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위치
  1. Artists
현재 위치
  1. Artists

Artist

리킷
Lee Kit

a

홍콩 키드의 홍콩 라이프

30대의 젊은 작가 리킷(Lee Kit)은 학생 무렵부터 ‘핸드-페인티드 클로드(Hand-painted Cloth)’ 시리즈를 선보이며 주목 받았다. 이 시리즈는 작가가 직접 체크무늬로 칠하여 실생활에서 테이블보나 커튼 등으로 사용되었던 천을 그대로 전시한 것이었다. 사용하다가 묻은 얼룩이나 구김들은 그대로 천에 남아 있었으며, 필요에 의해 세탁되기도 했다. 그렇게 사용되던 물건들은 ‘물건’으로서 역할을 다하던 시기의 사진들과 함께 ‘예술’로서 전시됐다.
● 안민혜 미술이론가 ● 사진 Vitamin Creative Space, WKCDA 제공

Installation View of 'Mobile M+: ‘You.’-Lee Kit' 2013 Courtesy of the artist, WKCDA and HKADC Photos by Cheung Pak Ming

SHOPPING GUIDE

배송 안내

배송은 입금 확인 후 주말 공휴일 제외, 3~5 일 정도 소요됩니다. 제주도나 산간 벽지, 도서 지방은 별도 추가금액을 지불하셔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배송비는 6만원 이상 무료배송, 6만원 이하일 경우 3,000원입니다.


교환 및 반품이 가능한 경우

- 주문된 상품 불량/파손 및 주문 내역과 다른 상품이 오배송 되었을 경우 교환 및 반품 비용은 당사 부담입니다.

- 시판이나 전화를 통한 교환 & 반품 승인 후 하자 부분에 대한 간단한 메모를 작성하여 택배를 이용하여 착불로 보내주세요.


교환 및 반품이 불가능한 경우

- 반품 기간(7일 이내) 경과 이후 단순 변심에 한 교환 및 반품은 불가합니다.

- 고객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멸실 또는 훼손된 경우, 포장을 개봉 하였거나 포장이 훼손되어 상품 가치가 상실된 경우,

  고객님 사용 또는 일부 소비에 하여 상품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 포장을 훼손한 경우 교환 및 반품 불가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전화 상담 혹은 게시판을 이용해 주세요.)


※ 교환/반품 배송비 유사항 ※
- 동봉이나 입금 확인이 안될 시 교환/반품이 지연됩니다. 반드시 주문하신 분 성함으로 입금해주시기 바랍니다.

- 반품 경우 배송비 미처리 시 예고 없이 차감 환불 될 수 있으며, 교환 경우 발송이 지연될 수 있습니다.
- 상품 반입 후 영업일 기준 3~4일 검수기간이 소요되며 검수가 종료된 상품은 순차적으로 환불이 진행 됩니다.

- 초기 결제된 방법으로만 환불이 가능하며, 본인 계좌가 아니면 환불은 불가합니다.(다른 명 계좌로 환불 불가)
- 포장 훼손, 사용 흔적이 있을 경우 기타 추가 비용 발생 및 재반송될 수 있습니다.


환 및 반품 주소

04554 서울시 중구 충무로 9 미르내빌딩 6 02-2274-9597 (내선1)

상품 정보
Maker Art in Post
Origin Made in Korea
Buy NowRESERVE
상품 옵션
배송
Artist
down up
상품 목록
TOTAL 0
Buy NowRESERVE

사진 속의 천과 벽에 걸린 천이 동일한 것인지 아닌지, 만약 동일한 것이라면 이것을 ‘예술’로 취급해야 하는지 ‘물건’으로 취급해야 하는지, 관람자는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사용하던 침대부터 추적한 사건의 자료들까지 갤러리나 미술관에 들어와 예술이 되는 마당에 이 질문이 유효하다고 볼 수는 없으며, 그 때문에 리킷의 작품이 특별한 취급을 받을 이유도 없다. 요컨대 작품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그가 ‘일상’과 ‘예술’의 경계를 비틀기 때문만이 아니다. 홍콩의 젊은 작가 리킷이 보여주고자 하는 그만의 ‘라이프 스타일,’ 그 자체를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사적인 기억과 시간을 끌어와 자신의 삶의 일면을 작업화하고자 하면서, 그가 강조했던 것은 ‘나만의 스타일’이었다. 그러나 자신만의 커튼, 테이블보를 만들어 사용하며 그것이 담긴 사진과 영상들을 맥락 없이 보여주는 것은 관람자에게 다만 ‘이미지’로 읽히게 마련이다. 더구나 그 이미지들이 꽤 매혹적이기 때문에 그것을 스쳐본다면 젊은 작가의 멜랑꼴리한 감수성에 함께 젖어버리는 것에서 감상을 그치게 된다. 




<A holiday Hand-painted cloth as picnic cloth 

and bed sheet in hotel room, Singapore>




하지만 그가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을 공개하는 의미를 파고들다 보면, 그것이 다만 감성의 공유에 머무르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리킷은 1978년 홍콩의 중국이민자 집안에서 태어나 최근 태국으로 거처를 옮기기 전까지 줄곧 홍콩에서 살아왔다. 그러니 사실 그의 삶이야말로 ‘홍콩스럽다’고 할 수 있으며, 아이러니하게도 그가 보여주었던 ‘나만의 스타일’은 홍콩 젊은이들의 삶을 대표하게 된다. 따라서, 미술 올림픽이라 불리는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이 홍콩의 대표주자가 펼쳐낸 소박함과 쾌적함은 바로 그들이 뽐내고 싶어 하던 그들만의 ‘홍콩적 삶’이었을지도 모르겠다.1) 작업에 등장하는 모든 표식들이 그의 ‘개인적 삶과 일상’을 향해 있음에도, 보이는 것에만 한정되어 볼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는 작품을 통해 ‘홍콩키드’의 삶-정체성-을 내보이고자 한다.




<My pillow seems like a bed, a pillow seems like my bed.> 

2008 Acrylic on fabric, sewing, ready-made, video 

with exhibition view of <My pillow seems like a bed, 

a pillow seems like my bed.> 2008 

The Chinese University of Hong Kong, Hong Kong  




그를 ‘홍콩키드’로 일컫는 데는 홍콩이라는 도시에서 태어난 첫번째 세대, 즉 첫번째 홍콩인(Hongkonger)이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빌려온 공간, 빌려온 시간’2)으로 통하는 홍콩은 1842년 난징조약 체결에 의해 영국으로 포섭된 이후부터 이민자와 이동자들의 공간이었다. 홍콩의 근간을 이룬 대부분이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이 세워질 무렵 혼란을 피해 넘어온 중국의 피난민들이었으며, 이후에도 많은 중국인들이 정치적, 경제적 이유로 흘러들어 왔다. 홍콩은 이러한 이민자들의 공간, 즉 이동의 도시였다. 그러던 중, 1970년대부터 이들 사이에 아이들이 태어났는데, 이들이 바로 홍콩에서 태어나고 자란 ‘홍콩키드’다. 홍콩 본토 출생의 사람들이 생겨나면서 그들은 중국과는 차별된 ‘홍콩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스스로 인식하게 된다. 이들이 성인이 된 1997년, 홍콩은 중국으로 반환됐는데, 정부는 영국식민의 잔재를 없애기 위해 노력한 반면, 젊은이들은 ‘탈식민’ 주장을 중국정부에 대한 충성으로 받아들이며 냉소적으로 반응한다. 




<Story three: Mary and Linda, born in Japan 

and currently live in the States. One day they went 

picnic with friends, including Peter. Three of them enjoyed 

it so much and since then, they live happy ever after.>

2010 Acrylic on fabric, acrylic on wood, sewing, 

re-shot found images Story three: Packing for painting

 Acrylic, emulsion paint and mixed media on cardboard  




이는 ‘중국적인’ 것을 열등하고 폭력적인 것으로 여기고 거부하는 것이었으며, 동시에 중국으로 포섭되는 두려움의 표현이기도 했다.3) 이 두려움은 홍콩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지켜내려는 노력의 큰 기제가 되는데, 바로 여기에 리킷의 작품이 놓인다. “홍콩에서의 나는 스튜디오에 처박혀 문을 걸어 잠근 채 살았다. … 그 안에서 나의 모든 행동은 예술이 될 수 있었다. 그것은 ‘홍콩’이라는 도시가 추구하는 것과는 다른 그 무엇이었기 때문이다. 내가 요리를 하든, 청소를 하든 그것은 예술적 행위가 되었다.” 리킷은 자신의 삶을 기성세대의 것과는 다르게 만들면서 집단과 분리시키고 여기에 예술적 행위라는 새로운 정체성을 부여한다. 하지만 이것은 그가 자신의 정체성을 지키고자, 일상 속에서까지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2007년부터 홍콩의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생활과 문화의 문제를 제기하는 새로운 운동이 등장했는데, 이로써 그들은 기성세대의 삶을 무가치한 것으로 여기고 개인의 의미에 더욱 비중을 두게 된다.4) 리킷 역시 이 세대의 일원으로, 작품 안에서 정치적이거나 사회적인 이슈를 직접적으로 다루지는 않지만, 일상을 예술로 만드는 자신의 태도 자체에 이미 정치적 메세지를 담는다. 




Exhibition view of

 <I'm missing someone but I don't know who's that someone> 

2009 Seoul Korea  




영국의 피식민지라든가, 소비와 거래의 도시라든가, 중국으로 반환된 국가라든가 하는 정체성이 아닌 그 공간에서 살아가는 개별자들의 삶을 드러내는 것이 그가 작품을 통해 던지는 메시지의 중심이며 태도이다. 한편, 그는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핸드-클로드 페인팅과는 다른 새 작업을 선보였다. 그리고 작업에 대한 변화를 묻는 질문에 “정체성을 보이기 위해 고군분투 할 필요가 사라졌다”고 언급했는데, 바로 여기에 홍콩키드의 생애에 얽힌 ‘정체성에 대한 강박’과 그것의 ‘와해’라는 키워드가 존재한다. 그는 태국으로 거처를 옮기면서 핸드-페인티드 클로드 시리즈를 통해 ‘자신’을 설명하고자 했던 강박에서 벗어나게 된다. “태국에서 그것(일상이 모두 예술이 되는 것)들은 모두 사라졌다. 요리 할 때 난 그저 요리 할 뿐이다.” 리킷은 이제 일상 속 행동들을 다만 촬영/수집한다. 그는 자신의 핸드-페인티드가 아닌, 기성품을 그대로 이용하고 있는 자신의 평범한 삶을 내보이는데, 이로써 그가 ’홍콩키드’라는 비실체의 추구에서 벗어났음을 파악할 수 있다. 




Exhibition view of <Popping Up> 2010 

Hong Kong Arts Centre, Hong Kong




그는 중국-또는 영국-이라는 타자와의 다름을 통해 스스로를 증명해야 하는 피로함에서 벗어나, 있는 그대로의 자신의 존재를 감지하기 시작한다. 전시에는 그가 직접 만든 식탁보 대신, 파라솔과 파란 깡통의 니베아 크림, 민트색의 티셔츠가 잠시 집을 비운 주인을 기다리는 듯 자연스레 놓여 있다. 그리고 그 공간 사이로 그가 수집한 시간(영상)이 선보인다. 베니스 비엔날레에 소개된 그의 전시 타이틀, <You(you)>는 ‘나’와 ‘거울 속에 반사되는 나’를 의미한다. 그것은 둘 다 나인 동시에 둘 다 내가 아니며, 일상 속에서 매일 마주하는 것이지만, 온전히 ‘나’를 담은 것 역시 아니다. 그는 이제 자신을 설명하기 위해 애쓰기 보다는 다만 수집하는 쪽을 택한다. “나는 나의 존재함을 느끼고 싶다. 예컨대 내가 집에 혼자 우두커니 앉아있는 동안, 나는 어떤 감정도 느끼지 않으며 어떤 상태도 아닌 상태이다. 바로 그 때, 나는 내가 존재함을 느낀다. 그러나 나는 다시 그것을 ‘존재’로 치환시키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그것은 너무 과하다.”  




Courtesy of the artist, WKCDA and HKADC




리킷은 1978년 홍콩에서 태어나 홍콩 중문대학(The Hong Kong Chinese University of Hong Kong)에서 순수미술을 전공했다. 2008년 오세게 갤러리(Osege Singapore)에서 <Inside Looking Out> 전시를 선보이며 아시아 특유의 미감과 정서를 가진 젊은 작가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최근 태국으로 작업실을 옮기기 전까지 홍콩에 거주하고 활동했으며 2013년 제 55회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홍콩작가로 선정됐다. 자신이 직접 칠한 천을 오브젝트에서 아트로, 아트에서 오브젝트로 전환시키고 친구들에게 선물로 주어 소유를 이동시키는 등 예술작품과 그렇지 않은 것의 경계, 단순한 취향과 예술적인 것의 경계에 대한 작업을 해왔다. 최근에는 보다 적극적으로 자신의 삶을 전시장으로 이동시켰지만 그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감각적인 색채가 오히려 작품의 의미를 흐리게 한다는 평을 받기도 한다.


[각주]

1) 그는 2013년 제 55회 베니스 비엔날레의 홍콩 대표작가로 선정됐다. 베니스 비엔날레에 홍콩관이 따로 존재하지는 않으나, 2001년부터 홍콩 작가들을 선정하여 보이고 있으며 55회 때에는 최근 활동을 시작한 미술관 ‘M+’와 협력하여 리킷의 작품을 선보였다. 필자의 개인적인 취향이 작용한 탓도 있겠으나, 아직까지 스펙터클한 감성과 규모를 자랑하는 것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비엔날레의 많은 전시들 안에서 보인 그의 소박한 작업들은 단연 돋보이는 것이었다.


2) 홍콩을 묘사할 때 자주 쓰이는 구절로 리처드 휴즈(Richard Hughes)의 저서 『Hong Kong: Borrowed Place, Borrowed Time』에서 빌려옴을 밝힌다.


3) 1967년에 발기한 ‘67폭동’ 역시 홍콩인들만의 차별화된 정체성을 추구하고자 하는 의지에 불을 붙인 사건이다. 이는 영국정부에 대한 불만에서부터 출발한 것이었지만, 이에 대응하는 중국 공산주의자들의 폭력성을 목격한 홍콩인들은 영국정부보다 중국이 더욱 위험한 대상임을 깨닫고 그로의 종속이 자신들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고 파악한다. 이 사건 이후, 홍콩 젊은이들 사이에서 반공산, 반중국 정서가 퍼지게 됐고, 중국과 차별된 홍콩인만의 삶을 추구하게 된다. 조지훈, 「홍콩 공공미술의 정치화(1): 홍콩인의 ‘삶의 방식’견지를 위하여」, pp.101~125, 2011 참조.   


4) 이 중심에 ‘황후부두 지키기 운동’이 있다. 이 부두는 영국식민시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중국 정부가 이를 식민시기의 잔재로 여기고 파괴하고자 한 반면, 홍콩의 젊은이들은 이것이 자신들의 ‘집단기억’ 또는 ‘공통기억’으로 존재하고 있음을 주장하며 보존운동을 벌인다. 이 운동은 중국정부, 또는 중국적 민족주의에 대한 일종의 포비아를 지닌 젊은이들이 정치에 대한 관심을 갖도록 했으며 동시에 ‘집단’이라는 용어가 가진 폭력성 때문에 논란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장정아, 「우리의 기억, 우리의 도시: 집단기억과 홍콩 정체성」, 『동북아 문화연구 제17집』, pp.87~115, 2007 참조.

게시물이 없습니다


메모 입력
뉴스레터 신청 시, 퍼블릭아트의 소식을 빠르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이메일 주소를 남겨주시면 뉴스레터 구독에 자동 동의됩니다.
Your E-mail Send

왼쪽의 문자를 공백없이 입력하세요.(대소문자구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