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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175, Apr 2021

2021 화랑미술제

2021.3.4 - 2021.3.7 코엑스 C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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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랑미술제가 쏘아 올린 청신호 



전시홀로 들어서면서 뜻밖의 규모에 놀랐다. 올해 39회를 맞이한 화랑미술제에 107개 갤러리가 참여하고 3,000점 이상의 작품이 전시된다는 소식은 들었지만, 생각보다 더 많은 인파로 활기찬 풍경이었다. 선 자리에서 전체가 다 보이지도 않는 거대한 행사장 속에서 느끼는 현장감은 코로나가 시작된 이후 실로 오랜만의 것이었다. 실제로 이번 화랑미술제에는 4만 8,000여 명의 관람객이 방문함으로써 개최 이래 가장 많은 수를 기록했다. 지난해 2월 갑작스러운 코로나 사태를 한차례 겪으며 치렀던 행사보다 3배 많은 규모이며, 감염병 이전 2019년의 방문객과 비교해도 30% 이상 성장한 기록이다. 


코로나로 인한 국내외 아트페어의 부재는 한동안 시장의 침체기를 낳았으나, 오히려 2020년 하반기 ‘키아프 아트 서울(이하 KIAF)’의 오프라인 행사가 취소된 여파인지 이번 화랑미술제는 거래액 또한 지난해의 3배 정도인 약 72억 원을 기록하며 성황을 이뤘다. 또한 이제는 익숙해진 온라인 뷰잉룸과 거리두기라는 코로나 시대 관람방식이 전시장 내 인원 제한으로 이어져 보다 쾌적한 환경에서의 작품 거래가 가능했다. 3,000여 점의 숫자가 지시하는 압도적인 공간을 눈에 드는 그림을 찾으며 걷다 보면 여타 전시회들과 분명 다른 아트페어만의 역동성에 곧 적응하게 된다. 저마다의 갤러리가 뿜어내는 각자 다른 개성이 자아낸 상기된 분위기가 있기 때문이다. 아트사이드 갤러리에서는 LED 모니터를 이용해 사진 속 일부 풍경이 흐르도록 연출한 임창민의 ‘Into a time frame’ 연작이 관람객들의 큰 인기를 끌었다. 





‘2021 화랑미술제’ 전경





공간에 시간을 박제해놓은 듯한 미디어 아트 작품은 송승은의 색감과 최수인의 질감이 돋보이는 회화 가운데 전시되어 작가들 각각의 매력을 효과적으로 부각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갤러리전에서도 강화유리 뒤에 이미지를 전사시킨 독특한 기법을 활용한 황성태의 <빛이 드는 풍경>이 여러 관람객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LED 조명을 이용해 실내 풍경에 드리워진 따뜻한 햇살을 표현해낸 그의 작품은 평범한 일상적 공간을 독특하지만 공감 가는 정서로 포착해냈다. 이렇듯 올해 화랑미술제에서는 회화, 조각, 영상, 미디어, 설치 등 다양한 매체의 작업이 폭넓게 분포되어 관람의 재미를 더했을 뿐 아니라 다양한 컬렉터의 취향을 겨냥하는 데도 성공했다. 관람객이 한차례 터닝포인트를 맞는 곳은 <ZOOM-IN> 특별전이다. 


지난해에 이어 네이버 그라폴리오와 함께 온라인 공모 및 심사를 진행하였으며, 역량 있는 젊은 작가 10명의 작업을 전시하고 작품 판매까지 이어지는 자리다. 올해는 강보라, 김민지, 김선희, 오슬기, 우현아, 임지민, 임지혜, 정재원, 정희승, 최정준이 최종 10인에 선정되어 작품을 선보였다. 그중에서도 작은 판넬 168개에 작은 사물을 그려 벽면을 가득 채운 임지민, 네온의 빛을 이용해 구조물을 조형하는 김선희, 먼지를 작업의 재료로 사용하는 강보라가 눈에 띈다. 특히 강보라는 쌀 포대를 캔버스 삼아 실크스크린 작업을 하기도 하고, 머리카락과 각종 부스러기가 달라붙은 접착면을 잘라 작품으로 전면화하기도 했다는 점에서 문제의식에 대한 독특한 해석력이 돋보인다. 젊은 작가들만의 다양한 실험적 태도는 국내외 유명 작가들의 작품과 한 공간에 어우러짐으로써 감상의 시선에 균형을 부여함은 물론, 이미 미술시장에 안정적으로 안착한 작품들 옆에서 동시대 신진 미술 지형도를 넓혀주는 역할을 했다. 






‘2021 화랑미술제’ 감정 토크 행사 전경





그런가 하면 역시 누구나 익숙함을 느낄 거장들의 작품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주영갤러리에서는 박래현의 1970년대 동판화 작품과 백남준, 이우환, 곽인식 등의 작품을 선보였고, 국제갤러리에서는 박서보의 ‘묘법’ 시리즈와 제니 홀저(Jenny Holzer), 강서경 등의 작품, 갤러리박(BHAK)에서는 김창열의 물방울 작품으로 알려진 ‘회귀’ 연작을 만나볼 수 있었다. 이들은 대개 작품이 팔렸음을 알리는 빨간색 동그라미 스티커를 동반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람객을 멈춰 세우고 작품성과 가치에 대한 토론의 장을 열고 있었다.


이렇게 참여 작가의 연대와 매체가 다채로운 만큼 한국화랑협회에서는 다양한 미술 전문가의 강연과 아티스트 토크 시간을 개최 기간 내내 마련해 일반 관람객은 물론 구매자들의 궁금증을 채웠다.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으로 생중계된 행사들은 세계 미술시장의 주요 이슈와 컬렉터를 위한 미술법까지 아우르며 이번 화랑미술제로 촉진된 국내 미술품 거래가 당분간 쉬이 가라앉지 않으리라는 것을 예고하는 듯했다. 하반기 대표 아트페어 KIAF까지도 활발히 이어질 국내 미술시장에 어떤 변화의 바람이 불어올지 기대해본다. 



* 김선희 <Light Lights│Curve> 2018 유포지, LED 조명, 컬러 렌즈 56×110×10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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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조윤지 컨트리뷰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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