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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131, Aug 2017

로터스 랜드

2017.4.28 – 2017.8.4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문화창조원 복합2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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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은 연꽃 보석이어라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열린 <로터스 랜드>전은 숨은 청년들의 목소리를 끄집어내 담론을 만들어내는 전시였다. 시대의 요구를 읽어내고, 시대의 목소리를 들려줘야 하는, 동시대 전시가 해야 하는 순기능에 충실했다. 전시를 설명하는 헤드라인은 선명하다. “2030 청년 아티스트들의 <로터스 랜드>. 미술·공예·패션·건축·영상·무용·출판 20-30 아티스트 36 43 참여 전시.” 다양한 지역과 분야에서 활동하는 젊은이들을 로터스 랜드에입주시켰다는 콘셉트도 시대정신을 반영하기는 마찬가지다. 재산을 소유하지 않고 공유하는 익숙한 밀레니얼 세대의 작가들은 어느 공간이든지 집처럼 편안하게공유한다. 원형구조물 안에 칸씩의 전시공간을 부여받은 작가도, 중앙의 열린 광장에 작품이 노출된 작가들도 있지만, 그들은 방에 숨은 광장에 노출된 , 따로 같이 공존한다.

 

특정한 영역이나 지역에 갇히지 않은 , 시대를 살아내는 젊은이들을 지켜보고, 발굴해서 모아둔 전시가 <로터스 랜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문화창조원 복합 2관의 전시 공간은 파놉티콘(panopticon) 구조를 가지고 있다. 중앙에 감시탑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중앙의 공간에 서면 1층과 2층의 방들을 둘러 있다. 광장의 개념이 도입된 파놉티콘이라고 있다. 감시자 혹은 관찰자가 가장 노출이 되는 구조로, 방에 거주하는 개인들은 노출되는 동시에 숨을 수도 있다. 감시를 용이하게 하는 파놉티콘의 구조를 가지되, 유연한 노출과 숨김이 가능한 공간이기도 하다. 공간의 의미를 효과적으로 묘사하기 위해서인 것처럼, 중앙공간의 페인팅들은 반사되는 거울형식의 상이 투영되는 위에 디스플레이 됐다. 그림을 보는 관람객이 다시 배경에 비추는 구조다. 전시설명문과 제목 역시 거울판 위에 선명치 않은 색으로 쓰여있다. 전시를 관통하는 정서는 상당히 동양적이다. 로터스(연꽃) 대대적으로 내세운 것도 그렇거니와, 거울에 관람객의 상이 비추고 다시 공간이 비치는 구조는 불교의 인드라망(인드라 신의 그물에는 그물코마다 구슬이 달려 있고 구슬들끼리 서로 반사되며 신비로운 세상을 만듦) 떠올리게 한다. 신비로운 공간 청춘들이 내뱉는 다양한 언어들을 살피다 보면, 공간들은 전시의 기획자들이 말하는 것처럼 셰어하우스 같기도 하고, 닭장 같은 고시원 같기도 하다.

 

송원재는 단편영화를 상영할 있는 곳이 영화제와 같은 한정적인 공간뿐이라는 사실에 의문을 가졌다. 상영 기회를 얻기 위해 매번 평가를 받는 시스템이 사회의 권력 구조와 닮았다고 여겼다. 사회 속에서 언제나 약자였던 같은 입장에서 영화를 제작할 때는 감독, 연출자의 권력을 누리는 이중적인 모습을 영화에 담았다. 광주의 오픈예술구역바림 강민형과 최지혜는 지방과 서울의 간격을 좁히는 방법을 고민하여 활동한다. <후방가르드적 착상> 그가 운영하는 바림이 쇠락하는 과정을 담은 시나리오로, 서울과 광주의 신생공간들에서 실제로 벌어진 일들을 토대로 작성했다. 강나검, 박시영은 예술 장르의 경계를 넘나들며 광주에서 서브컬처를 확산시키고 싶은 마음을 담은 『사심지』를 발행한다. 전시에는 <언젠가는 페스티벌>이라는 가상의 페스티벌을 소개한다. 광주에서는 이뤄지지 않은 수도권 중심의 문화행사들을 가상으로 열어본다. 이한별, 조진경은 건축을 기반으로 공공예술의 영역을 넘나들며 작업한다. 참여작 <곰도리> 전시장의 안쪽이 아니라 바깥을 향해 바라보도록 설치된 작업으로, 관람객들이 곰의 시선이 향하고 있는 방향을 함께 바라보면서 전시장의 방을 각각 개별의 집합이 아니라 특정적인 장소 전체로 인지하게끔 유도한다





최하늘 <5-궁전의  앞뜰>





임솔은 한글 레터링 작업을 비롯한 다양한 그래픽 디자인 활동을 하고 있는 디자이너로, 깃발과 그래픽의 형태로 다양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는다. 현대예술과 퍼포먼스를 전공한 이시인은 <나는 바다 한가운데에서 물이 보인다고 말할 없었다>라는 작품으로 질문과 대답의 경계가 허물어진짧지만 오래된 대화 한다. 할로미늄은 전시의 다른 참여작가인 햇빛서점의 박철희가 디자인한 천으로 드래그 모어 위한 드레스를 제작한다. 드레스는 전시 오프닝에모어퍼포먼스를 위한 의상으로 사용된다. 드러머 출신의 권용만은 <몬도 코리아, Mondo Corea>라는 영상작업을 소개한다. 동영상 공유 사이트에 올라오는 한국의 영상과 음악을 보정없이 조합해, 한국의 민낯을 보여준다는 의도다. 재봉틀로 제작 가능한 다양한 물건들을 만드는 무학사의 디자이너이자 운영자인 손정민은 <자수해서 광명찾자> 작품에서 자수에 숙련되기 훈련의 과정 담은 영상을 소개한다


김영빈은 전직 타투이스트로, 이번 전시엔 <트루바다 람바다>라는 설치작품을 소개한다. 제주에서 활동하는 박주애는 <피를 데우는 시간>이라는 회화작품을 통해 고단한 생업을 마치고 목욕탕에서 하루의 피로를 푸는 이들을 반인반수 캐릭터로 그려내며 상상력으로 각종 경계를 무너뜨린다. 무용가 신혜진은 <언어수행> 말이 아니라 몸으로 새로운 언어를 창조해 소통하는 개념의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조윤국의 <상실의 > 과거의 기억이 남은 흔적들이 파괴적으로 공간을 재생산하는 현장과 맞물려 사라져가는 모습을 담는다. 서울메탈 조유리의 <서울 황동 유두 모양 장신구> 기존에유두 모티프로 했던 장신구 작업을 발전시켰다. 재개발 공간의 세입자이자, 세입자들을 돕기 위해 결성된 테넌트북스는 책을 위한 가구인 <세입자를 위한 가구> 출품한다. 철가방으로 만든 책장은 끊임없이 이동해야 하는 세입자들을 위한 제품이다. 송원재는 광주를 기반으로 다양한 실험영상들을 제작한다. <2088 Space Odyssey>처럼 고시원에서 공부하는고시생 B’ 일상을 담는 평범한 극영화도 제작하지만, 필름의 물성을 활용한 실험영화 제작에도 공을 들인다. 심은정은 조형물들이 가진 남성 권력적 상징성에 의문을 품고, 여성적인 부드러움을 <Soft Sculpture> 표현한다


문연옥은 , 나무 다양한 재료로 오브제를 제작하고, 오브제와 어우러지는 공간을 연출한다. 이번 전시에는 흙을 재료로 도자와 철의 특성 등을 탐구한다. 개미필름은 3명의 개미(정태석, 정광식, 김종혁) 구성된 팀으로 전시 기간 페스티벌 개미필름 개최한다. 다섯 가지의 섹션으로 나뉘는 페스티벌은, 개미필름의 처녀작을 비롯해 그동안 제작한 영화와 앞으로 제작할 영화로 구성되고, 관객과의 만남과 시사회도 마련한다. 뮤직비디오 연출을 하던 정용은 여의도에 있는 순복음교회의 설립 계기와 과정, 완공 시기를 다루는 짧은 다큐멘터리 <타일 3> 선보인다. 우한나는 학사모나 성화같은 드라마틱한 오브제가 가진 고유한 기능이 왜곡되거나 망가진 재구성된 오브제를 창조해 불가해한 이야기를 연출한다. 최하늘은 스스로 연출가가 되어 배우를 캐스팅하는 상상부터 시작해, 연기자가 조각을 만드는 과정을 떠올리면서 < 5, 궁전의 앞뜰> 제작한다. 코우너스는 조효준, 김대웅, 김대순이 운영하는 그래픽디자인 스튜디오로, 그간의 작업들을 영상으로 만들어 소개한다.

 

많은 작가를 적었지만, 아직도 빠진 작가들이 있다. 주목할 만한 작품 개에 간단한 설명과 평을 곁들이기보다는, 할애된 지면에 최대한 다양한 형식의 작가들의 활동지역 혹은 작품에 대한 소개만을 넣었다. 전시가 지향하는 바가 그렇기 때문이다. 탈영역, 탈지역, 탈매체를 지향하며, 젊음의 감각과 작업방식들은 한곳에 모았다. 지금은 비록 고시원만큼 작은 칸을 차지하고 있지만, 이들이 뉴욕 구겐하임(Solomon R. Guggenheim Museum) 로툰다를 혼자 채우는 날이 오지 않겠는가 싶다. 오늘도 수련하듯 초월한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우리의 청춘들은 남몰래 주문을 외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옴마니밧메홈(모든 사람은 연꽃 보석이어라)이라고.   

        

 

전시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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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이나연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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