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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 쳉_세계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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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3.2 - 2022.7.3 리움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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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없는 세계에서 의식의 본질을 찾을 수 있을까


리움미술관에서 진행 중인 전시 이안 쳉(Ian Cheng)의 <세계건설(Worlding)>에서 그의 대표 시리즈 ‘사절(Emissaries)’(2015-2017) 삼부작은 “영원히 플레이되는 비디오 게임”으로 비유된다. 원래 예술은 시뮬레이션의 안무이며 동시에 플레이를 누를 때 일어나는 모든 것일 수 있다. 디지털 예술에서 가상적 세계는 이제 새로운 것은 아니다. 포스트-인터넷 상황은 많은 이미지 제작술과 인식의 차원에 진동을 가져왔다. 이제는 물리적 스크린을 벗어나 가상적 스크린으로 그리고 새로운 인터페이스로 진화하고 있다. 이러한 진화 속에 새로운 알고리듬 환경에 의한 비물질 예술의 등장은 영상예술의 창작 환경에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다.

게임엔진과 인공지능을 접목한 쳉의 ‘사절’ 삼부작은 게임과 생성적 시뮬레이션(Computer-generated simulation)을 표방하며 미술관 시스템으로 들어왔다. 이러한 예술에서는 작품이라는 전통적인 미학적 범주도, 예술가의 창작이라는 미학적 범주도 예전만큼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게 되었다. 그 대신에 프로그램화된 이미지들이 등장했고 예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수용된다. 이제 중요한 것은 작품들의 창작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이 우리에게 던지는 프로그래밍으로서의 센세이션이다. 그것을 쳉은 라이브 시뮬레이션을 통해 인간의 의식적 본질을 탐구하는 것으로 설명한다.



<BOB 이후의 삶: 찰리스 연구> (영상 스틸) 2021 
라이브 애니메이션, 컬러, 사운드 48분 
이미지 제공: 작가, 글래드스톤 갤러리, 필라 코리아스 런던 
© 이안 쳉 공동 제작 지원: 더 쉐드(뉴욕), 루마 재단, 
라이트 아트 스페이스(베를린) 인터랙티브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리움미술관(서울)



원시, 혼란, 진화의 시뮬레이션

<세계건설>은 비가역적 시간성 안에서 이루어지는 원시, 혼란, 진화의 시뮬레이션이다. 쳉은 인지과학을 공부하기도 했고 작품 대부분에서 게임엔진 유니티(unity)와 인공지능을 활용해 ‘사절’ 삼부작에서 가상의 생태계 속 인공지능을 가진 등장인물과 자연환경이 서로 반응하면서 새로운 생명과 그것들과의 유기적인 사건을 촉발하는 세계관을 제시한다. 미리 정해진 결말이 없는 개방형 시뮬레이션인 그의 삼부작은 인간 의식의 진화에 관한 이야기다. 작품의 서사가 미리 정해진 기존 애니메이션과 달리 쳉의 작품은 내러티브 에이전트가 코딩된 매개변수 내에서 고유한 방식으로 행동하는 기술에 의해 구동된다. 각 단계에서 애니메이션 캐릭터는 알고리즘 네트워크를 통해 자신만의 가상 세계를 구축한다.

‘사절’ 중 첫 번째 에피소드 <사절, 신들의 품 안에 거하다(Emissary In Squat of the Gods)>(2015)는 전체 2채널 설치 형식으로, 하나는 화산이라는 지질학적 위기에 당면한 고대 공동체를 묘사하고 있으며, 다른 채널에서는 임무를 수행하는 이 문명의 ‘사절’인 주술사의 딸을 추적한다. 사절은 아직 의식이 생성되지 않은 원시의 인류 공동체에서 의식을 얻고 그의 백성을 멸망에서 구하고자 한다. 안개 낀 회색 풍경에서 표현되는 기하학적 형태는 마치 의식적인 황홀 상태에 있는 것처럼 화산 주위를 목적 없이 표류하고, 구르고, 변형되고, 재구성된다. 두 번째 에피소드 <사절, 완벽을 향해 분기하다(Emissary Forks at Perfection)>(2015-2016)에서는 첫 번째 에피소드에서 화산 폭발 후 형성된 화구호를 배경으로 인간의 마지막 흔적을 조사하는 시바견을 통해 인간과의 상호작용과 복제, 합성을 경유한다. 그리고 마지막 에피소드 <사절, 스스로를 일몰시키다(The Emissary Sunset The Self)>(2017)에서는 앞선 화구호가 침식을 통해 바다에 잠기게 된 화산섬을 배경으로 스스로 사멸하는 사절이 진화를 거듭해 슈퍼 지능 어머니 AI 생명체로서 탄생하고, 몸을 가지기 위해 벌레 잎 아네모네에 합성하기에 이른다.

철학자 알프레드 화이트헤드(Alfred North White head)가 “생명은 과거에서 파생하여 미래를 정향하는 정서의 향유”*라고 한 것처럼 ‘사절’ 삼부작은 원시, 혼란, 진화 같은 과정으로서의 의식과 신체라는 것에 대한 탐닉으로서 자기 구성적이고, 반성적인 태도를 보인다. 마지막 에피소드처럼 끊임없이 자신을 갱신하는 단계의 새로운 합성은 쳉이 설계한 세계건설의 세계관으로, 마치 우리 인간과 유사한 시스템의 창발적인 행동을 추적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정작 인간인 우리는 <세계건설>에서 모든 시뮬레이션의 플롯을 따라갈 수 없으므로 각 에피소드의 내러티브의 세부 사항은 작품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이지 않다.

이야기 전개가 계속 바뀌는 시스템에서 어떤 부분이 필연적으로 반복될지 분별하기 어렵다. ‘사절’ 시리즈에서는 상충하거나 독립적인 객체들의 연속적인 합성을 통해 서로가 서로에게 필요조건이 되기도 하고, 논리적이거나 미학적으로 모순되는 지점도 확인할 수 있다. 이 모든 것은 영속적인 소멸이라는 시간의 규칙에 종속되어 있으나 사절이 내부적인 생태계에서 임무에 실패하게 된다면 자체 게임은 끝나고 새로운 게임이 시작한다. 그래서 이 모든 순간은 인간인 우리의 인지와 그것을 인위적으로 복제하려는 기계의 시도가 근본적으로 양립할 수 없음을 상기시키며 충돌한다. 그래서 두 번의 경험은 없는 영원히 한 번의 실행만이 있을 뿐이다.



<사절, 완벽을 향해 분기하다> (영상 스틸) 
2015-2016 라이브 시뮬레이션 및 스토리, 무한 길이, 
사운드 이미지 제공: 작가, 글래드스톤 갤러리, 
필라 코리아스 런던, 스탠다드 (오슬로) © 이안 쳉



끊임없이 자신을 갱신하는 비인간적 객체들

<세계건설>의 생태계는 인간이 없다. 인류의 형태를 가진 객체들이 있을 뿐이다. 여기에는 애니메이션과 비디오 게임의 알고리즘 기능을 통합하지만, 인간의 입력이나 상호작용 없이 무한한 변형이 가능한, 자신을 갱신하고 재생할 뿐이다. 작품 <BOB(Bag of Beliefs)> (2018-2019)을 이야기해보자. 밥(BOB)은 영어로 ‘신념이 담긴 가방’을 의미하는 뱀을 닮은 인공생명체이다. 여기서 ‘BOB’은 우리 모두(인간)를 대리하는 일종의 인공 생명으로 인간의 성격 구조를 모방한다. 쳉은 한 인간에게 다양한 모습과 욕구, 신념이 있는 것과 같이 인간의 의식이 작동하는 방식을 구현하는 대리물로서 인공생명체 BOB을 설계했다.

전시 작품 중 유일하게 관람객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이 생명체는 밥 슈라인(BOB Shrine) 앱을 통해 접속 가능하다. 마치 부모가 자식에게 가치관을 가르치고 성향을 물려주듯 영향 관계를 주고받을 수 있게 된다. 이러한 학습과 경험으로 인해 다른 인간의 신념과 행동 방식에 영향을 받으며 끊임없이 진화하는 구조를 가진 BOB는 우리 인간과 공진화 구조에 놓이게 된다. 여기서 일종의 <세계건설>의 모순이 발견된다. 인간이 없는 생태계를 시뮬레이션하는 시스템 안에서 인간은 소외되었으나 BOB가 진화할 수 있는 동인은 인간을 통한 간섭과 학습에 의한 것이 된다. 결국 BOB의 의식적 원천은 인간이 된다.

쳉의 라이브 시뮬레이션이 진정으로 인간 의식의 본질에 대한 통찰을 제공할 수 있을까? 그의 작품이 자체 규칙과 논리에 따라 작동하고 자체적으로 삶을 영위하는 구조라고 하더라도, 결국 인간인 우리의 이야기에 기댈 수밖에 없는 세계가 된다. <세계건설>에서의 인공지능이 인간의 범주를 초월하는, 결코 인간이 해결할 수 없는 것들을 대리하는 그것은 프로그램된 시스템 안에서의 자기 갱신적 행동을 환기한다고 할 수 있다. 인간의 시스템을 모방하지만 결코 같지 않은, 그래서 우리에게 두렵고 낯선 세계를 상상하게 한다. 관람객인 우리는 이 변형체들의 자기생성 원리나 과정을 짐작하기 힘들다. 무엇인가 일어나지만, 그것은 실제적이지 않고 거기에는 우리 인간의 경험에 대해 말해주는 어떤 것도 찾기 힘들다. 그저 우리가 현실적으로는 보지 않는 것들을 보게 해준다는 것이다. 우리가 현시적으로 볼 수 없는 것들을 본다는 것은 일견 불편하기도 하고, 생경하다. 우리는 <세계건설>이 환기하는 인간 경험으로서 자기성찰을 뒤로하고 ‘무엇이 일어나는 것인가’에 대한 끊임없는 관찰자의 태도로 작품 세계 밖에 서 있게 된다. 그래서 쳉의 <세계건설>에서는 인간이 없고 비인간적 객체들만 존재할 뿐이다.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객체들은 인간 세계와의 유사성을 지닌 존재들로 재인이라는 현실적 지각의 경계인 동시에 통로의 역할을 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다. 그러나 인간이 없는 세계에서 인간 의식의 본질을 찾는 것은 자기-모순을 가질 수밖에 없다. ‘사절’ 자체는 이미 AI가 자연법칙에서 파생된 창발적 자산이라는 주장과 모순된다. 알고리듬의 수학적 모델링이 아무리 많아도 우리의 의식을 설명하거나 재생산할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하다. 이것에 대한 답은 쳉의 최신작인 48분 애니메이션 <BOB 이후의 삶: 찰리스 연구(Life After BOB: The Chalice Study)>(2021)에서도 찾을 수 있다. BOB가 이식된 주인공 찰리스가 진정한 나를 찾아가면서 던지는 ‘인공지능이 나보다 내 삶을 더 잘 살 수 있다면, 인간인 내가 할 일이 남아 있기는 할까?’라는 메시지. 결국 알고리즘을 기반한 시뮬레이션은 인간의 표준화된 입력에 의존해야 하므로 인간의 창의성과 함께 제공되는 자발성이 부족하다. 기계 학습 알고리즘은 복잡한 논리를 모델링할 수 있지만, 진정한 인간의 의식이나 창발적 조건을 설명할 수는 없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쳉의 비유를 소환해보자. <세계건설>은 “영원히 플레이되는 비디오 게임”이다. 그러나 영원한 플레이는 우리가 전원을 켜야 가능한 세계다.  

[각주]
* Alfred North Whitehead, Modes of Thought: 오영환 옮김, 『사고의 양태』, 다산글방, 2003



* <사절, 신들의 품안에 거하다> (영상 스틸) 2015 라이브 시뮬레이션 및 스토리, 무한 길이, 사운드 이미지 제공: 작가, 글래드스톤 갤러리, 필라 코리아스 런던, 스탠다드(오슬로) © 이안 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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