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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148, Jan 2019

예술을 탐하는 38개 키워드 ②

New Keywords on Art
No.8-14

*예술을 탐하는 38개 키워드 ①에서 이전 내용을 볼 수 있습니다.

Installation view 'THE PUBLIC BODY .03' 2018 Curated by Talia Linz and Alexie Glass-Kantor Artspace Sydney 2018 Photo: Zan Wimberl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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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8 김선정(kim sunjung)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

No.9 제인 파네타 & 루지코 허클리(Jane Panetta & Rujeko Hockley) 

휘트니 미술관 어소시에이트 큐레이터 & 어시스턴트 큐레이터

No.10 사브리나 타라소프(Sabrina Tarasoff) Summer Room 큐레이터

No.11 라셸 리만(Rachel Lehmann) 리만 머핀 갤러리 공동 대표

No.12 타카유키 이토(Takayuki Ito) 야마구치 예술정보센터(YCAM) R & D 디렉터

No.13 추이 치아오(Cui Qiao) 베이징 현대미술재단 프레지던트

No.14 이고르 잔티(Igor Zanti) 아르테 라구나 프라이즈 큐레이터·비평가


 



정지현 <더블 데커> 2018 형광등, 알루미늄 프레임, 

, 선풍기 320×380×13cm 이미지 제공: 아트선재센터

 




Special feature No.8

● 김선정(kim sunjung)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

 Cosmotechnics  / Dark Utopia

 


Cosmotechnics  코스모테크닉스


코스모테크닉스는 육 허이(Yuk Hui)의 두 권의 책, 『디지털 객체들의 존재에 관하여(On the Existence of Digital Objects)』와 『중국의 기술에 대한 물음(The Question Concerning Technology in China: An essay in Cosmotechnics)』에 등장한다. 선험적으로 주어지는 보편적인 것에 관한 테크놀로지에 대한 유럽적 관점에 대해, 허이는 자연과 이해에 따라 기술을 다르게 봐야 한다고 이야기한다근대화 과정의 산업화와 그것의 기술적 세계화로 인한 근대성의 위기를 베르나르 스티글레르(Bernard Stiegler)는 엔트로포신(Entropocene)으로 얘기했고, 허이는 스티글레르를 통해 기술을 통한 철학 실천의 방법을 찾았다근대가 가진 보편성과 그 보편성의 식민화, 그리고 나중에세계화과정을 거쳐 세계화되었다. 허이는 이런 유럽적 근대성에서 물려받은 인식론의 보편화 과정과 다르게 나름의 과정을 가질 수 있다고 제안하고 모든 문화가 나름의 코스모테크닉스 역사를 전개할 필요가 있다고 피력한다.

  

Dark Utopia 다크 유토피아


다크 유토피아는 아즈마 히로키(Hiroki Azuma)와 이택광 두 철학자에 의해 만들어진 개념이다. 일본의 3.11 대지진 이후 다크 투어리즘에 관심이 있는 히로키는 한국의 DMZ리얼 디엠지 프로젝트를 방문하고 자신이 발행하는 잡지인 『겐론(Genron)』에리얼 디엠지 프로젝트를 특집으로 다루었다. 그 이후 일본의 겐론을 이택광과 방문하여 이야기를 나누던 중 이택광은 다크 투어리즘과 새로운 유토피아에 대한 생각을 연결한다크 유토피아를 제안했다. 우리는 이 주제를 연구해서 전시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2018광주비엔날레의 주제로도 생각했지만 아직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생각이 들어광주비엔날레엔 다른 주제를 사용했다.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전쟁, 재난으로 인한 지역들을 가보는 다크 투어리즘과, 이택광이다크 유토피아 프로젝트취지문에서 언급했듯이 “21세기에 사라진 것 중 하나를 꼽자면 바로 유토피아에 대한 상상일 것이다. (중략)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려는 충동은 여전히 유토피아를 꿈꾸게 만든다. 유토피아의 기획이 실패로 돌아간 오늘날, 우리는 더 이상 꿈의 실현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계속 유토피아에 대한 꿈을 유지해야 하는 딜레마에 처해 있다. 이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한 하나의 방책이 바로 유토피아의 실패에서 유토피아의 가능성을 발견하려는다크 유토피아 프로젝트일 것이다.”

 




김선정(kim sunjung)

 




김선정은 현 ()광주비엔날레의 대표이사이자리얼 디엠지 프로젝트의 예술감독이다. ‘12회 광주비엔날레’ <상상된 경계들>의 총괄큐레이터로 활동한 바 있으며 프란시스 알리스(Francis Alÿs)의 국내 첫 개인전을 아트선재센터에서 선보였다. 1993년부터 2004년까지 아트선재센터의 부관장 및 수석 큐레이터로 활동하며 마틴 크리드(Martin Creed)(2009), 양혜규(2010), 아브라함 크루즈비예가스(Abraham Cruzvillegas)(2015) 등 국내외 유수 작가들의 전시를 기획하였고, 2016년부터 2017년에는 관장을 역임하였다. 이밖에도 2005년에는베니스 비엔날레(Venice Biennale)’의 커미셔너로 한국관을 기획했고플랫폼 서울’(예술감독, 2006-2010), ‘SeMA 미디어시티 서울’(예술감독, 2010), ‘9회 광주비엔날레 라운드테이블’(책임 예술 공동감독, 2012), 아시아문화개발원 문화정보원(예술감독, 2014-2015) 등 다양한 기관에서 활동했다.

 




Installation view <Willa Nasatir> 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New York, July 14-October 1, 2017 From left to right: <R.V.> 2017; 

<The Green Room> 2017; <Bird> 2017; <Blue Girl> 2017; <Sunbather>

 2017; <Conductor> 2017; <Butterfly> 2017 Photograph by Ron Amstutz


 



Special feature No.9

● 제인 파네타 & 루지코 허클리(Jane Panetta & Rujeko Hockley) 휘트니 미술관 어소시에이트 큐레이터 & 어시스턴트 큐레이터

 


Evolving / Politically-minded / Optimistic 진화하는 / 정치적 의식이 있는 / 낙관적인


휘트니 미술관은 미국 현대 미술의 보고라 불릴 만큼 쟁쟁한 컬렉션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과거 제스퍼 존스(Jasper Johns), 사이 톰블리(Cy Twombly) 등 미국 미술사에 한 획을 그은 작가들의 첫 개인전을 열었을 만큼, 유망한 작가를 대중에 선보이는 데 거침없는 행보를 보여왔다. 격년으로 열리는 휘트니 미술관의 비엔날레는 지역적으로 미국을 넘어서 오늘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를 예술이라는 프레임으로 담아내는 작가들을 발굴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 휘트니 미술관 큐레이터 제인 파네타(Jane Panetta)와 루지코 허클리(Rujeko Hockley) 2019년의 미술계를 표현할 키워드로 진화하는(Evolving), 정치적 의식이 있는(Politically-minded), 그리고 낙관적인(Optimistic) 이라는 세 가지 형용사를 꼽았다


올해 봄 시작을 알릴휘트니 비엔날레의 공동 기획자로서 그들은 이 전시를 기획하는 과정에서 무엇보다 미술계 내의 대화가 보다 포괄적이고 확장된 범위의 담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이야기 한다. 동시에 그들은 기획 과정에서 현재 우리가 사는 사회를 바라보는 시의적절한 수많은 정치적 색깔이 담긴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었음을 강조한다. 이 작품들을 묶는 공통점은 현 시국을 그들만의 비판적인 관점으로 그려내되 낙관적인 톤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낙관성은 미래를 위한 생산적인 대안들이 무엇일지 상상해내는 방식으로 이어진다고 강조한다이번 비엔날레를 기획하는 데 있어 이 세 가지 키워드를 어떤 식으로 반영했는가에 대한 질문에 그들은 이렇게 답한다전시에 어떤 작가와 작품을 포함할 것인가뿐만 아니라 휘트니 미술관이라는 특징적인 공간에 이 작품들을어떻게 물리적으로 배치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에 있어 이러한 키워드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말이다. 2017년 휘트니 비엔날레에서 인종차별적 폭력에 숨진 흑인 소년의 그림을 그린 다나 슈츠(Dana Schutz)의 그림은 이 그림을 내건 것 자체에 대한 시위와 함께 정치적인 담론을 불러일으키는 영향력을 보여줬다. 2019휘트니 비엔날레는 또 어떤 모습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제인 파네타 & 루지코 허클리

(Jane Panetta & Rujeko Hockley) 

 Photo: Scott Rudd





제인 파네타(오른쪽)는 휘트니 미술관 어소시에이트 큐레이터로 2010년 미술관에 합류했다. 그는 2017년 윌라 나사티르(Willa Nasatir)의 개인전과 그룹 전시 <패스트 포워드(Fast Forward: Painting from the 1980s)> 등을 기획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휘트니 미술관에서 일하기 이전 그는 뉴욕 현대미술관(The Museum on Modern Art)의 회화 및 조각 큐레이팅 부서에서 수년간 일했으며, 뉴욕시립대(City University of New York) 대학원에서 미술사를 공부했다. 루지코 허클리(왼쪽) 2017 3월 휘트니 미술관의 어시스턴트 큐레이터로 일을 시작했다. 그가 미술관에 합류한 이후로 <토인 오지 오두툴라(Toyin Ojih Odutola: To Wander Determined)>전 및 그룹 전시 <끝나지 않은 저항의 역사(An Incomplete History of Protest: Selections from the Whitney’s Collection, 1940-2017)> 등을 공동 기획했다. 그는 브루클린 미술관(Brooklyn Museum) 현대미술 부서 어시스턴트 큐레이터로 활동한 바 있다.

 



 

히에로니무스 보쉬(Hieronymus Bosch)

 <The Garden of Earthly Delights> 1490-1510 

Oil on oak panels 220×389cm (87×153in)

 Museo del Prado, Madrid




 

Special feature No.10

● 사브리나 타라소프(Sabrina Tarasoff) Summer Room 큐레이터

Shimmer / Fairytales(!) / Reclusion

  


Shimmer 쉬머


2018년 내가 가장 좋아한 영화 장면은 나탈리 포트먼(Natalie Portman)의 영화 <서던 리치: 소멸의 땅>에서 신비로운 오팔색의 거품, ‘쉬머가 엑스 마키나((Ex Machina)로 등장하던 때다. 얇은 경계를 지나 제한 구역에 들어간 조사대원들은 급격하게 진행되는 돌연변이 과정을 발견한다. 그곳에서 동ㆍ식물상은 외계 생체 모방의 메커니즘을 통해 쉽게 그 모습을 변화시킨다. 이런 장면은 미국의 젠더학자 이브 세즈윅(Eve Kosofsky Sedgwick)이 자신의 저서 『다이얼로그 온 러브(Dialogue on Love)』에서 언급한인식론적으로 불안정한 암시의 빛(epistemologically unstable shimmer of allusion)” 그리고/혹은일종의, 가능성이라는 구절을 상기시켰다. ‘쉬머의 힘은 어떤 형태를 부여하는 오브제로부터 벗어나는 것에 영향을 미치는 견해다. 나는쉬머의 영묘한 물질성에 매혹되었고, 문화적 현상으로서 그것이 나타나는 것을 목격할 때 매우 기쁠 것이다.

 

Fairytales(!) 동화 ( ! )


동화와 그 속의 모든 암울함에 관한 한가지 위대한 점은 어떤 일이 일어나든 그것을 설명할 수 있는 원인으로서 운명, 기회, 필연성과 마법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이다. 운명과 마법은 어떤 질문도 요구되지 않는 인과관계다. 반짝이고, 경이로움으로 가득 차 있거나 매우 겁에 질릴 뿐, 우리는 지어낸 이야기, 그 이상인 체하지 않는 단순한 마법의 영역을 묵인한다. 만약 의혹을 유예한다면, 이야기는 예술적 실행들의 어느 곳에서 자신의 적절한 위치를 찾을 수 있을까?

 

Reclusion 은둔


리클루즈(은둔자, recluse)’라는 단어는 이유와 운()에서 내가 좋아하는 다음의 것들과 비슷한 점이 있다. 샤르트뢰즈(샤르트르회의 수도원), 덩쇠우즈(무용가), 유혹하다(to seduce), 변환시키다(transduce), 등골뼈(malleus), 난해한(abstruse). 은둔의 어원이 되는 프랑스어 ‘reclus’나 라틴어의 ‘recludere라는 말을 보자. 접두어 ‘re-’에 닫힘의 뜻을 갖는 ‘claudeo’가 붙은 형태다. 프랑스어 ‘clôture’는 수도원(to cloister)이 된다. 영어사전을 보면, 리클루즈는 ‘~을 열다. 드러낸다 ‘to unclose’의 뜻을 갖는다. 연다고? ‘은둔은 무언가를 닫는 것과 마찬가지로 자기 자신을 닫는 것이다. 수도자, 수도원, 모나드(존재의 궁극 단위). 자기 망명에 따른 보상 혹은 울리포(Oulipo)의 언어로 말한다면 유예, n+7. 은둔의 룸메이트로는 인식(recognition), 후퇴(recoiling), 회상(recollection), 추천(recommendation), 보상(recompense), 귀의(reconciliation)와 정찰(reconnoitre)이 있다.

 




사브리나 타라소프(Sabrina Tarasoff) 





사브리나 타라소프는 핀란드 출신 큐레이터 겸 필자다. 2012년부터 2016년까지 프랑스 파리의 독립 전시 공간인 ‘Shanaynay’의 공동 디렉터로 활동 후, 2018년까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Bel Ami’를 운영한 바 있다. 현재는 로스앤젤레스에 거주하며 일한다. 그와 동시에 프랑스 트리냑 지방에 모호한 개념의 레지던시 Summer Room을 운영하고 있다.





캐서린 오피(Catherine Opie) <Mural by Stosh Fila (aka Pig Pen)>

 2016 Pigment print 64×96inches 162.6×243.8cm 

ⓒ Catherine Opie Courtesy Regen Projects, Los Angeles and

 Lehmann Maupin, New York, Hong Kong, and Seoul 





Special feature No.11

● 라셸 리만(Rachel Lehmann) 리만 머핀 갤러리 공동 대표

Persistence / Museums / DEI

 


Persistence 끈기


올해와 내년은 그동안 우리가 놓쳐온 작가들이 누려 마땅한 관심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해다. 2018년에는 칠레 출신 작가인 세실리아 비쿠냐(Cecilia Vicuña)의 첫 번째 뉴욕 전시를 진행했다. 작가는 1980년대부터 뉴욕에 거주하며 작품 활동을 해왔는데 69세가 되어서야 뉴욕에서 첫 화랑 전시를 가졌다. 끈기 있게 기다린 덕분에 2018년에 비쿠냐는 리만 머핀 갤러리 전시 이외에도 5개의 미술관 전시에 참여했고, 그 중 뉴욕현대미술관(MoMA)과 보스턴 현대미술관(ICA Boston)은 비쿠냐의 작품을 소장하기로 했다. 올해에도 벌써 세 개 미술관에서 전시가 계획되어 있다. 1월에는 맥아더 비니온(McArthur Binion)의 첫 번째 리만 머핀 전시를 개최 한다


맥아더 비니온은 폭 넓은 전시 활동을 해왔으나 작가가 70대에 들어선 이제서야 그의 작품에 대한 시장이 형성됐고 비평가와 큐레이터들의 찬사를 받기 시작했다. 두 작가의 사례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교훈은 21세기인 지금이 바로 예술계가 오래도록 간과해온 작가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이들을 미술 담론에 포함시켜야 할 때라는 것이다. 테레시타 페르난데스(Teresita Fernández)도 끈기 있고 작업해온 작가 중 한 명이다. 비쿠냐나 비니온 만큼 노년은 아니지만 페르난데스 역시 오래도록 성실히 작업에 몰두해왔다. 페르난데스의 작업은 오랜 시간을 요하고, 또한 상당히 개념적이기 때문에 모든 관람객이 즉시 작가의 작품을 이해하고 그 가치를 액면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는 매우 고차원적인 신작을 꾸준히 내놓고 있다. 페르난데스는 일시적인 현상과는 정반대되는, 즉 의미 있고 변화 주도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해왔다. 추후 발표 예정인 테레시타 페르난데스의 회고전을 2019년에 개최하게 된 것을 무척 기쁘게 생각한다. 2019년은 졸업 후 순식간에 스타덤에 오르고 그만큼 빨리 잊혀지는 작가들이 아닌, 헌신적으로 굳은 결심을 가지고 오랜 시간 작업을 이어온 작가들이 주목받는 해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Museums 미술관


조금 전 끈기에 대해 이야기한 것이 결국은 이 키워드로 이어지는 것 같다. 알다시피 미술관은 새로운 개념은 아니지만 큰 변화를 겪고 있음은 분명하다. 올해 로스앤젤레스에서 남성 작가보다 더 많은 여성 작가가 미술관에서 개인전을 가졌다는 보고가 있었다. 놀라운 사실이다. 예술 세계가 그동안 작동해온 방식으로부터 탈피한 급진적인 변화라고 할 수 있고,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는 사실을 미술관들이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어 고맙게 생각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술관은 글로벌 미술 세계에서 해설자의 역할을 담당하는 주체로 부상하고 있다. 또한, 홍콩을 포함한 세계 도처에 새로운 미술관들이 생겨나고 있다는 사실과 미술관이 한국의 민간 부문에 어떻게 자리매김했는지를 살펴보면 현재의 미술 시장이 장기적으로 유지될 것임을 전망할 수 있다


21세기 들어 미술관의 역할은 상당히 바뀌었다. 미술관과 관람객 간에 더 많은 교류가 이루어지고 있고 또는 교류를 확대해가는 과정에 있는 미술관도 있다. 2019년에는 여러 가지 새롭고 흥미로운 발전을 보게 될 것 같다. 이 것이 중요한 이유는 시장을 발전시키고 예술가들이 역사적으로도 의미 있는 작업을 할 수 있도록 도우는 궁극적 역할은 바로 미술관의 지원과 전시의 몫이기 때문이다. 기대하고 있는 전시를 몇 가지 꼽자면 리만 머핀 갤러리 서울 분관 개관전의 주인공이었던 나리 워드(Nari Ward)의 뉴욕의 뉴 뮤지엄(New Museum) 전시, 네덜란드 포르린던 미술관(Museum Voorlinden)의 서도호 개인전, 런던 헤이워드 갤러리(Hayward Gallery)의 카더 아티아(Kader Attia) 전시 등을 들 수 있다.

 

DEI


반칙이지만 세 번째 키워드는 제도적인 용어 세 개를 약어로 묶어서 제시하겠다. 바로 다양성(Diversity), 형평성(Equity) 그리고 포용성(Inclusion)을 묶은 DEI. 먼저 언급한대로 2019년은 급진적인 변화의 해가 될 것이다. 여성 작가와 흑인 작가, 세계 곳곳 다양한 국가의 작가들이 미술 세계로 부상하고 있고 이러한 현상이 드디어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떠오르는 작가들의 재능을 높이 평가할 뿐만 아니라 이들의 작품이 꽤나 큰 시장을 형성할 수 있다는 사실이 인지되기 시작했다. 리만 머핀은 그동안 과소평가된 작가들을 지원하고, 성별, 나이, 인종, 문화적 배경, 이력을 불문하고 재능 있는 작가들을 모아 경쟁력 있고 지속적인 전시를 이어가자는 기치 하에 설립됐다


이제는 미술계의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우리가 주목했던 이 중요성에 대해 논하고 있고, 우리 화랑은 그 중요성을 일찍이 인식하고 이해했다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신진 작가 및 더 다양한 배경을 가진 작가들이 마치 지금 시장에 진입한 것처럼 화랑들이 앞 다투어 전속 작가를 확보하려는 모습이 흥미롭기는 하지만 이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은 좋다고 생각한다. 이 분야에서 여성으로 인정받기까지 나는 많은 산을 넘어야 했고 여전히 남아있는 도전 과제도 있다. 계속되는 투쟁이지만 엄청난 모멘텀이 있고 이러한 현상을 아시아 지역의 우리 화랑을 통해 확산시킬 수 있어 기쁘다


서울에 리만 머핀 갤러리를 오픈한 이래 자메이카 출신 작가인 나리 워드와 푸에르토리코 출신 작가인 안젤 오테로(Angel Otero)의 전시를 선보였다. 뉴욕에서는 작고한 작가 하이디 부처(Heidi Bucher) 전시를 준비 중이다. 하이디 부처의 런던 파라솔 유닛(Parasol Unit) 전시가 높이 평가받은 만큼 그의 작업에 걸 맞는 플랫폼을 제공하고자 한다. 명문인 크랜브룩 미술 아카데미(Cranbrook Academy of Art)를 졸업한 첫 흑인 작가인 맥아더 비니온의 전시도 준비했다. 2019년은 이러한 작가들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높이 평가하는 해가 될 것이다.

 




라셸 리만(Rachel Lehmann) 





라셸 리만은 리만 머핀 갤러리의 공동설립자다. 1996년 뉴욕에 첫 오픈한 리만 머핀 갤러리는 폭 넓은 국제 작가들을 소개하는 화랑으로 명성을 굳혔다. 라셸 리만은 함께 작업하거나 작품을 소장한 작가들에게 헌신적인 갤러리스트로 1970년대부터 시그마 폴케(Sigmar Polke), 매튜 바니(Matthew Barney)와 카라 워커(Kara Walker) 등 저명한 작가들의 작품을 포함한 세계적인 컬렉션을 구축했다. 여전히 남성이 주류를 이루는 분야에서 라셸 리만은 영향력과 지식을 갖춘 여성 리더로 경지에 올라 명성을 떨치고 있다.

 




Photo: Kenshu Shintsubo Courtesy of Yamaguchi 

Center for Arts and Media [YCAM]

 




Soecial feature No.12

● 타카유키 이토(Takayuki Ito) 야마구치 예술정보센터(YCAM) R & D 디렉터

Personal Biotechnology / AI (Machine Learning)

 


Personal Biotechnology 개인 바이오테크놀로지


PC나 디지털제조와 같이 바이오테크놀로지 또한 점차 개인화되고 있다. 바이오테크놀로지에 요구되는 다양한 장비들이 더욱 소형화된 형태와 저렴한 가격에 출시되었으며, 일부는 그 설계가 오픈소스로 공개되었다. 이러한 트렌드 속에서 대학이나 기업 소속이 아닌 개인 사용자들도 이용 가능한 커뮤니티 DIY 바이오 연구실이 미국과 유럽뿐만 아니라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세계 각지에 설립되고 있다. 바이오테크놀로지는 이제 일반인과 예술가, 그리고 디자이너 등 다양한 이들도 접근 가능해졌으며 식품, 헬스케어, 환경,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가능한 기술로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하지만 동시에 바이오 윤리, 안전성, 사생활 보호, 그리고 바이오테크놀로지의 긍정적인 가능성 발현을 위한 논의 또한 중요해졌다. 예술가들이 탐색하고자 하는 주제는 다양하다. YCAM은 오는 3, ‘Personal Biotechnology’라는 주제 아래 예술가와 디자이너들을 위한 인텐시브 워크숍을 3일간 주최할 예정이다


https://www.ycam.jp/en/events/2019/ycam-interlab-camp-vol3/





타카유키 이토(Takayuki Ito) 





AI (Machine Learning) 인공지능(기계학습)


인공지능은 지난 몇 년간 화제였고 2019년에도 화두일 듯하다. 과거 화가들의 붓 터치를 학습하여 새로운 그림을 그려내고 과거 작곡가들의 새로운 피아노곡을 작곡하는 것부터 자율주행차 개발 그리고 인간과 대화가 가능해지는 단계에 이르기까지 인공지능은 이미 다양한 방식으로 사용되어왔다. 하지만 엄청난 양의 정보가 온라인 및 오프라인 공간에 생성됐고, 근 몇 년간 대중에 공개된 개발 도구는 상당한 진전을 이루었으며 그 중의 다수는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인공지능은 예술 작품 제작 과정의 다양한 분야에서도 더욱더 익숙하게 사용되기 시작했고 인공지능을 둘러싼 윤리적 문제에 대한 논의 또한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작품에 반영된 작가들의 다양한 아이디어는 우리 사회에서 인공지능에 대한 이해를 돕는 차원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YCAM 역시 예술 작품 제작에 인공지능을 활용하고자 하며 그러한 시도의 일환인 무용 작품을 오는 2월 선보인다. 


https://www.ycam.jp/en/events/2019/israel-and-israel/





듀오 라비츠시스터즈(Duo LarbitsSisters) ‘BitSoil Popup 

Tax & Hack Campaign’ 2018 Photo credit: Larbitslab.be






Special feature No.13

● 추이 치아오(Cui Qiao) 베이징 현대미술재단 프레지던트

Social Political / International Exchange / Art Education

 


Social Political 사회 정치적


사회 정치적이라는 단어에 대한 부가 설명은 사실 필요하지 않다. 작가들이 마주하고 있는 전세계 사회정치적 맥락은 그 어느 때보다 더 복잡하고 많은 도전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미술의 예술적, 학문적 가치와 사회적 영향은 진지하게 재고되어야 하며 폭 넓게 재정의되어야 한다. 개인적이면서도 동시에 사회에 적극 참여한다는 것은 그 어떤 작가에게도 어려운 과제다.

 

International Exchange 국제 교류


정부, 대학, 미술 재단, 미술관, 연구기관 등 미술계의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은 국제 레지던시, 펠로우십, 커미션 작업에 참여하고 있는 젊은 작가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열어주는 것에 주목해야한다. 다양한 문화 속에서 개인적인 경험을 하는 것은 작가들의 계발과 통찰력 발전에 있어 엄청난 변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중국 속담에눈 앞의 나뭇잎으로 먼 산을 가릴 수 없다라는 말이 있다. 미술 세계에서 너무 많은 편견은 젊어서부터 지양하는 것이 좋다.

 

Art Education 예술 교육


예술 교육은 학교와 교육 기관 뿐만 아니라 가정과 초문화적 개방성을 가진 커뮤니티 내에서 더 많은 공공 상호작용을 가능하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교육은 미래를 준비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이며 수직적 교육이 아닌 상호적인 학제간 교육을 추구해야한다.

 





추이 치아오(Cui Qiao) 

Copyright: Beijing Contemporary Art Foundation

 




추이 치아오는 베이징 현대미술재단의 회장이다. 15년 이상 예술과 문화산업에 종사해 온 그는 전문 시스템을 구축하며 안정적인 장기적 발전을 이루기 위한 미술재단의 노력을 주도하고 있다. 이에 앞서 치아오는 UCCA 부 디렉터, 독일 메르카토르 재단의 중국 고문, BMW 중국 대표 등을 역임했으며 중국과 인도·일본·독일 간 공식 중국 전문가와 비정부 문화교류정책 연구로 중국-EU 문화연구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2002년 이후 치아오는 렘 콜하스(Rem Koolhaas), 피나 바우쉬(Pina Bausch), 아바스 키아라토스타미(Abbas Kiarostami) 등과 함께 협력 프로젝트를 진행, 이종문화와 국제 교류를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예술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Exhibition view <Arte Laguna Prize 17.18> 

Nappe Arsenale Nord, Venice (2018.3.18-4.8) 

Image provided by Art Laguna Prize


 

 


Special feature No.14

● 이고르 잔티(Igor Zanti) 아르테 라구나 프라이즈 큐레이터·비평가

 Technology / Inclusion / multimedia

 


Technology 테크놀로지


테크놀로지는 우리 삶의 필수불가결한 요소가 됨으로써 끊임없이 그리고 더욱 정확한 예술 작품 제작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에 예술에서 핵심적인 요소로 자리 잡았다.


Inclusion 포용성


점점 더 배타적인 사회가 되어가고 국수주의가 힘을 얻고 있는 시대에 미술과 작가들은 불가피하게도 이러한 현상에 반대되는 개념인 통합을 추구하고자 노력할 것이기 때문에 이 포용성은 핵심이라고 볼 수 있다.

 

multimedia 멀티미디어(또는 트랜스미디어)


회화, 조각, 사진 등 전통적 매체만으로 미술 세계에서 생존하기 어려워졌고, 미디어 간의 하이브리드화를 통해 열리는 표현의 가능성은 기존의 매체가 제시하는 가능성과 전혀 다르기 때문에 중요한 키워드로 뽑았다.




이고르 잔티(Igor Zanti) 





이고르 잔티는 이탈리아 밀라노 대학에서 현대 문학을 전공하고 지난 몇 년 동안 이탈리아와 해외의 유수 갤러리 및 기관과 협력하여 현대 미술과 더불어 응용 미술 전시회 큐레이터이자 비평가로 활동해왔다. 2006년부터 현재까지아르테 라구나 프라이즈의 심사위원장과 전시 큐레이터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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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김남은 호주통신원, 박은지 독일통신원, 이가진 프랑스통신원, 정하영 미국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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