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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열
Lee Eun Ye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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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C ART NEW HERO 2013
순결한 미광(微光)에 관하여

이은열은 자신의 어떤 기억으로부터 환기된 내면적 풍경을, 자연에 전구의 빛으로 구현·연출하고 사진으로 담는 작업을 한다. 작품 제작의 경우, 대부분의 과정을 아날로그 방식에 따른다. 화면상에서 보이는 전 방위에 걸친 광량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하나의 필름에 서로 다른 노출의 레이어를 중첩시켜 빛의 향연을 만든다. 고적한 자연 위에 드문드문, 그러나 확실히 보이는 빛의 궤적은 하늘의 별자리를 지상에서 구현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 정도 되면 문자 그대로 ‘우주적’이라 말해도 무방할 듯하다.
● 안대웅 기자 ● 사진 작가 제공

'Starry night: land' archival pigment print 120×94cm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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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에 따르면, 연작 <The starry night>(2011-)는 상실된 익숙한 것에 대한 그리움과, 그것을 욕망하는 감정으로부터 출발한다. 이 그리움이 어떤 광경과의 우발적 만남을 통해 구체적이지 않은 감정의 형태로 마치 “찌르듯” 찾아온다고 작가는 설명한다. 그리고 그것을 “친숙함”이라고 표현했다. 작가는 마음 속에서 친숙함의 대상, 그 기억을 구체적으로 떠올리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이런 일시적 인상은 쉽게 휘발하고 다시 망각되기 마련. 작가는 망각된 기억을 마음속에서 끊임없이 재구성한다. 이때 구성된 무엇을, 우리는 내면적 풍경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실제의 광경을 다시 본다. 하지만 구성된 내면적 풍경은 그 비구체성에 따라, 본래의 기억과도, 그것을 촉발한 현실의 광경과도 다른, 계속된 불일치 상태다. 이에 작가는 다시 “낯선” 감각을 느낀다고 했다. 그리곤 그 광경 속에 작은 전구를 나열하고 빛을 밝힌다. 자신만의 방법으로 기억과 내면적 풍경과 타협하며, 낯선 감각을 본래의 친숙한 감각으로 다시 돌려놓기 위함이다. <The Starry Night>으로 구현된 것는 아마도 그런 갈등의 양태일지 모른다. 작가가 “자신 만의 공간"이라고 일컫는 장소는 바로 그런, 친숙함과 낯섦이 무한 반복 하는 세계라고 할 수 있겠다.



<Starry night: indian summer> 
archival pigment print 120×94cm 2012  



작품으로 돌아가자. 빛으로 밝힌 자연 광경은 아름다워 보인다. 하지만 빛이 없는 자연을 상상해 본다면 그 장소는 비일상적 공간, 황무지, 광야에 가깝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작가가 친숙하지 않은 공간에 친숙함을 느끼고, 또 다시 낯섦을 느끼는 지, 그리고 왜 낯섦 속에서 다시 빛을 밝히며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려고 하는 것인지 질문해 볼 수 있다. 질문에 대해 대답하기에 앞서, 두 가지 이야기를 시작해 보려고 한다. 먼저 안데르센 동화 <성냥팔이 소녀의 이야기>. 추운 겨울 성냥을 팔러 나온 어린 소녀가, 추위를 견디다 못해 성냥을 하나씩 켜고, 그때 마다 ‘행복’한 환상을 본다는 이야기다. 성냥을 다 소비한 소녀가 다음날 아침 싸늘한 시체로 발견된 것으로 이야기는 끝난다. 또 우리는 영화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으로 유명세를 탄 故김정구 시인의 시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2>를 안다. 현대의 성냥팔이 소녀는 성냥 대신 라이터를 팔지만, 역시나 아저씨들은 팔아줄 생각이 전혀 없다. 급기야 어린 소녀는 ‘가스를 마시면 배가 부르다’는 말에 열심히 가스를 흡입하기 시작하고, 환각 속에서 따뜻한 봄을 맞이하며 추운 겨울, 서서히 죽어간다.



<Starry night : white night> 
archival pigment print 78×78cm 2011



흡사한 내용을 골자로 한 두 이야기를 우리는 사뭇 다르게 느낀다. 이유는, 이미저리의 차이 때문일 것이다. 자세히는 불빛의 유무에 관계되어 있다. 과거, 성냥팔이 소녀는 팔아야 할 성냥을 빛과 바꿨다. 여기서 빛은 그녀가 삶을 뛰어넘어 추구하려는 어떤 이상(idea)이다. 목숨과 빛을 맞바꿈과 동시에 그녀는 순결함을 얻는다. 그리고 성녀가 된다. 하지만 현대의 성냥팔이 소녀는 라이터 가스를 모두 흡입했기 때문에 불빛을 보지 못했다. 그녀는 단지 환각 상태에 빠져 배고픔을 잊었을 뿐이다. 마치 동물처럼. (곡해를 감수하고서) 이 사실을 아즈마 히로키를 따라 ‘동물화’한다고 표현해 보자. 현대의 사회에서는  구조적 미시화로 인해, 이상보다 단지 자신의 기호만을 충족하고 소비하는, 욕구(동물)적 인간이 탄생한다. 여기서 인간적 욕망은 상실되거나 쓸모없어졌다. 현대 소비 사회가 욕망에 부합하는 대상을 너무나 잘 제공한 탓이기도 하다. 현대의 성냥팔이 소녀는 왜 빛을 밝히지 않았을까. 혹시 도시의 빛이 너무나 강렬해 그 안에서 미약한 빛의 무력함을 느꼈던 것은 아닐까. 그래서 차라리 자신을 포기해버린 것이 아닐까. 도시의 빛이 도무지 미광(微光)조차 허용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그런 것이다. 사람들은 도시에서 더 이상 마음 안의 빛을 감지할 수 없다. 빛이 없는 사회의 사람들은 으레, 동물화 한다. 동물들은 슬퍼할 수 없고, 할 필요도 없다. 소비하고 만족할 뿐이다.



<Starry night: fruit>
 archival pigment print 78×78cm 2011



다시 질문으로. 우리는 두 가지의 ‘낯선’ 느낌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처음에 작가가 불현듯 상기한 어떤 ‘친숙한’ 그리움은 현재에 대한 ‘낯섦’, 그러니까 현대 성냥팔이 소녀로 표상되는 소외의 감각으로 볼 수 있다. 이른바 도시 사회 속에서 동물화 하고 있는 자신에 대한 낯섦인 것이다. 이때 자연으로의 회귀는 섬광처럼 날아온 이 낯선 감각을 좌표 삼아, 도시의 빛을 피해 거처를 옮긴 것으로 보인다. 도시사회를 벗어나 자연에서 작가는 다시 낯선 감각을 맞이한다. 이때 만난 낯섦은 자연에 대한 숭고의 감정으로, 처음의 낯섦-소외와 다른 의미를 지닌다. 그때서야 정신은 자신에게 똑바로 향하며, 스스로를 확인한다. 여기서 작가는 미약하다는 것을 깨닫지만 미약한 것을 해 볼 수도 있다. 광야에 와서야 비로소 작가는 다른(달라진) 자신과 마주하게 되는 것이다. 작가는 거기서 밝힌 빛으로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며 다시 자연에 ‘친숙함'을 바란다. 이것은 어쩌면 자기적 승화이자 동물화의 극복이다. 성냥팔이 소녀가 밝힌 순결한 미광처럼 말이다.



<Starry night: willow> 
archival pigment print 100x78cm 2011  



결국 작가가 구현하고 있는 풍경은 내면 풍경과 외적 광경의 일치와 불일치 사이에서, 그 간격을 메우고자 분투하고 좌절하는 그 어디쯤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지향하는 것은 결국 동물화의 극복, 도시적 소외, 그 바깥으로 향함으로 볼 수 있다. 여기서 그녀가 자연에서 밝힌 미약한 빛은 아마도 그런 메타포다. 그런 의미에서 역설적으로 이은열의 미광은 빛이 없을 때만 가능하다. 이 미광은 미약할지언정 스스로의 빛이다. 그리고 과거 성냥팔이 소녀가 지켜낸 그 순결한 빛이기도 하다. 빛을 통해 그녀는 자신만의 공간을 본다(보려고 한다). 그곳은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그곳’에서만 존재할 수 있는 정신적 세계이자 실존적 공간에 다름 아니다. 작가는 묻는다. “우리의 마음속의 별은 무엇일까? 나는 언제 허리를 펴고 밤하늘의 별을 본 적이 있는가?” 이 말은 퍽 낭만적으로 들린다. 하지만 그래서 순결하기도 하다.



이은열



2013 퍼블릭아트 선정작가로 뽑힌 이은열은 1981년생으로, 서울예술대, 베르사이유미술학교에서 사진을, 홍익대 산업미술대학원에서 사진디자인을 전공했다. 가나아트스페이스와 2013 Belt 선정작가전으로 갤러리원에서 개인전을 개최한 바 있다. 그외 단체전을 5회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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