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위치
  1. Features
  2. Special Feature
현재 위치
  1. Features
  2. Special Feature
현재 위치
  1. Features
  2. Special Feature
현재 위치
  1. Features
  2. Special Feature
Issue 90, Mar 2014

2014 퍼블릭아트 선정작가

2014 PUBLIC ART SELECTED ARTIST!

퍼블릭아트의 새로운 얼굴들이 결정됐다. 지난해 12월부터 약 두 달에 걸쳐 진행된 <2014 퍼블릭아트 선정작가 대상(大賞)> 공모로 편집부는 연일 북새통을 이뤘다. 공모는 장르 구분, 국적에 관계없이 만 20세 이상의 작가 모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포트폴리오에서 개인정보와 이력을 소거한 후, 순수하게 작품만으로 승부하는 1차 블라인드 심사, 2차 심층 인터뷰를 거쳐 최종 선정된 작가는 총 9명. 예년과 다르게 올해는 특히 1, 2차 심사에 모두 전문심사위원이 참여하는 등 선정에 더욱 신중을 기했다.
● 기획 · 진행 편집부 ● 사진 서지연 ● 장소협찬 문화역서울 284
온라인 구독 신청 후 전체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구독하기 Subscribe 로그인 Log in

이렇듯 엄정한 심사를 거쳐 구지윤(회화), 박문희(조각), 신유라(설치), 애나한(설치), 윤형민(설치), 이수진(설치), 장철원(회화, 영상), 정혜정(회화, 설치, 영상), 최현석(회화) (이상 가나다 순)이, 이중 선정 작가 대상에는 윤형민이 뽑혔다. 문화 번역을 주제로 사물을 재맥락화하는 작업을 지속해온 윤형민은 1, 2차 심사위원 모두에게 탁월한 점수를 얻었다. 대상 작가에게는 상장 및 순수 창작 지원금 200만원의 혜택이 돌아간다. 특히 올해의 경우, 경기창작센터 MOU 체결을 통해 선정작가 전원에게 지원자에 한해 경기창작센터 레지던시에 참여할 기회가 주어졌으며, 심사를 통해 윤형민, 정혜정의 입주가 최종 결정됐다. 또 선정작가전을 비롯해, 본지가 주관·협력하는 여러 프로젝트의 참여 기회가 제공되는데, 2013·2014 선정작가들이 한데 모이는 선정작가전이 오는 4월, 한남동 블루스퀘어 내 복합문화공간 네모(NEMO)에서 개최되며, 2014 선정작가들은 올해 있을 하이브리드 아트쇼 <코리아투마로우>에서도 소개될 예정이다. 


한편, 지난 2월 발렌타인데이. ‘2014 퍼블릭아트 선정작가’ 의 새로운 얼굴들이 ‘문화역서울 284(이하 284)’에 등장했다. 전통적 공간이 새로운 현대적 맥락에 맞게 거듭난 284야말로, 꾸준히 이어져 왔지만 매년 새로운 얼굴(Every-year-new-faces)을 자랑하는 ‘퍼블릭아트 선정작가’들을 소개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공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 편집부와 선정작가들은 서로 초콜렛을 나눠먹고, 맛있는 점심을 함께하며 284공간을 따뜻함으로 가득 채웠다. 자, 이제 퍼블릭아트의 뉴히어로(NEW HERO)들을 만나보자.



[jury's commentary] 


이지호(심사위원장) 이응노미술관 관장


세계적으로 아시아 현대미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제미술계가 한국미술에 주목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를 타고 한국미술을 국제미술계에 확고하게 정착시키려면 역시 작가가 가장 중요하다. 월간 「퍼블릭아트」는 역시 이 점에 주목하여, 국제적 역량을 갖춘 우수 작가를 발굴하고자 지난 2007년부터 <월간 퍼블릭아트 선정작가 대상(大賞)>공모를 진행하고 있다(이 공모는  <월간 퍼블릭아트 선정작가>제도로 진행되다가, 지난 2010년 현재의 이름으로 거듭났다). 「퍼블릭아트」의 작가공모 프로젝트는 마케팅 기반을 갖추고 있는 미술전문 잡지사가 주관한다는 유리한 측면을 갖고 있다. 물론 작가공모는 국립현대미술관을 비롯하여 여러 공공기관 및 사립기관에서도 각기 다른 기준과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여러 기관에서 선정된 작가명단을 살펴보면 작가가 서로 겹치거나 혹은 이미 발굴된 작가를 또 선정하는 경우가 흔하다.   


이에 비해, 이번 공모 심사에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우선 학연과 지연에 얽혀 일부 출신 작가에게만 기회가 한정되는 우리 미술계의 고질적인 만성병을 개선하고자, 응모작가의 학력과 같은 프로필은 심사에서 고려하지 않고 오로지 작품만으로 평가하여 선정하였다. 또한, 이번 후보자들이 대부분 이십/삼십대였던 터라 앞으로 천생 예술가로 살아갈 잠재적 역량을 담보할 창의성에 맞춰 선발했다. 영국의 터너 상처럼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공모행사로 성공하려면 여러 가지 조건이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주최 측의 확실한 선정기준과 외부 심사위원의 소신 결정 등이 존중되어야 한다. 이번 공모 심사에서 주최측은 사위원들이 응모자의 인터뷰와 포트폴리오 발표를 통해 공정하고 합리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최대한 배려하였다.         


본인이 참여한 2차 심사는 프리젠테이션과 심층인터뷰로 진행했다. 모든 후보자들의 작업이 고르게 실험성과 작품성을 갖추고 있어서 심사에 경중을 가리기가 쉽지 않았다. 최근 일부 젊은 작가들이 다루는 보편적 일상에 대한 가벼운 성찰과 사회적인 이슈에 대한 표피적인 터치와 같은, 개념이 모호하고 모방적인 작업의 비율이 현저하게 낮았다. 한편, 인터뷰 심사를 하다 보니 작품 설명이 오히려 작업의 가치를 낮추는 후보자도 꽤 있었다. 이것은 후보자가 작업에 대한 개념 확립에 실패했거나 아니면 작업에 대한 지나친 포장 혹은 과장으로 인해 생겨난 결과일 것이다. 작가로서 가장 경계해야 할 부분 중 하나다. 결국 2차 심사에서는 1차 서류심사를 거쳐 올라온 20명 중에서 구지윤, 박문희, 신유라, 애나한, 윤형민, 이수진, 장철원, 정혜정, 최현석 총 9명을 최종 선정 작가로 선발했고, 그 중 윤형민 작가를 대상으로 결정했다. 이들은 정직하게 사물을 보려하며, 자신의 마음과 눈으로 세상을 그린, 진정성과 창의성을 고루 갖춘 작가들이다. 마지막으로, 심사는 최대한 ‘작품’에 집중하여 진행한 점을 다시 말씀드린다.



김진희(2차 심사위원) 경기창작센터 학예팀장


올해로 8회째를 맞은 <월간 퍼블릭아트 선정작가 대상(大賞)>공모의 특징을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1차 심사를 통과하여 2차 심사에 참여한 후보자들 중에는 전반적으로 신진작가가 많거나 상업적인 작업을 하는 작가가 많았다. 작품들의 경향이나 수준(차별적인 표현이라기보다 개인적 작업 영역의 성취도라고 말하고 싶다)은, 지원자들마다 편차가 큰 편이었다. 이번 공모뿐 아니라 젊은 작가들 전체에게 한 가지 조언하고 싶은 점이 있다. 기술 테크닉의 현란함과 예술창작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혼동하는 작가가 두드러지는데, 이는 지양하는 편이 좋을 것이다.



박순영(1차 심사위원) 난지스튜디오 큐레이터


<월간 퍼블릭아트 선정작가 대상(大賞)>공모 1차 심사는 포트폴리오 심사로 이루어졌다. 물론, 블라인드 심사를 한만큼 작품성에 중점을 두었지만, 그 기준은 실험성과 독창성에 두었다. 양식적인 면에서 새로운 실험적 요소가 많이 보였고, 작품들의 성향은 무척 다채로웠다. 흔하지 않은, ‘이런 작품은 어디에도 없었기 때문에 뽑아야한다’고 생각되는 작품들도 있었다. 특히, 회화 장르에서는 예전에 비해 사실적인 묘사를 중시한 작품보다 회화성이 강한 작품이 많았다. 소설이나 영화같이 기존의 표현물을 소재로 한 성향이 많지 않아서 다행이었지만, 여전히 시대성이나 현실성이 배재된 채, 자신의 이야기만 하는 작업이 간간히 보여서 아쉬웠다.



이대형(1차 심사위원) 아트 디렉터, 현대자동차


“반전”, “예상 밖의 이변”, “놀라움” 등의 수식어가 항상 따라다니는 것이 미술상의 가장 큰 매력이다. “유행”에 역행하는 돌출과 일탈 행동에 박수를 보내는 심사위원이 존재하고, 새로운 판단 기준을 제시하려는 미술상의 태생적인 욕망이 존재하는 한 “반전”, “이변”을 선망하는 역사는 지속될 것이다. 이번 <월간 퍼블릭아트 선정작가 대상(大賞)>공모 심사를 통해 하나의 유행에 함몰되지 않는 젊은 작가들의 다양성을 확인할 수 있어 좋았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미술이란 이러해야 한다”는 큰 틀을 깨고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만한 돌출, 일탈을 발견하는 데는 실패했다. 미술의 내재된 형식의 다양성과 그것에 대한 경험 방식의 다양성 사이의 줄다리기에서 전자의 손을 들어주는 작품들이 많았다. 개인적인 경험에서 집단적인 경험까지 머릿속에 그리며 전시를 구성하는 선견과 그로 인해 달라질 작품의 형식, 그리고 그것을 지탱하는 텍스트의 견고함까지 잘 훈련된 작가들이 더 많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뉴 히어로(NEW HERO)의 비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민병직(1차 심사위원) 문화역서울 284,

크리에티브 디렉터/퍼블릭 큐레이터


변화무쌍하고 예측 불허할 수밖에 없는 것이 동시대 미술의 흐름이지만, 매 시기 트랜디한 몇몇 흐름들이 생겨나는 것을 보면 미술도 결국 주어진 상황 맥락이나 특정한 동향들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는가보다. 공모전의 경우, 이를 비교적 집약적으로 보여준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올해의 경우, 하이퍼 리얼리즘을 위시한, 소위 잘 그린 페인팅이나 한동안 미술계를 주름잡았던 사진 작업들의 퇴조세가 감지되었는데, 공모전 후보자들 사이에서도 그 점을 찾아볼 수 있었다. 국내·외 미술의 간극이 많이 줄어들었다고 말해도 좋을 만큼, 다양한 스타일과 스펙트럼의 작업 경향들이 향후의 어떤 가능성을 확인케 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었다. 다만, 서로 다른 차이의 확대 자체가 작업의 밀도와 향후 가능성을 보증하는 것이 아닌 만큼, 다양성의 흐름들이 서로 부딪히고 소통하여 내실 있는 흐름을 만들어내는 일도  중요한 일일 것이다. 우리 미술계를 위해 <월간 퍼블릭아트 선정작가 대상(大賞)>공모가 이러한 흐름에도 일조할 수 있는 공모전이길 기대해 본다.




[2014 PUBLIC ART SELECTED ARTISTS]


1. 선정작가 대상 윤형민

다문화적 삶을 개념적으로 전유하다


윤형민이 스스로 밝힌 작업의 개념을 한 마디로 압축해 표현하자면 사물의 재맥락화(recontextualisation)이다. 그는 뉴스, 설명서, 문학 작품 등 다양한 형태의 메시지를 담은 텍스트와 이미지를 새로운 맥락으로 옮겨오면서 이 과정을 통해 우리가 평소 사물을 이해하는 방식의 역설을 드러내길 시도한다. 일종의 번역 과정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작업의 방법론은 일상생활의 경험부터 언어, 문화 등 다양한 분야까지 적용되며 또 다양한 형식으로 시각화 된다. 예컨대 글자를 뒤집거나 문장을 거꾸로 되쓰고,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뉴스의 문장 구조를 뒤집는 웹 프로그램을 만든다. 도시의 스카이라인이나 스튜디오 바닥의 물감자국들을 수집해 나열하기도 한다. 




<하늘과 땅(Heaven And Earth)> 2011 

Styrofoam Dimension variable




이런저런 이유로 몇 번의 국가 간 이주를 경험하고 현재 캐나다에서 거주하고 있는 윤형민은 본의 아니게 다문화적 컨텍스트 안에서 살고 있다. 이러한 경험은 그의 작업세계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문화적 간극 사이에서 삶을 교정하고 적응해야 하는 그의 상황은 어쩌면 서로 다른 정체성 간의 조율, 즉 문화 번역의 과정을 체현해야 했을 터다. 그러니까, 그의 작업은 스스로의 다문화적 삶의 전유의 관점에서 온전히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윤형민은 또 한 번의 이주를 경험하게 된다. 5월 경기창작센터 입주가 결정되면서 한국에 장기 체류할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그리고 청주 우민센터에서 기획전, 9월 밴쿠버 그런트 갤러리(Grunt Gallery), 액세스 갤러리(Access Gallery)에서 개인전 및 그룹전이 예정되어 있다고 한다. 그가 줄기차게 번역해온 작업이 한국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또 어떻게 번역될 수 있을지, 앞으로 윤형민의 행보를 주목해 보자.


작가 윤형민은 1976년생으로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조형예술과를 졸업하고 런던 첼시 예술대학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11년 공공미술 프로젝트 <하늘과 땅>외에도 밴쿠버 갤러리 221A에서 <번역서비스(Translation Services)>등을 기획했다. 부다페스트의 호주컬처포럼(Austrian Cultural Forum), 비에나의 페스너 리히텐펠스갤러리(Galerie Peithner-Lichtenfels), 밴쿠버의 에퀴녹스 갤러리(Equinox gallery) 등에서 열린 다수의 전시에 참여했으며, 2013년 비에나 쿤스트할레 엑스나르가세 레지던시 초청작가로 선정된 바 있다.




윤형빈




2. 선정작가 구지윤 

메타-회화의 방법론을 모색하다!


끈질기게 회화를 탐문해온 구지윤은 일상의 지루함에 대해 주목한다. 특히 일상의 지루함이 지속되었을 때 나타나는 불안 증세와, 그 상태를 벗어나기 위해 어떠한 행위를 하는 지에 그는 관심이 많다. 작업의 출발은 급변하는 환경에 대한 인식이다. 도시에서는 시각적 스펙터클을 향한 공사장의 소음이 사람들의 청각을 무디게 만들고, 미개발 지역의 강가엔 굴착기가 분주하게 움직이며 도시화를 빠른 속도로 진행한다. 인터넷 공간에서는 쓰다 버려진 수많은 홈페이지가 수면 중에 있는 반면, 방문 폭주로 인한 에러를 해결하기 위해 다 지어진 집의 코드를 다시 ‘공사’하기에 바쁜 가상공간도 있다. 새로운 웹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교체는 어느새 우리의 일상이 되었고, 셀 수 없는 자료와 경로를 알 수 없는 파일들이 컴퓨터 안을 가득 메웠다가 정리되고 버려진다. 끊임없이 벌어지고 있는 파괴와 치유의 일상사는 작가를 혼란과 불안 그리고 지루함과 공허함으로 이끈다고 말한다. 




<일요일 오후> 

2013 캔버스에 유채 27.5×22cm




그의 회화에 나타나는 거친 색채와 붓자국 그리고 폐허의 이미지는 이런 감각의 논리에 따라 불안과 공포의 이미지로 구현된다. 구지윤은 자신의 회화를 불가능에 도달하기 위한 과정으로 받아들인다. 회화의 언어는 마치 암호처럼, 반복된 시도에도 풀리지 않는가 하면, 첫 번째 시도에 허무하게 풀리기도 한다고 작가는 설명한다. 그 때문에 그가 쓰는 회화 언어는 철저하게 계산되거나 논리적이지 않다. 결론에 의지하기 보다는, 직관에 의지하면서 오히려 실패를 염두에 둔 채 그 곳으로 도달하기 위한 과정 자체를 하나의 방법론으로 삼는다. 회화 자체가 그의 연구 대상인 셈이다. 구지윤은 묻는다. 작업이 아무리 견고하다 하더라도 미완은 미완일 뿐이라고 말한다면 완벽하게 완성된 회화란 무엇일까?


작가 구지윤은 1982년생으로 한국예술종합학교 조형예술과, 시카고 아트인스티튜트 학사 과정 및 뉴욕대학교 석사 과정을 졸업했다. 2010년 뉴욕의 두산갤러리에서 열린 <Subtle Anxiety>전에 참여했으며, 뉴욕 그라운드 제로 주변과 월드센터호텔에서 게릴라성 전시<Ghosting I&II>을 기획했다. 2011년 에이아이알(A.I.R)갤러리 펠로우쉽에 선정되어 첫 개인전을 열었다. 귀국 후 175갤러리에서 개인전을 가졌으며, 현재 서울에서 작업과 <100 Folding Paintings>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고 있다.



구지윤




3. 선정작가 박문희 

보이지 않는 형체 속, 드러난 생명체


등신대 사이즈의 조각, 언뜻 사람처럼 보이는 형체에 익숙하여 가까이 다가가면, 표면에 금발의 머리카락이 치렁치렁 뒤덮여 있어 기이함을 자아낸다. 볼 수 없기에, 내부에는 무엇이 있을지 호기심과 두려움을 자아내면서도, 외부의 촉각을 강조한 표면은 접촉에의 욕구를 자극한다. <금발여인>에서 파악할 수 있듯, 박문희는 생명체에 색다른 방식으로 접근하여, 관객의 사고와 탐구를 유도해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사물을 조합하거나 덮어씌워 가리는 방식을 통해 내부에 감춰진 사물을 응시와 상상의 대상으로 만들고, 관람객들로 하여금 ‘존재’에 대한 본질적 질문 던지게 한다. 한편, 작업은 단독적인 조각이라기보다 사물들의 조합이거나 설치처럼 보이는데, 이는 작업을 낯섦-익숙함, 안-밖의 구조로 인식되도록 설정해뒀기 때문. 무언가를 투영할 수 있게 유도해 놓은 형태적 익숙함(안)과 머리카락, 털 등으로 덮인 표면의 낯섦(밖)을 통해 내부에 대상이 없을 수 있다는 ‘부재’와 외부에 대상이 있다는 ‘기재’를 동시에 지시하면서 작업은 공간 속 존재감(부피감)을 확장하고 있다. 




<토마스(Thomas)> 

2011 Mixed media 35×117×87cm




있을 법한 대상(사물)과 겉에 씌워진 사물이 형성하는 상호적 구조·관계는 사물 각각이 지닌 맥락을 유지한 채 여러 담론을 발생시킨다. 예컨대, 앞서 설명한 작업 <금발여인>에서는 인간과 동물의 차이에 대한 물음을, 낙타의 형상을 떠올릴 수 있게 테이블보를 덮은 식탁을 표현한 <숨겨진 만찬>에서는 생명체와 음식간의 관계에 대한 물음을 야기하는 식이다. 관람객이 자신의 작업을 통해 ‘사고의 충만에 의한 행복감’을 느꼈으면 한다는 그는, 고유한 형상과 정체성을 가지고 살아가는 지구상의 다양한 생명체에 대한 개별적 탐구에 천착했던 시기를 지나, 이제 생명체의 특성과 형상을 연계하여 다양한 담론들을 적극적으로 생산해내고 있다. 보이는/보이지 않는 형체 속에 생명체를 숨기고/드러내고 있다.


작가 박문희는 1982년생으로 중앙대학교에서 조소를 전공했다. 학부에서부터 꾸준히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어가며 작업의 기틀을 다진 그는, 지난 2013년 갤러리 압생트에서 첫 개인전을 선보였다. 이후, <2013 코리아 투모로우>,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등에 참가하며 신진 작가로서 가능성을 보여줬으며 최근 장흥조각레지던스에 입주했다. 올해 2월 송은아트큐브에서 그간의 작업을 총망라하는 개인전 <미지의 생명체들>을 선보였다.




박문희




4. 선정작가 신유라

필연적 발견, 일상 재조합


신유라는 주변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사물들을 수집해서 작업의 재료로 활용한다. 거리를 지나다 버려진 것들을 줍는 경우도 있고, 때로는 지인들이 가져다주기도 한다. 그렇게 수집한 오브제들을 직관적이고 즉흥적으로 결합하는데, 이 과정에서 서로 관계가 없는, 그 기능이나 의미가 제각각인 사물들은 새로운 맥락을 형성하고, 의미론적 대전환이 발생한다. 그는 사회, 정치, 문화 전반에 걸친 모순, 부조리한 상황들을 작업으로 가져와서 사물들의 예기치 않은 결합(작가의 말을 따르자면 ‘접붙이기’)을 통해 무심한 흥겨움의 상태로 전환시킨다. 예컨대, 실제 콩나물이 광섬유에 매달려 시들어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최근작 <콩가-거룩한 인생>에는 ‘빛의 사자들이여’라는 찬송가와 ‘임을 위한 행진곡’이라는 민중가요가 결합돼 하나의 노래로 깔리는데, 이는 소속집단이나 이념에 따라 상반된 주장들이 강제적으로 주입되는 현실 속에서, 획일적인 구분에 지쳐가는 현대인의 모습을 처연하게 죽어가는 콩나물의 이미지로 표현한 것이다. 




<콩가-거룩한 인생> 2012 Archival pigment print, 

프레임, 목발, 마이크, 나무, 앰프, MP3 player Print: 

170×120cm Mic set: 43×19×135cm Amp: 19×29×30cm




‘사회의 모습에서 발견되는 모순, 부조리, 이분법적 시각들을 주요 소재로 삼아 정체되고 고착화된 의식에 환기팬을 단다는 생각으로 작업한다’는 작가는 즉흥적인 것 같지만 사실 섬세한 결합방식을 선택해 관람객의 사회적 경험을 넘어 개인적 경험까지도 어루만진다. 특히나 놀라운 것은 그가 차용한 일상의 오브제들은 물리적인 변형을 거치지 않은 채 주변 환경이나 다른 오브제와의 관계만으로(즉, 맥락의 변화만으로) 새로운 의미를 부여받고 있다는 사실이다. 누구나가 공유하고 있던 일상 오브제의 변용을 통해 관람객들은 정치, 경제, 역사, 환경, 사회 등 보다 포괄적인 문제를 대면하게 된다. 언뜻 낯설고, 생경해 보이는 조합은 버려진 작은 오브제에 연결된 거대한 사회적 맥락을 노출시키기 위해 의도된 불협화음이다.


작가 신유라는 이화여자대학교 교육공학과에서 학사학위를, 리즈대학교(Rhode Island School of Design) 회화과와 홍익대학교 대학원 섬유미술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2006년 노암갤러리에서의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인사아트센터, 김리아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가졌으며, <제3회 국제섬유비엔날레-로잔에서 베이징까지(From Lausanne to Beijing)>, <2011태화강 국제 설치 미술제> 등 다양한 그룹전과 페스티벌에 참여한 바 있다. 올해에는 <파프(PAFF:Peace, Art, Freedom Festival) 사라예보 국제 페스티벌>에 참가할 예정이다.




신유라




5. 선정작가 애나한

평면에서 입체로, 그리고 다시 공간으로


장소와 공간을 가로지르는 다양한 조형 요소들이 보인다. 벽에 걸린 스트라이프 무늬의 회화는 세련된 미니멀 회화 같으면서도 그 자체가 ‘벽지’처럼 보이기도 한다. 공간 전체를 부드럽게 감싸는 강렬한 색깔의 천이 기하학적으로 공간을 구획하고 있으며 또 한편으로 시시각각 변화하는 빛과 같은 환경조건들이 매 순간 공간에 대해 다른 인상을 심어 준다. 애나한의 작업은 이렇게 어떤 것으로 말 할 수 없이 환경 그 자체로 제시된다. 이런 미적 환경 속에서 관객은 자신만의 경험에 의지해 작품을 더듬어간다.




<더 오프닝(The Opening)> 

2011 Acrylic on panel 100×100cm

(Installation: 320×200cm)




애나한은 공간을 사유하는 작가다. 벽과 같은 구조로 구획된 안과 밖, 혹은 내부공간과 외부공간을 그는 다르면서도 비슷하게 느낀다. 그래서 그는 “공간은 단순히 벽에 의해 내부공간은 외부공간의 무한함을 흉내 내려 하고, 외부공간은 내부공간으로서의 존재와 함께 정의 되려 한다”고 말한다. 그는 시트지, 패턴 프린트, 천, 실, 라이트를 이용하여 공간을 구획하는 조형적인 요소를 시각화한다. 설치작업에서 보여지는 색면은 벽과 벽을 잇거나 공간적 차원을 왜곡한다. 실과 천은 설치 작업에서 자주 쓰이는 재료이며, 이는 공간을 나누거나 관객의 동선을 바꾸어 주는 역할을 한다. 끊임없이 평면에서 입체로, 공간으로 나아가며 작품과 그것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의 관계를 문제 삼는 애나한. 5월에 OCI 미술관에서 개인전이 있다고 하니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작가 애나한은 1982년생으로 미국 프랫인스티튜트(Pratt In stitute)에서 학사학위를, 크랜브룩 아카데미 오브 아트(Cranbrook Academy of Art)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2009년 뉴욕의 플럭스팩토리(Flux Factory)에서 개인전을 가진 이후, 한국에서 3번의 개인전을 가졌다. 최근 국립현대고양창작 스튜디오와 독일 쿤스틀러하우스 슐로스발로랄에 참가했으며, 2012년 부산비엔날레 특별전에 참여하였고 이 외에 다수의 기획전과 그룹전에 참여했다.




애나한




6. 선정작가 이수진

‘공간스토리’로 개입하라!


이수진은 특정한 사회 시스템, 미디어, 정치적 상황들에 의해 암묵적으로 컨트롤되는 개인과 공동체의 문제에 관심을 둔다. 그리고 우리 사회의 특정한 시스템에 주도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미술적 노력들을 고민하며, 장소특정성을 활용한 공간 설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일상 속에 무수한 우연의 순간들에 찾아오는 추상적 경험을 시각 언어로 빚어내는 그의 작업은 특정 장소와 맞물려 관객에게 새로운 공간적 서사를 선사한다. 이수진은 미술적 경험이 개인의 자발성을 추동하고 공동체를 이끌 수 있는 원동력이라 확신한다. 




<유연한 벽(Flexible Wall)>

Packing strap, mixed media Dimensions variable




그의 작업은 삶의 가치와 지표를 잃어버리기 쉬운 현대인들의 문제에 특정한 경로와 기준을 제공하는 공간 스토리로서 구성되며, ‘여행’ 혹은 ‘여정’ 등의 사건적 경험으로 관객의 인식체계에 개입하며 “중간 매개자”로서의 작가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작가는 이와 같은 활동을 통해 전시 공간 및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 공간 등의 특정 공간의 구조적 개념을 다시 규명하고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정신을 반영하는 단서와 이를 추적하는 “공감각적 메타포”에 대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탐구하고자 한다고 밝힌다. 반갑게도 이번 달 이수진의 작품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있다. 소마미술관 기획전 <경계면과 잠재적 사이>(3.7~5.11)에 참여할 예정. 그리고 9월에는 서로 다른 두 장소, 복합문화공간 웨이즈 오브 씽(Ways of Seeing)과 아트 스페이스 플라즈마에서 개인전을 가질 계획이란다. 앞으로도 계속 주목받는 작가가 되길 기대해 본다.


작가 이수진은 1980년생으로 성신여자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를 졸업하였다. 2011년 통의동 보안여관, 2012년 독산동 441-6 도하부대, 2013년 아트 스페이스 플라즈마 등에서 개인전을 가졌으며, 2011년과 2012년 서울문화재단 정기공모지원사업 시각예술 기획프로젝트 지원금을 받았고, 2013년에는 문래예술공장 국제 교류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문래예술공장-싱가포르 The Substation>의 국제 공동 창작 프로젝트에 참여 작가로 선정된 바 있다.




이수진




7. 선정작가 장철원

세상에 숨겨진 프랙탈을 찾아서


장철원의 작업은 ‘시시각각 변화하는 불규칙적인 움직임 속에서 과연 패턴이라는 것이 존재할까?’라는 물음에서 시작한다. 예컨대, 오렌지는 핵이 있진 않지만, 잘라보면 단면의 알맹이들은 중심의 어떤 지점을 향해 몰려 있는 듯 하고, 한정된 공간 안에서 열매의 모습을 유지하기위해 서로 비슷한 관계나 형상을 취하고 있다. 그리고 그 현상의 특징을 대변하고 있는 상징적인 이미지를 도형이라고 볼 수 있다. 벌집하면 육각형, 해바라기하면 피보나치수열을 연상하는 것과 같은 원리다. 우리가 미처 인식하지 못하고 있지만, 너른 우주 속, 곳곳에는 패턴이나 규칙들이 있는 것만 같다. 혹은 우주 전체가 어떤 패턴 속에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장철원은 기하학적 도형의 구조를 드로잉하며, 우주를 그려내려 한다. 




<써클 패트릭스(Circle-Pattrix) 02> 

2013 Lambda Print 29.7×29.7cm




구체적인 작업방식은 이렇다. 주변의 자연도감이나 사물 등을 관찰하여 그 대상의 가장 기본적인 모양들을 추출하고, 그 추출된 개체들을 컴퓨터의 실험을 통하여 디지털의 형태로 완성시킨다. 한 화면 안에 삼각형과 역삼각형을 함께 배치하면 다윗별모양이 만들어 지는 것처럼, 구조적으로 작은 개체들을 중첩하면, 유기적인 형상이 만들어진다. 과거에는 그것을 재차 프린팅하는 방식으로 작업을 했지만, 요즘은 한 단계 더 나아가 올드미디어(old media)인 평면 회화로 다시 제작하고 있다. 그의 작업은 자연과학에서 ‘단순한 구조가 끊임없이 반복되면서 복잡하고 묘한 전체 구조를 만드는 프랙탈(fractal)’이라는 자연과학 개념을 연상시킨다. 프랙탈 이론의 결론은 ‘우주의 모든 것이 프랙탈 구조로 되어있다’는 사실인데, 이론을 따른다면 결국 작가는 손으로 우주를 그리고 있는 셈이다. 


작가 장철원은 1984년 생으로 중앙대학교에서 서양화 전공으로 학사학위를 받았으며, 노팅험 트렌트 대학의 순수미술과에서 교환학생과정을 이수했다. 2007년 영국 노팅험 보닝턴 아트리움(Bornington Atrium)에서 <두레(DURE)>전으로 데뷔했으며, 인사아트센터, 스페이스 오뉴월 등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했고, 서울스퀘어 아트 페스티벌(Seoulsquare Art Festival)에 참여한 바 있다. 올해 7월, 갤러리 압생트에서 첫 개인전을 앞두고 있다.




장철원




8. 선정작가 정혜정

공간여행자


<눈알해파리와 함께하는 촉촉한 여행>, <서울개미와 잃어버린 여행가방>, <무지개형제>, <移颱院, 異胎院(바람이 머무르는 곳, 이방인의 집)>. 범상치 않은 작업제목들이 호기심을 자아낸다. 어떤 작업일까하고 살펴보면, 설치, 애니메이션, 드로잉, 비디오, 출판물 등 다루는 매체 역시 다양하다. 이 작가의 작업을 어떻게 정의내릴 수 있으랴 싶지만, 드러나는 하나의 화제가 있으니 바로 ‘공간.’ 정혜정은 공간의 다층적 레이어를 탐험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사람들이 어떻게 공간과 관계를 맺고 있는지에 집중하여, 공간에 대한 체험을 하고 그 공간을 다시 구성한다. 예컨대 작가는 <눈알해파리와 함께하는 촉촉한 여행>에서 ‘김려’라는 가상의 인물을 설정한 후, 그가 경험한 바다 속 다른 세계를 경험에 상상을 덧붙여 애니메이션으로 재현한다. 




<손금지도 # 3> 2013 

Color pencil on paper 각각 20×20cm




한 발 더 나아가 그 상상생물을 기록한 백과사전 『동방해경표』를 만든다. 이 일련의 작업에서 사람들이 바다와 맺고 있는 경험과 작가의 사적인 경험이 중첩되고, 이 합성된 상상이 출판물을 통해 이미지로 구현되면서 현실세계에 드러난다.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공간에는 균열이 생긴다. ‘행위’를 중시하여 스스로 애니메이션의 등장인물이 되거나, 현실에서 스스로 개미나 이방인이 되어 장소를 탐험하던 작가는, 점차적으로 ‘체험’에 집중한 작업으로 이동하고 있다. 최근작 <점의 기행>에서는 집에서 작업실까지 걸어가는 퍼포먼스를 하고, 그 기록을 자신의 옷에 자수라는 형태로 남겼다. 이전에 공상의 시간을 즐겼던데 반해 최근에는 실제의 삶과 역사나 기록 등 그 다층적 레이어들에 관심이 더 간다는 작가는, 심도있게 조금 더 땅에 발 딛은 느낌이다. 올 한해의 계획 중, ‘한강을 도강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 그가 이 체험을 통해 또 어떤 작업을 해낼 지, 기대된다.


작가 정혜정은 1986년 생으로 홍익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하고 제네바 예술·디자인 대학교(Geneva University of Arts & Design)에 교환학생을 다녀왔으며, 한국예술종합학교 조형예술과 전문사를 졸업했다. 갤러리 도올, 그림손 갤러리, 175갤러리에서 개인전을 가졌으며, 일현미술관, 아르코 미술관, 갤러리 스케이프, 금호미술관 등 다수의 갤러리와 미술관에서 그룹전을 가졌다. 2013년 금호미술관 입주작가였으며, 『손금지도』, 『동방해경표』를 출판한 바 있다.




정혜정




7. 선정작가 최현석

권력을 전복하는 기록화


최현석은 궁중기록화나 민화, 그 밖의 고전회화에서 주로 쓰이는 형식에 많은 영향을 받아 작업하고 있다. 정치와 사회가 동반된 현실 속 발생하는 사건들에서 비일비재하게 목격되는 권력·권위의식에 대한 고발을, 고전의 양식으로 남긴다. 말하자면, 그는 현대의 기록화를 그리고 있다. 작가는 ‘국립중앙박물관에 전시되고 있던 국보급 궁중기록화들을 보던 중, 왜 기록화에 감응하는가’에 대한 스스로의 의문에서 현재의 작업이 시작됐다고 말한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자연스레 의문의 답이 ‘권력으로 드러나는 권위의식에 대한 과시욕임’을 인지하게 되었단다. 고전기록화 자체가 내부에 지배층의 이데올로기를 재생산하는 권위 의식을 담보하고 있었으며, 이에 스스로가 매료 되었던 것을 인지하면서, 기존의 기록화의 기저에 깔린 과시욕, 소유욕, 독점욕을 폭로해야겠다고 생각했단다. 




<아트페어작품실종도(美術博作品失踪圖)> 

2011 마(麻)에 수간채색 130×162cm




흥미로운 것은 그 폭로를 다른 방식이 아니라 동일의 기록화 양식으로 한다는 점이다. 그는 기록화가 철저하게 비주류의 생각을 완전히 배척한 채, 주류 입장에서만 말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기록화가 본래 지니고 있는 사실성’이라는 솔직한 태도를 통해 다시 전복하려 한다. 하여, 기존의 기록화와 유사하게 ‘G-20’, ‘구제역’, ‘나로호 발사’ 등 거국적 사건들이 작업의 소재가 되는 경우가 많다. 그의 작업 역시 분명 현대의 사실을 그리는 기록화이지만, 권력을 정당화하고자하는 기록을 거부하고, 현실의 삶 속에서 경험하거나 목격하게 된 아이러니한 현상에서 작업이 시작되다 보니, 사회의 부조리를 냉소하는 ‘블랙코메디’처럼 느껴질 때도 많다. 정치적이거나 사회적 경향을 띠게 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다른 길을 선택할 수 있었음에도 같은 양식을 차용함으로써 기록화의 정면에 맞선 그. 권력의 대척점에 선 호기어린 그의 행보를 주목해보자.


작가 최현석은 1985년 생으로 서원대학교에서 미술학과 전공으로 학사를, 중앙대학교에서 한국화 전공으로 석사를 받았다. 아트스페이스 H(Artspace H)와 청주미술창작 스튜디오에서 개인전을 가진 바 있으며, 키미아트 서울, 청주예술의 전당 등에서 다수의 그룹전을 가진 바 있다. 2012년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6기 입주작가였으며, 2014년 OCI미술관 창작스튜디오 4기로 입주할 예정이다.




최현석

Share this

Save this

Written by

문선아 기자

Tags


메모 입력
뉴스레터 신청 시, 퍼블릭아트의 소식을 빠르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이메일 주소를 남겨주시면 뉴스레터 구독에 자동 동의됩니다.
Your E-mail Send

왼쪽의 문자를 공백없이 입력하세요.(대소문자구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