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부터 강렬하다. 프랑스를 주 무대로 활약하던 화가 한혜선이 <폭탄선언>이란 전시로 8년의 공백기를 깨고 돌아왔다. 파리국립미술학교(École nationale supérieure des beaux-arts)와 파리8대학(Université Paris 8)에서 수학하고 프랑스에서 주로 활약해 다소 낯선 이름의 한혜선은 특유의 스타일로 이목을 끌던 작가다. 그런 그가 결코 짧지 않은 시간 벼르던 전시인 셈. 그런 까닭일까, 전시장에 들어서면 관람객은 폭발하는 존재감과 시각적 충격의 작품들에 온전히 사로잡히고 만다. 이는 오롯이 작품 창작과 연구에만 매진, 더 강렬하고 신선한 작품을 탄생시킬 수 있었던 몇 해 덕분에 가능한 것이리라.
<Grand Misile> 2017 혼합매체 450×1500×510cm
작가는 내면의 폭발적 에너지를 증명이라도 하듯 실제 미사일 탄에 그림을 그려, 쓸모를 다 하고 버려진 물건에 생명력을 부여했다. 불발되고 폐기돼 쓰임을 잃은 미사일 탄은 빨강, 노랑, 파랑, 보라색 등 화려한 색채를 덧입고 새로운 에너지를 뿜어낸다. 마치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낸 상어의 형상은 보기만 해도 힘이 느껴지고, 물감을 굳힌 다음 뜯어내는 작가의 실험적 콜라주는 표면의 마티에르를 완성한다. 작품을 통해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가 특유의 예술적 해석을 접할 수 있다. 한혜선은 과연 어떤 폭발을 선언하려는 걸까? 11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 열리는 작가의 개인전을 찾아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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