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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토 슈타이얼_데이터의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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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4.29 - 2022.9.18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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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미학 넘어,
생태정치의 구상이 필요하다


시대의 아이러니다. 세계 어디에도 없는 ‘4차산업혁명 위원회’가 만들어지고 메타버스(Metaverse)와 NFT 광풍이 몰아치는 대한민국 현실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미디어 영상 전시라니. 그것도 미디어아트가 빅테크 기업들의 일회용 장신구처럼 쉽게 동원되는 일이 다반사인 기술세속주의의 전장 한복판에서.

국립현대미술관은 <히토 슈타이얼 - 데이터의 바다>를 아시아 최초로 기획해 전시하는 중이다. 히토 슈타이얼(Hito Steyerl)은 데이터와 첨단 기술 자본주의 현실을 누구보다 정면으로 마주해 비판적으로 독해하는 오늘날 가장 대표적인 작가로 알려져 있다. 작가는 다양한 미디어 영상 작업을 통해 동시대 예술, 미디어, 기술이 뒤섞이면서 자본주의의 상품화하고 도구화하는 양상을 추적하고 그 뒤틀린 내면을 탁월하게 드러내는 능력을 발휘해왔다. 그의 이름값은 미디어 영상 작업 외에도 글쓰기와 출판 그리고 흡입력 있는 강연 등을 매개해 자신의 주제 의식을 풀어내는 뛰어난 재주에 의해 배가됐다.      

이번 슈타이얼의 국내 전시는 이제까지 작가 이력을 총정리하는 느낌을 준다. 1990년대 초기 다큐멘터리 에세이 형식의 영상 작품에서부터 첨단 기술과 사회 권력을 다루는 최신 작업에 이르기까지 그의 대표작 23점을 소개하고 있다. 전시는 ‘데이터의 바다’, ‘안 보여주기-디지털 시각성’, ‘기술, 전쟁, 미술관’, 유동성 주식회사-글로벌 유동성’, ‘기록과 픽션’이란 다섯 개의 주제에 맞춰 공간을 분할해 관람객의 동선을 유도하고 있다.


작가의 데이터 미학적 쟁점들

전시 제목이 ‘데이터의 바다’인 까닭은 무엇보다 슈타이얼 작업의 핵심 의제이기도 한 동시대 기술의 문제를 보다 직접적인 방식으로 다루기 위한 선택으로 보인다. 실제 전시 내용 또한 자본주의의 첨단 데이터 기술이 사회와 섞이며 생성되는 퇴행의 문제점들을 어떻게 작가만의 영상 미학과 서사적 틀 아래 풀어내고 있는지에 주로 집중한다.

눈에 띄는 슈타이얼 작업의 주요 미학적 쟁점은, 우선 데이터 사회의 형성과 데이터 권력이 중심이 된 새로운 사회 질서로의 재편에 대해 주목하는 데 있다. 이를테면 <타워>(2015), <미션 완료: 벨란시지>(2019), <유동성주식회사>(2014) 등 영상 작업들은 데이터, 첨단 신기술, 테러, 게임, 전쟁, 금융, 포퓰리즘 등이 어떻게 상호 관계를 맺고 물질 논리를 부양하며, 특히 사유화된 권력 질서를 돈독하게 구성하는지를 밀도 있게 그려낸다.    



<야성적 충동> 2022 싱글채널 HD 비디오, 컬러,
사운드 24분 라이브 컴퓨터 시뮬레이션, 
가변 시간국립현대미술관 제작 지원 이미지
 CC 4.0 히토 슈타이얼 이미지 제공: 작가, 
앤드류 크랩스 갤러리, 뉴욕 및 에스더 쉬퍼, 베를린




지구상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것들이 데이터로 치환되어 부유하고 유동하는, ‘순환주의(circulationism)’는 새롭게 재편되는 자본주의 질서를 설명하는 슈타이얼의 중요한 개념어이기도 하다. 순환주의는 ‘제조’와 ‘생산’ 영역보다는 스마트 스크린 안에서 이뤄지는 ‘물류’, ‘유통’, ‘포스트프로덕션’의 가속을 통해 우리 주위 사물과 환경, 물질과 가상 자원을 지능형 알고리즘으로 중개하고 관리하려는 새로운 데이터 기반 통치 질서다.        

유동하는 거대한 데이터 순환과 가속을 통해 자본주의를 이끄는 동력의 근원은 과연 어디서 마련되는 것일까? ‘데이터의 바다’를 생성하고 요동치게 만드는, 바로 인간 ‘노동’에 대한 본질적 물음이 슈타이얼의 주요 토픽이 될 수밖에 없다. 가령 <태양의 공장>(2015) 영상 작업에서는, 인간의 일상 활동으로 보였던 것들이 어떻게 데이터 노동으로 치환되고 결국 닷컴과 플랫폼 자본에 의해 다시 포획되는지 그 과정을 흥미롭게 보여준다. 구체적으로 영상에 등장해 빠른 일렉트릭 음악에 맞춰 춤추는 인물들의 현란한 율동은 모션 캡처 슈트에 부착된 센서를 통해 데이터로 계측되고 옮겨져 이른바 ‘태양의 공장’이란 게임 속 가상 캐릭터 이미지의 데이터 값으로 전환된다.

슈타이얼은 그렇게 화려한 디지털 이미지와 청정의 위장된 가면 아래 거의 모든 인간의 삶 활동은 물론이고 생체리듬조차 노동으로 포획하려는 데이터 권력의 민낯을 여지없이 드러낸다. 이는 인간 생체리듬, 춤사위, 놀이마저 데이터로 흡수하는 신흥 데이터 질서를 드러내기도 하지만 모로코, 멕시코, 인도 등지로부터 저렴한 하도급 노동을 공급받아 인간의 ‘산노동’을 마치 가상의 봇이나 로봇처럼 다루며 착취하는 물질계와 연결된 자본주의의 민낯을 폭로하는 효과를 지닌다.


첨단 기술의 우둔함

무엇보다 슈타이얼이 광폭의 자본주의 질주학을 다루는 방식은, 그 시스템이 지닌 자기모순과 연동된 기술 결함의 징후들을 포착하는 데 있다. 작가는 기술의 가공할만한 ‘인공 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의 숭고미를 드러내는 대신 ‘인공 기술의 우둔함(artificial stupidity)’을 극적으로 묘사해왔다. <Hell Yeah We Fuck Die>(2016)의 온갖 외부 충격에 대응해 복원력 테스트에 시달리는 휴머노이드 로봇의 반복적인 영상, <깨진 창문들의 도시>(2018)의 인공지능 알고리즘의 보안기술 개발을 위해 시도되는 무차별적인 창문 깨기의 반복 실험, <이것이 미래다>(2019)의 미래 예측 알고리즘에 의해 무한 자가 증식하는 미래 식물정원의 모습, 슈타이얼의 글 「데이터의 바다: 아포페니아와 패턴 (오)인식」(2017)에 소개된 구글의 딥드림 인공지능이 해석해낸 사물의 괴이한 돌연변이 형상 등의 사례들은 본질적 결함을 지닌 첨단 기술의 모습을 대단히 낯설고 기괴하고 불편한 방식으로 드러내고 있다.

슈타이얼이 폭로한 ‘인공 기술의 우둔함’은 그것이 기술적 결함 정도로 끝나지 않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즉 인공 기술의 우둔함이 실제 사회적 편견, 차별, 혐오, 전염, 위계 등을 자동화하고 더욱 공고히 한다는 점에서 대단히 해롭고 위태롭다. 그 ‘우둔함’이 실제 기술 현실의 ‘무자비성(cruelty)’으로 현현하는 것이다. 슈타이얼은 물론 인간의 첨단 기술로 야기된 사회 문제를 방관하지 않는다. 작가가 다루는 미학적 작업과 글쓰기에는 우리가 첨단으로 신봉하는 ‘우둔한 기술’의 민주적인 재구축에 대한 모색이 분명하지는 않으나 곳곳에 산재해 있다. 가령 <안 보여주기: 빌어먹게 유익하고 교육적인. MOV파일>(2013)은 비록 십여 년이 흐른 작업이긴 하지만 광학적 시선에 기댄 감시 권력에 대항한 우리 스스로의 재기발랄한 실천적 매뉴얼을 제시하기도 했다.



전시 전경 
이미지 제공: 국립현대미술관 사진: 홍철기



‘빈곤한 이미지’ 이후 미학의 방향

‘빈곤한 이미지(poor image)’에 해당하는 ‘잡음’과 ‘글리치(glitch)’ 같은 느리고 투박한 과거의 기술에 대한 작가 자신의 강조는, 첨단 기술에 의해 ‘스팸 필터링’ 되어 배제되고 추방된 ‘몫없는 자들’과의 연대와 옹호의 표현이었음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과연 이번 전시에서는 슈타이얼이 견지해왔던 그런 ‘빈곤한 이미지’의 옹호를 어떻게 작업 속에 녹여냈을까?

아쉽게도 이번 전시에서는 ‘빈곤한 이미지’와 <안 보여주기>의 문제 틀을 넘어서려는, 주류 기술 담론에 대한 담대한 미학적 실천의 새로운 탐색 지점이 분명하게 드러나 보이지는 않는다. 다만 힌트는 이곳저곳에 존재한다. 예컨대 이번 전시에서 최초 공개된 신작 <야성적 충동>(2022)은 작가의 향후 작업의 방향을 읽어낼 수 있는 실마리를 주고 있다. 슈타이얼은 야만과 광폭의 ‘크립토(암호화폐) 자본주의’ 현실에 맞서 지역 양치기들이 지켜낸 이종적 상호 교류의 생명주의 그리고 인공의 비트코인에 맞서 선보인 박테리아 생명 기반 ‘치즈코인’의 생태주의적 상상력을 통해 또 다른 기술과 생태정치의 결합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전시에는 포함되지 못했지만 이미 슈타이얼은 <식물정원(Freeplots)>(2019)을 통해 아메리카 대륙에서 소수 이주민 여성이 만들어내는 커뮤니티 기반 가드닝 활동을 주목하며 ‘토속의 생태운동(vernacular ecological movement)’의 긍정성을 확인한 바 있다. 이번 전시 부대행사로 이뤄진 작가와의 대화에서도, 슈타이얼은 향후 도나 해러웨이(Donna Haraway)의 신유물론적인 생명주의에서 자신의 기술미학적 접점을 찾고, 동시대 기술 문제의 생태주의적 전망을 적극적으로 사유하려 한다고 피력한 바 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는 그만의 ‘기술 생태정치학’에 대한 선명한 밑그림을 내오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빈곤한 이미지’의 옹호 이후를 도모하기 위한 영상 작업의 미적 상상력이나 생태 미학적 돌파구가 필요하다고 본다. 다시 말해, 향후 슈타이얼의 영상 미학적 성패는 자본주의의 폭력적인 기술에 얽힌 생태정치의 연결 고리를 어떻게 자신의 작업 속에서 적극적으로 끌어낼 수 있을 것인가에 달려있다 할 것이다.


* 전시 전경 이미지 제공: 국립현대미술관 사진: 홍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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