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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수업: 세상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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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7.8 – 2014.8.10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관 프로젝트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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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수업, 잊지 않겠다는 어떤 다짐들에 부쳐



나는 서울시립미술관을 좋아한다. 물론 이 좋아함의 대상은 때로 전시와 별 관계 없는 고즈넉한 돌담길이나 비오는 날의 정동극장일 때도 있다. 더 각도를 좁혀 말해보자면 시립미술관의 전시는 대개 쉽고 편안하다. 늘 새로운 문제작을 필요로하는 전문가들은 이를 진부하거나 통속적이라 표현할지도 모르겠지만, 쉽고 편안하다는 말의 이면에는 굳이 어렵게 각잡고 쓰지 않아도 되는 동시대성, 공공성 같은 함의가 숨겨져 있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3층 한 구석에 자리한 프로젝트 갤러리는 그런 시립미술관의 공간 중에서도 가장 ‘컨템포러리’한 곳이다. 열 평 남짓한 작은 전시 공간에서 보통 큐레이터는 어떻게 채울지의 문제가 아닌 어떻게 뺄 것인지의 문제를 더 깊이 고민하게 된다. 주어진 시공의 재료만으로 나름의 결과값을 모색하기 위한 노력, <성장교본>과 <소음인가요>가 그랬던 것처럼, <생명수업> 역시 화려하고 요란한 스팟라이트의 외부에서 묵묵히 관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차승언은 직물이 가진 물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온 작가다. 물성이란 다른 말로 사물이 세계 위에서 유지되고 지속되는 방식이다. 캔버스 천이 가진 씨줄과 날줄의 교차를 긴장과 이완의 반복으로 드러낸 <ㅊㅓㅓㅓㅓㄴ80P>과 같은 작업은 그래서 어떤 어려운 설명 없이도 관객들과 충분한 정서적 공감대를 형성한다. 캔버스가 규범에 맞게 채워지지 않더라도 자체의 물성으로 인해 미적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은, 그 문제제기의 별다를 것 없는 평범함 만큼이나 잊혀지기 쉬운 사소한 온당함이다. 작가는 <들음에서>를 위해 1cm 간격으로 매달린 얇은 실들로 반투명한 벽을 설치한다. 막상 전시장 입구에 들어서 벽에 빼곡이 들어찬 텍스트를 읽어 내려가면서도 글자 앞에 놓인 이 연약한 장막의 존재를 눈치채기란 쉽지 않다. 보지 못한다기보다는 보았음에도 미처 알지 못한다는 표현이 적합할 것이다. 




이혜인 <눈 먼 그리기_ 20분> 

캔버스에 오일 각 22×27.5cm, 24×34.5cm, 2014




선은 하나의 매개다. 선은 그 자신이 가득 채워지는 대신 간격의 공란에 의미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면의 자격을 획득한다. 빈 허공이 바라보아질 수 있는 무언가로 구체화 되는 순간, 관객은 조명의 위치에 따라 시시각각 다양한 색으로 물드는 가상의 벽을 목격할 것이다. 바깥의 복도에서 다시 이어지는 이 벽을 장소특정적이라 칭한 큐레이터의 부연은 어딘지 옹색한 느낌을 자아낸다. 시각적인 완결성을 만들기에는 드러난 작업의 양이 너무 적었다는 생각도 든다. 현실적인 제약 속에서 불가피한 선택이 필요했으리라 추측해 본다. 


이혜인의 <유령선>은 아쉽지만 이번 전시에는 어울리지 않았던 작품이다. 침몰하는 배에 대한 직접적인 트라우마를 자극하는 이 그림은 그것이 초래하는 불편함 자체보다는, 오히려 이것이 2010년도에 그려진 회화임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함정에 빠진다. ‘빈 주소’라는 모티브와 그에 얽힌 작가의 흥미로운 내적 (그러나 분명 외상적인) 경험을 세월호라는 블랙홀에 빼앗긴 채, 유령선은 무늬만 남은 껍데기로 전락하고 만다. 베타니엔 레지던시 체류 시기에 그려진 <두 번째 삶> 시리즈에서는 차분하고 정적인 태도로 삶의 주변을 예술적 사건으로 복권시키고자 하는 작가의 고민이 묻어나고 있다. 인상주의자들에게 야외 사생이 칸트적 의미에서 ‘나’를 되찾는 방식이었다면 이혜인은 오히려 타자화 된 대상을 위해 ‘나’를 비우는 모험을 감행한다. 시선이 되어 떠도는 작가의 태도는 흡사 소설가의 그것과 유사하다. 그래서 시선은 실패에 아랑곳하지 않고 다만 ‘잘 정지하려 애쓴다’. 




이혜인 <Berlin Planterwald Station. 

Sunny. 27.12.12. 14:00~15:40> 

2012-2013 25×25cm




시선은 ‘어떤 멈추어진 것들이 이따금 저항의 신호처럼 보여졌’음을 담담히 고백한다. 직간접적으로 세월호를 호출하는 이번 전시에 대해 전혀 상반된 두 가지의 반응이 공존할 것 같다. 아마 예술적으로 잘 훈련된 사람들일 수록   <눈 먼 그리기 20분> (세월호 희생자들을 그린 블라인드 페인팅) 같은 작업이 취하는 방식에 대해 모종의 거부감을 피력할 것이다. 동 미술관 1층에서 개관한 <유니버셜 스튜디오>의 참여 작가 알프레드 23 하르트는 그의 노트에서 다음과 같이 진술하고 있다. “나는 지금 타자의 시선으로 한국을 바라볼 수 없다. 참사가 나의 모든 예술적 행위를 멈추게 했다.” 그의 언급처럼 거리두기가 작동을 멈춘 <생명수업>은 일견 우리 안에서 완전히 정제되지 못한 서툰 감정의 잔여물에 호소하는 시도로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어떤 서정도 불가능할 것만 같은, 특별법 제정을 둘러싸고 다시 한 번 절망적인 파국을 목도하고 있는 이 시기에, 우리가 기억해야만 할 것들을 끈질기게 사건의 중심부로 길어올리는 것 역시 분명 예술이 가진 의미 있는 사회적 역할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혜인의 <두 번째 삶>과 <눈 먼 그리기 20분>은 작가의 고유한 문제의식 속에서 작동하는 동일한 하나의 평행이론이다.    




* 차승언 <들음에서> 2014 실과 투명 테이프를 이용한 서울시립미술관 현장 설치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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