다. 그의 작업은 작품을 보는 사람들이 각자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 수 있도록 이끌어 준다.

김지아나의 작업은 변화 그 자체를 말한다. 만물이 생성하고 소멸하는 과정에서 변하는 것은 세상의 이치다. 한 가지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모든 것이 변한다는 사실 그 자체일 것이다. 흙 반죽을 높은 온도에서 소성하면 형태도 일부 변형되지만, 색도 전혀 다른 색감이 된다. 같은 수치의 배합으로 같은 가마, 같은 온도에 구워내도 완벽하게 같을 수는 없다. 작가는 다음 단계를 예측하고 재료 연구와 셀 수없이 많은 테스트를 거치지만 작업의 결과는 인간의 통제 범위를 넘어선다. 자연의 빛 역시 365일, 24시간 같은 순간이 하나도 없다. 태양의 높낮이와 구름의 움직임에 따라 빛은 매 순간 변한다. 전시장 벽면에 6개의 작품이 나란히 걸린 ‘Iceberg blue inside skyblue’ 연작은 색감은 동일하지만 각기 다른 콘셉트의 조명으로 전혀 다른 느낌을 선사한다. 이와 유사하게 조명 대신 빔 프로젝션을 쏘아 실제 노란색의 작품이 빛에 따라 주황색이나 붉은색 같은 색으로 보이기도 한다. 같은 사물도 맥락에 따라 새롭게 보인다는 사실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설치 작업이다.



<Iceberg blue inside skyblue 22-50> 2022 
자기, 초산비닐수지, 염색액 162×130×18.5cm



전시장 한쪽 넓은 통유리창으로 해운대 바다와 백사장이 보이고 자연 채광이 들어온다. 바다를 마주하는 벽면에는 여러 붉은 도자 편이 설치된 <Piece 22-01> 작업이 있다. 이 작품이 강조하는 것은 각각의 조각이 가진 고유한 형태다. 크고 작은 크기나 종잇장처럼 구겨진 형상은 어느 하나 똑같은 것이 없다. 투명한 유리 큐브 속에 채워진 파편도 마찬가지다. 하나의 흙덩이에서 태어났지만 모두 다르다. 작업 초기에는 몰드에 흙 반죽을 부어 볼 형태를 캐스팅하는 방식이었다. 볼 형태는 그의 작업을 구성하는 최소 단위로 자세히 보면 제각각의 형태지만 하나의 틀에서 나와 복제되듯이 만들어졌다. 첫 개인전 제목도 ‘DNA’였는데 볼 형태는 작가 자신만의 물감과 붓이 되어 이후 작업 흐름에서 종종 등장하며 새로운 형태로 변주된다. 2002년 설치 작업 <토네이도>에서는 흑백의 볼 형태가 뒤섞여 하늘로 솟구치는 토네이도를 연상시켰고, 2021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전시 <재난과 치유> 출품작 <COVIDUS>에서는 붉은색 볼 형태가 다양한 재료와 얽히고설켜 일그러진 지구와 기울어진 세계를 나타냈다.

김지아나의 작업에서 볼 형태와 깨진 조각은 생명이든 무생물이든, 실재하는 것이든 잠재하는 것이든, 눈에 보이든 보이지 않든, 존재하는 모든 것을 암시한다. 제작과정을 살펴보면 그의 작업 정신을 분명하게 엿볼 수 있다. 몰드에 담긴 흙 반죽은 아직 마르지 않은 상태에서 뒤집혀 흘러내리고 서로 다른 방향으로 뻗어나간다. 그것의 형상은 물방울이 바닥에 부딪힐 때 사방으로 튀는 순간처럼 보이기도 하고 바닷속에서 자유롭게 유영하는 해파리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것은 한순간에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반영한 것이 아니라 작가가 오랫동안 삶의 통찰을 바탕으로 발견한 형태다. 볼 형태는 모든 것을 담아내는 동시에 모든 것을 비워내는 삶을 은유한다. 나아가 ‘색 안의 색’ 연작은 수많은 단계를 거쳐 엄청난 손노동이 집약된 결과물이다. 작가는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지극 정성을 기울인다. 무수히 많은 시간이 응축된 작품이 그 자체로 관람객들에게 경이로움을 선사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여기에는 생과 사, 창조와 파괴가 원래 한 몸이라는 단순하면서도 실로 묵직한 작업 철학이 깔려 있다. 또한 대지의 흙은 우주의 빛을 만나 끊임없이 교감하며 생성과 소멸의 변주를 반복하는데 순간순간의 변화가 창조와 파괴의 원리와 맞닿아 있다.

중요한 것은 모든 조각이 같은 시공간에서 함께 호흡하고 반응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의 작업은 결코 독립된 물질의 상태로 존재하지 않는다. 작품이 제작되는 여러 단계는 다양한 물질이 상호작용하는 과정에 해당하며 마지막에 빛을 만나 또 한 번 뒤얽힌다. 인간은 파란 하늘이나 해질녘 노을, 바다 표면 위에 빛이 산란하는 윤슬이나 나뭇잎이 빛에 일렁이는 순간 등을 바라보며 생의 약동을 느낀다. 그의 작업 원리도 이와 같다. 작품은 빛을 은은하게 품기도 하고 조용히 내뿜기도 하는데 이때 도자 편의 미묘한 결을 따라 빛은 여러 방향으로 흩어진다. 서로 얽혀드는 빛의 어울림을 통해 나와 타자의 구분이 사라지고 감각은 새롭게 확장한다.



<RB inside RB 22-01>(부분) 2022
 자기, 초산비닐수지, 염색액 53×46cm



이에 덧붙여 눈앞의 순간만을 강조하는 분열된 시간이 아니라 지속과 연결의 개념으로 시간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환기할 필요가 있다. 2013년 클레이아크미술관에서 선보인 <Meeting old future>는 작가가 직접 제작한 도자기를 하나의 축으로 삼아 무한한 시공간을 펼쳐냈다. 임진왜란 때 조선인 도공들이 일본에 강제로 끌려갈 때만 해도 도예는 당시 최고의 기술이었지만 근대에 이르러 대량생산으로 찍어내는 기술로 변모했고 지금의 반도체 산업에서 세라믹은 첨단 신소재로 활용되고 있다. 역사의 순환을 인식하며 시간의 경계를 허물었듯이 김지아나는 예술과 디자인, 예술과 공예, 예술과 기술 등의 관습적인 구분을 무화시키는 융복합적인 작품을 다양하게 선보인다. 그의 작업은 하나의 세계이자 우주를 함축한다. 페미니스트이자 과학기술 연구자인 도나 해러웨이(Donna Haraway)는 저서 『트러블과 함께하기(Staying with the Trouble)』(2016)에서 “모든 지구 생명은 가장 깊은 의미에서 친족”이라고 말하며 ‘친족 만들기’의 개념을 내세운다. 우리는 모든 존재와 만물이 연결되고 상호의존적인 관계라는 사실을 인식함으로써 공동체를 만들고 치유하는 능력을 가질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우주를 지각하는 능력이다.

우리는 생명을 지식으로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칠 때가 많다. 예를 들어 나무가 살아 있다는 사실을 알지만 도시의 나무를 하나의 생명으로 여기지 않는다. 나무 안에는 또 무수히 많은 생명체들이 살고 있다. 한 그루의 나무를 자른다는 것은 하나의 우주가 사라지는 것과 같다. 하지만 도시 곳곳에서 재개발이 진행되면서 수많은 나무들이 한 순간에 베어진다. 도시에 사는 사람들에게 자연은 가공되고 포장된 상태로 마트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상품의 개념에 가깝다. 현재 지구에 사는 수많은 생명체 중에서 야생동물은 3% 정도에 불과하다고 한다. 많은 생명들이 인간이 먹고 사는 활동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지금의 기후변화는 인간의 삶뿐 아니라 지구의 수백만 종을 아우르는 방대한 생태계를 위협한다. 이러한 현실에서 예술은 과연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김지아나의 작업은 특정한 문제를 구체적으로 언급하거나 하나의 정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관람객의 굳은 감각을 자극할 뿐이다. 하지만 우리는 말랑해진 감각을 통해 모든 존재에 가닿을 수 있는 새로운 방법과 실천으로 나아갈 수 있다. 다양한 속도와 방향을 상상할 수 있다.


* <Yellow inside yellow 22-83> 2022 자기, 초산비닐수지, 염색액 194×259×18.5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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