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위치
  1. Exhibitions
  2. Art World
현재 위치
  1. Exhibitions
  2. Art World
현재 위치
  1. Exhibitions
  2. Art World
현재 위치
  1. Exhibitions
  2. Art World
Issue 198, Mar 2023

우정은 창조의 힘?

Switzerland

Acts of Friendship Act 1 & 2
2023.1.28-2023.5.28 취리히, 미그로스 현대미술관

Ragnar Kjartansson The Visitors
2023.1.28-2023.5.28 취리히, 미그로스 현대미술관

● 김유진 스위스통신원 ● 이미지 Migros Museum für Gegenwartskunst 제공

Ragnar Kjartansson [The Visitors] 2012 9-channel video projection (color, sound) Dimensions variable 64min 51sec Sammlung Migros Museum für Gegenwartskunst Still by Elisabet Davids Courtesy Ragnar Kjartansson
온라인 구독 신청 후 전체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구독하기 Subscribe 로그인 Log in
지난 2012년 미그로스 현대미술관(Migros Museum für Gegenwartskunst)에서 선보였던 작업을 다시 보여주는 것인가 하는 의심 반, 확신 반으로 찾은 라그나 카르탄슨(Ragnar Kjartansson)의 전시 <The Visitors>. 역시나 같은 작업이 전시되고 있었지만 <Acts of Friendship>이라는 그룹전을 통해 가족 외 가장 친근한 사회단체인 친구들이 우정 또는 정신적 나눔을 통해 어떤 창의적 행위와 새로운 사회적 움직임을 창조해내는가 하는 질문에 대한 여러 큐레이터와 작가들의 의견을 담았다는 점에서 이전 전시와는 사뭇 달랐다.


1976년 아이슬란드 레키아빅에서 태어난 행위 예술가 카르탄슨에게 ‘반복’은 매우 중요한 예술적 수단이다. 반복적인 장시간의 퍼포먼스는 그의 작업 대부분에 드러나는 콘셉트며, 반복으로 인해 생기는 우습지만 비극적으로 읽히는 연극적 행동을 담아낸 영상, 또 반복적 전시를 통한 전 세계의 비슷한 담론의 구성하는 것도 그의 미술 세계의 중요한 요소다.




Exhibition view of <Acts of Friendship - Acts 1 & 2>

Olaf Breuning <Woman and the Dead> 2007, Martin Kippenberger

<Pictures under the Influence of Wind Direction I-IV (No. II and IV)>

1986, Ruth Erdt <The Gang> 1984-2000 Sammlung Migros Museum

für Gegenwartskunst Photo: Flavio Karrer




<The Visitors>는 미그로스 현대미술관 외에도 미국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San Francisco Museum of Modern Art), 헬싱키 키아즈마 현대미술관(Kiasma), 스페인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Guggenheim Museum Bilbao) 등 전 세계 10군데가 넘는 곳에서 상영됐다. 작업의 시작점은 뉴욕 허드슨 강변에 위치한 역사적인 건물 로케비 멘션(Rokeby Masion)을 빌려 친구들을 초대해 노래를 만든 것에서 비롯한다. 뮤지션, 영화·연극인 8명이 침실, 욕실, 거실 등에서 따로, 각기 다른 악기로 1시간이 넘게, 작가에 따르면 여성적인, 허무주의적, 가사도 거의 없는 가스펠 송 <Feminine Ways>를 연습한다. 8명 각자의 모습이 개별적인 화면으로 보여지고, 나머지 하나의 화면에선 모두 함께 모여 폭죽을 터트리고 파티를 하며 테라스에서 노래를 부른다.




L/B(Lang/Baumann) <Beautiful Corner>

1999 Wood, fitted carpet, glass plate, 2 tables, 10 chairs,

snacks and drinks Sammlung Migros Museum für

Gegenwartskunst Photo: Flavio Karrer




이 그룹 영상과 함께, 욕조에서 기타를 치는 작가의 모습은 움직임이 가장 많아 눈여겨보게 만든다. 정돈도 되지 않은 일상적인 방에서, 헤드폰을 끼고 악기를 조율하거나 연습하는 모습은 다큐멘터리적 성격을 띠지만, 역사적 유품이나 그림 같은 건물의 성격은 무대처럼 보이고, 또 때때로 음향의 조절로 스크린간의 강략을 조절한다든지, 인물들 간의 조합을 통해 코러스를 조성하는 것 등은 영화적 픽션의 성격을 지닌다. 일종의 콘서트 같은 이 작품은 일상과 픽션을 넘나들며 단순히 반복되는 일상과 일회적 아름다운 감동 사이를 누빈다. 스웨덴 밴드 아바(ABBA)의 마지막 앨범과도 같은 제목인 ‘The Visitors’는 만남, 감정의 생성, 의지, 우정 또 다시 헤어짐 등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한다.




Exhibition view of Ragnar Kjartansson

<The Visitors> 2012 Sammlung Migros Museum für

Gegenwartskunst Photo: Flavio Karrer




전체 세 막으로 구성된 전시 <Acts of Friendship>은 사회적 관계 형성을 창조적 예술 행위의 중심으로 본다는 점에서 일상 속 서로 간의 소통과 소사회의 변화를 미술의 매체로 보았던 니콜라 부리오(Nicolas Bouriaud)의 미학과 일맥상통하다. 조금 다른 점은 모호한 정치적 성향, 사회 비판적 시각보다는 어린 시절 친구 사이의 동질감이나 가까운 이웃들의 모습, 친근한 만남의 장소, 같이 나눈 노래, 영화 등이 떠오른다는 점이다. 작품의 설치와 그 이유가 적힌 글들은 각각의 큐레이터가 친구 같은 작가들의 작업을 왜 추천하는지 설명해 더욱 친밀감을 강조한다.


에스터 엡슈타인(Esther Eppstein)의 작업은 그가 20세기 초반 미술계 여성 화가들의 지지대가 되었던 거트루드 스타인(Gertrude Stein)의 살롱에 영감을 받아 운영하는 메시지 살롱(Message Salon)의 단편적 모습을 캠핑카와 테이블로 미술관에 보여주고 있다. 메시지 살롱은 1997년을 시작으로 여러 작가를 초대하는 이벤트와 함께한 지역의 일정 기간 상주하면서 지역주민들에게 전시와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움직이는 살롱이다. 스위스 여러 군데에서 활동했고 대부분은 취리히에 상주하고 있다.




Alex Bag, Petterson Beckwith

<Cash from Chaos / Unicorns & Rainbows>

1994-1997 11-channel video projection on 5 monitors

(color, sound)  Sammlung Migros Museum für Gegenwartskunst

Photo: Flavio Karrer




L/B(Lang/Baumann)는 1970년대 편안한 집을 대표한 인테리어 디자인 요소인 기하학적 무늬와 화려한 색의 대비를 이용한 건축적 변이를 통해 환경을 변화시키는 설치 작업을 보여준다. <Beautiful Corner>(1999)는 그저 디자인 변경이 아닌 새로운 감정 이입을 통한 사회적 반응을 만들어내는 작업이다. 환경, 디자인, 생각의 변화라는 맥락에서 본 안젤라 블록(Angela Bulloch)의 <Club Berlin>(1994-1997)도 흥미롭다. 주황색 팻보이 의자 위에 설치된 세 개의 헤드폰에선 테크노 음악들이 흘러나온다.


1997년 ‘베를린 아트페어’에서 선보였던 클럽과 전시장을 연결한 전시 풍경을 재현하고 있는 이 작업은 보이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와 음악을 나누는 것을 예술 행위로 대신 한다. 나와 너를 대상으로 쓴 아주 간단한 텍스트의 아니카 스트롬(Annika Strom)의 아마추어 뮤직비디오는 언어적 표현과 실질적 상황, 감정과의 관계의 복잡함을 잘 드러낸다. 알렉스 백(Alex Bag)과 피터슨 벡위드(Petterson Beckwith)는 맨하튼 이웃 네트워크라는 지방 방송국 프로그램을 운영하던 동료 사이다.




Esther Eppstein <Message Salon Wohnwagen>

1998-2000 Caravan with awning, furniture, brochures,

photos, various materials, video and audio works  

Sammlung Migros Museum für Gegenwartskunst

Photo: Flavio Karrer




이 둘은 방송 후 선전, 다큐멘터리, 영화 등의 남는 푸티지로 <Cash from Chaos/Unicorns & Rainbows>라는 이름의, 1994년부터 1997년까지 4년간 미디어로 집결되는 소비, 셀럽, 대중문화의 형태를 새롭게 보여주는 방송을 해왔다. 낮 동안 운영되는 전형적인 토크쇼, 탤런트 쇼, 시트콤, 뉴욕의 길거리 모습, 쇼핑센터 등의 50시간 푸티지를 비디오 테이프로 보여주는 방대한 작업은 텔레비전 미디어의 재현 방식에 대한 특별한 애정과 함께 비판적 시각도 담고 있으며, 최근 MoMA에서도 상영된다고 한다.


올라프 브로이닝(Olaf Breuning)의 <Woman and the Dead>(2007)는 우습지만 그로테스크하고 꽤 심각한 문제를 다루는 그의 수많은 도자 조각의 일부 중 하나로, 놀이터에서 귀신 친구와의 시소놀이를 하는 아이를 대형으로 옮겨 놓은 형태를 띤다. 아이의 시각과 손으로 찰흙 같은 아마추어적 제작 방법을 강조한 이 작품은 우리가 아는 전형적 재현 방법에 질문을 던지는 동시에 관람객 쪽으로 활짝 웃으며 땅쪽으로 기운 아이와 무섭기보다는 울상을 짓는 것에 가까운 가벼운 죽음을 통해 틀에 박힌 사회적 이미지와 역할의 의미를 아이러니하게 바라보게 한다.




Exhibition view <Acts of Friendship - Acts 1 & 2>

Angela Bulloch <Club Berlin> 1994-1997,

Ruth Erdt <The Gang> 1984-2000 Sammlung Migros Museum

für Gegenwartskunst Photo: Flavio Karrer




전시에는 관계성의 형성을 통한 소사회의 시각과 경험 변화를 강조한 작업도 있고, 또 오랜 동료가 한 프로젝트로 얼마나 열매를 맺었는지 그 성과를 보여주는 작업도 있었으며, 노래와 놀이의 나눔을 창조의 시작으로 보는 예술 작업들도 있었다. 하지만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친구들이 만들어내는 창작 과정과 또 개개인만이 전달할 수 있는 삶과 감정을 작품으로 영입하고, 이들 간에 소통의 감정선을 따라가는 카르탄슨의 퍼포먼스는 가장 강렬하게 우정이 무엇인가를 생각토록 이끈다.  PA  글쓴이 김유진은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취리히 대학 미술사학과에서 「Remake in the tension between the global and local art scene」이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스위스 한 재단에서 예술 소장품 관리를 돕고 있다.




Esther Eppstein <Message Salon Wohnwagen>

1998-2000 Caravan with awning, furniture, brochures,

photos, various materials, video and audio works

Sammlung Migros Museum für Gegenwartskunst

Photo: Stefan Altenburger Photography, Zurich


Share this

Save this

Written by

김유진 스위스통신원

Tags

More Articles


메모 입력
뉴스레터 신청 시, 퍼블릭아트의 소식을 빠르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이메일 주소를 남겨주시면 뉴스레터 구독에 자동 동의됩니다.
Your E-mail Send

왼쪽의 문자를 공백없이 입력하세요.(대소문자구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