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작가 토니 베반(Tony Bevan)이 처음으로 국내 관람객을 찾았다. 영국 현대 구상회화의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고 있는 그의 개성 있는 작업들을 생생히 마주할 수 있는 자리다. 베반은 지난 30여 년간 인간의 존재에 대한 고민으로부터 시작해 ‘마음은 어디에 있으며 어떻게 몸과 연결되는가?’ 같은 정신적인 주제에 집중해왔다. 이러한 물음은 물질사회의 이면과 인식의 기억 등 소재로 발전돼 베반만의 독특한 작품세계를 형성했다. 그의 초기 작업에서는 신체, 정신 상태와 같이 자기 고유한 특징을 소재로 삼은 초상화, 머리 등의 작품이 눈에 띈다. 하지만 1980년대 중반부터 무형의 존재인 정신을 어딘가에 위치시키고자 하는 목적으로 건물의 통로, 서까래 등을 그렸다.
<Head> 2004 캔버스에 아크릴릭, 목탄 271.78×242.57cm
1년 여간 중국에 머물렀던 2007년부터는 동양의 역사와 문화, 정신의 주를 이루는 나무에 영감 받아 향나무를 소재로 하는 작품을 제작하며 그가 추구하는 정신적 의미를 표현하고자 했으며 최근에는 선반 구조물을 통해 미지의 저장소로써의 정신세계를 거대한 ‘도서관’으로 표현하는 아카이브 시리즈를 진행 중이다. 그의 작품 전반에는 옥스 블러드 레드(ox-blood red) 색이 사용되는데 이는 동맥, 힘줄과 같은 신체와의 연관성을 나타내며 작품 속 자연스러운 흐름의 패턴을 보여줘 베반만의 색으로 불린다고. 이번 전시는 그의 대표작으로 구성된다. 복잡한 감정을 강렬한 색과 선으로 표현한 작품을 감상하고 싶다면 11월 10일부터 12월 24일까지 진행되는 전시를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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