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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현
Kim Hwa Hyun

a

불편함을 들추다

PUBLIC ART NEW HERO
2016 퍼블릭아트 뉴히어로Ⅶ

순정만화에서나 볼법한 아름다운 소년들로 가득 찬 김화현의 작품을 처음 볼 때, 적지 않은 이가 만화인지 혹은 순수회화인지 정의내리는 기로에 선다. 화이트큐브 안에 있으니 만화는 아닐 터, 그러나 그간 미술사에서 봐왔던 작품과는 확연히 다른 것이 사실이다. 여러 가지 의문점이 교차한다. 왜 그는 순정만화 속 소년을 캔버스로 끌고 왔는가. 이를 통해 무엇을 말하려 하는 것일까. 그리고 기존 미술사에 미루어보아 김화현의 작품을 ‘순수회화’라 명할 수 있을까? 이 수많은 질문에 대해 그의 대답은 명료하다. “여자가 그린 남자 그림이다.” 김화현 작품의 주제를 하나로 좁힌다면 단연 ‘페미니즘’이다. 어렸을 때부터 작가는 성역할에 의문을, 구체적으로 말해 여성에겐 남성의 시각이 반영된 보수적 기준으로 적용된다는 사실을 느꼈다. 대중문화에서 평범한 남자가 미녀를 얻는 경우는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그 반대는 거의 없는 점도 그에겐 이상하게 여겨졌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아름다움을 쫓는다’는 명제가 진리임에도 여성이 남자 외모를 따지면 비난 받는 경우 또한 종종 목격했다. 남성이 여성의 아름다움을 따지는 건 사회적으로 허용되면서 왜 그 반대의 경우는 안 되는가.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것은 항상 여자인 점과 남성의 아름다움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없는 현실에 대한 의문은 김화현 머릿속에서 지속적으로 커졌고 이는 현재 작가가 ‘대체미술사’를 구축하는 원동력이 됐다.
● 이효정 기자 ● 사진 서지연 기자

'臥虎' 2005 장지에 채색 130×162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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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미술사란, 말 그대로 기존 미술사에 존재하지 않은 여자 입장에서 쓰는 미술의 역사이다. 아이러니하게 작가는 스스로 프로젝트 ‘실패’를 염두에 둔다. 남성 위주로 쓰인 미술의 역사는 수천 년이며 쌓인 작품 수는 이루 말할 수 없다. 김화현이 하루도 빠짐없이 작업에 평생 몰두한다해도 그에 대항할 그림의 양을 생산할 수 없기에 양적인 면을 극복하기 어렵다는 게 첫 번째 이유다. 그리고 여성의 미술사가 없다는 것도 이유다. 정확히는 존재하지 말 것을 강요당했다는 게 맞는 표현일 것이다. 역사는 승리자의 기록이다. 대다수 국가에서 남성이 여성에 비해 우위를 점하고 있었기에 여성의 시선에서 바라본 미술사는 존재할 수 없었다. 


새로이 써야 했기에, 현대작가인 그가 기존에 없던 작품과 역사를 만드는 행위는 기존 주류미술사의 어법을 빌려올 수밖에 없었고, 당연히 이질적이다. 그러나 실패를 가정함에도 불구하고 또 다른 미술사를 계속 써나가는 이유는 자신의 작품을 통해 관람객에게 가려져 있는 불편한 진실을 보여주기 위함이다. 자신의 작품을 통해 그간 여성들은 왜 자신의 이야기를 주체적으로 하지 못했는가, 누가 여자들이 발언하지 못하게 했는가 등 그간 우리가 눈 감고 있던 이야기에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문을 관람객들이 가지게 되고 나아가 이 질문에 함께 해 줄 수 있는 누군가가 생긴다면 의의가 있다고 작가는 말한다.




<臥虎> 2005 장지에 채색 130×162cm





그가 순정만화를 택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여자에 의해 대상화된 남성을 찾기 위해 미술사를 깊이 공부했지만, 그 역사에서 이렇다 할 예시를 보기 힘들었다. 미술사 작품에 등장했던 남성을 생각해보면, 주로 완벽한 신체로 남성미를 뽐내는 모습으로 등장하는데 신기할 만치 이 공식은 그리스로마 시대부터18세기 인상주의 작품 속 남성에게 적용된다. 심지어 아시리아 군대로부터 마을을 지켜낸 유디트(Judith)와 같은 여성 영웅도 예외 없이 연약한 여성으로 분한다. 그래서 작가가 선택한 것이 순정만화다. 순정만화에 등장하는 남자주인공은 곱상한 외모, 비현실적 신체 비율, 어떠한 고난과 역경이 존재해도 한 여자만 바라보는 일편단심 마음씨까지 천편일률적이다. 물론 여성마다 선호도 차이는 존재하겠지만 많은 여성이 바라는 이상형의 결정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작가는 순정만화에서 여성에 의해 대상화된 남성의 가장 대표적 사례를 발견한 것이다.  


 



<詩情> 2012 순지에 채색 90×60cm




눈 감고 귀 닫으면 지금 이 순간을 사는 데 불편함이 없을지 모른다. 이상하다 여겨지는 것이 생길 수 있겠지만 덮어놓고 살면 그만이다. 하지만 더 나은 세상으로 발전하기 위해선 끝없이 발언하고 해결해야 한다. 우리 사회는 이런 행동을 하는 사람들에게 ‘프로불편러’라 부르며 폄하하기도 하지만 불편한 것을 캐치하는 사람이 없다면 사회는 정체되고 말 것이다. 여성문제도 마찬가지다. 주류사회가 만든 기준에 따라 산다면 불편함은 없을 것이지만, 여권 신장을 위해서라면 그 자리에서 멈춰있지 않고 사회 기저에 깔린 이상한 점을 들춰낼 필요가 있다. 김화현은 이런 움직임을 만들고 있다. 대체미술사 구축 실패를 가정하는 태도와 마찬가지로, 본인 한 명이 여성의 생각을 담은 작품을 만들어 나간다고 해서 무언가 크게 바뀔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작품을 공개하는 것 자체가 해방적 수행이며 이를 통해 단 한 사람이라도 기존 관습에 의문을 가지기 시작한다면 작가는 그것만으로도 성공적이라 여긴다.





<From the Tragedy of Hamlet, Prince of Denmark> 

2015 장지에 수묵 후 채색 약 49×39cm




김화현은 예술작품이 시각적으로 소비되는 것에 그쳐선 안 된다고 본다. 작품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고, 변화의 물꼬를 트는 것을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그는 캠페인을 하는 게 가장 빠르고 정확할지도 모르겠단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하지만, 작가로서 성취하고자 하는 욕심도 있기에 끊임없이 작업으로써 비주류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앞으로 그는 작업으로 ‘궁금증’을 유발해 나가려 한다. 시각적으로도 눈에 걸리는 장치를 둬, 관람객이 자신의 작품을 오랫동안 바라볼 수 있길 바라고 이를 위해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자신의 작품을 통해 그동안 보고 싶지 않았던 것, 생각하고 싶지 않았던 점을 발견하고 불편한 질문을 안고 돌아가길 바란다. 그 질문은 당연 페미니즘이다. 자신이 항상 여자라는 사실을 기억하는 김화현은 주류에 의해 억압된 모든 것으로부터의 해방을 희망한다.   



 


김화현




김화현은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에서 학·석사를 마치고 미국 매릴랜드 예술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갤러리 진선을 시작으로 아트포럼 뉴게이트, 갤러리 구, 코너아트 스페이스 등에서 개인전을 가졌으며 갤러리 스케이프, 샘표스페이스를 포함 국내는 물론 미국, 일본 등지에서 열린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하며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최근에는 첫 저서 『위반의 집』을 출판했다. 현재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미술학과 박사과정을 밟고 있으며 ‘퍼블릭아트 뉴히어로’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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