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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非)개념적 물성(物性)의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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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naⅠ

Art of non-conceptual properties
일물(一物, One Object / Via Object): 치위(Qi Yu), 이영림, 이수미
2019.11.20-2020.2.9 베이징, SunHarvest Space

작가의 작품이 백남준의 '다다익선' 화면 하나하나처럼 모두 다른 개성을 휘날리면서도 창작을 하는 작가들은 공유하는 고민이 있다. 작품을 구성하는 요소와 재료를 어떻게 선택하고 어떤 관계로 결합시켜서 어떻게 함축적인 하나로 만들 것인가를 향한 고민이다. 이를 관찰할 수 있는 흥미로운 전시가 열렸다. 북경에서 선보인 전시 일물(一物)이다. 큐레이터인 에릭 령(Eric Leung)은 “물질을 지속적으로 집중하여 사용하고, 물질을 다루는 독자적인 방법을 성취하여 고유한 개인적 도약을 이룬” 세 작가의 작업을 보이는 전시라고 소개한다.
● 케이트 림 아트플랫폼아시아 대표 ● 사진 SunHarvest Space 제공

Lee Young Rim 'leaned blue' 2019 Mixed media 265×180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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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위(Qi Yu)는 도자기 파편을 붙여서 그림을 그리거나 도자기 조각으로 입체물을 만든다. 경덕진에서 평생을 살면서 도자를 만들고 지두화(指頭畵)의 대가로 활동하고 있는 그의 선친으로부터 도자기 만드는 법을 배웠다. 경덕진요(景德鎭窯)는 중국 도자 가마터의 메카로 불리는 곳이다. 치위는 이런 성장배경 속에서 경덕진요에서 개발된 송()대의 청백자, ()대의 청화백자, ()대의 유리홍 자기 등 중국 도자기 역사에 축적된 전통 자기의 제작법을 습득하였다. 그래서 과거의 기법대로 구운 자기 조각들, 새로운 응용방법으로 만든 자기 조각들을 치위는 자신의 도자 회화를 만드는 구성단위(module)처럼 사용한다. 화가가 팔레트 위에서 선택한 색들을 결합하여 그림을 그리듯이, 치위의 언어는 도자 조각들을 결합하여 만들어진다. 치위가 도자 조각을 마포 캔버스 위에 붙이는 것은 화가가 물감을 입혀 붓질하는 작업에 견줄 수 있다.





Installation view of <One object> 

2019.11.20–2.9 SunHarvest Space, Beijing 

 




전시된 작품 중 <Singularity No. 019-001>이나 <Singularity No. 019-006>은 완전한 추상적 그림이 아니라 보는 이에 따라서 어떤 형상을 발견할 수 있다. ()가지 얼굴이 태어날 수 있는 애매모호함이 있다. 그는 이 작품들을 만들 때 4가지 서로 다른 색을 섞어서 표면에 빨리 뿌리고 구웠다고 한다. 이처럼 독자적인 방법으로 도자의 색을 발명한다. 그의 소품 연작 중의 하나인 <Porcelain Ceramics No. 019-001>은 청화 백자의 청색과 백자의 흰색, 그리고 빨강이 동시에 보이도록 만든 희귀한 작품이다. 도자기는 현대미술의 이론이나 주제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는 듯이 취급된다. 그러나 도자가 은은하게 내뿜는 색과 질감의 특징은 현대미술 작가들에게 실재 창작 과정과 관련한 시각적, 인지적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물질로서의 존재감을 갖고 있다. 예를 들어 도자의 색은 도자기가 구워질 때 태토와 유약의 물질적 결합이 일구어낸 색이다. 흔히 도자의 표면은빛을 머금고 있다라고 하는 이유는 태토로 성형하여 구운 다음 유약을 입혀 한 번 더 구울 때 흙과 유약 사이에 층()이 생겨 그 층으로 빛이 투과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치위의 작품에는 도자의 이러한 특이한 색과 느낌이 살아있다





Installation view of <One object> 

2019.11.20–2.9 SunHarvest Space, Beijing 

 




각각의 조각들이 모여 어떤 추상적 흐름과 구성을 띠며 화면 위에 파격적이면서도 정제된 빙렬(氷裂)의 축제처럼 앉혀있다. 도자의 기본적인 속성을 도자 형태와 독립적으로 자유롭게 끄집어내 도자의 물질적 바탕에 초점을 두면서 작가의 특정적인 매체로 재탄생시킨 것이다. 따라서 치위 작품에는 단순한 과거의 연속이 아닌, 과거의 유산을 새롭게 재구성한 창작의 핵심이 묻어 있다. 그의 입체 작품은 서로 다른 패턴의 빙렬을 가진 도자 조각들을 마디처럼 연결하여 만들어진다. 전시실 2층에 커다란 C자 형태를 띠는 도자 조각의 원반이 바닥에 그림자를 그리며 비스듬히 떠 있다. 도자기가 원래의 문맥에서 완전히 탈출하여 새로운 추상적인 입체물로 전환되었다. 문화 대혁명의 상처와 사회의 급격한 경제적 성장이 초래한 혼란이라는 고정적인 문맥 속에서만 소개되던 중국 현대미술을 생각해볼 때 치위의 작품은 전혀 새로운 존재이다. 정치적 격변으로 파괴당한 과거를 지적하고 항변하는 예술이 아니라 사회적 격랑 속에서도 사실은 사람들의 삶과 기억에 살아있는 과거를 현재와 이어주고 그 이음새에서 생긴 새로운 감성을 작품으로 구체화한 작업들이 드디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것 같다. 치위는 바로 이런 흐름에 속하는 작가이다.




Lee Young Rim <Spiked Yellow> 2017 Mixed media 102×102cm 




치위의 창작 과정에서 매체의 물질적 속성에 대한 창의적이고 예민한 개입은 핵심적 역할을 한다. 이영림의 작업을 이런 문맥에서 비교적으로 관찰해보면, 이영림에게 치위의 도자 조각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은 나무판이나 나무 조각들이다. 나무판들은 잘리면서 생긴 특유의 선()과 형태, 표면의 결이나 질감, 우연하게 생긴 상처나 자국을 가지고 있다. 이런 속성들은 작가가 의도를 가지고 만들어낸 결과와 우연히 저지른 실수 혹은 행운이 불러일으킨 결과의 혼합물이다. 이영림 작업의 핵심은 나무판의 그러한 물적 특성을 염두에 두면서 나무판들을 어떤 흥미있는 관계로 결합시키고 그 관계적 구성에 색을 입힌다. 물론 기본적인 준비 작업은 있지만, 무엇을 먼저 할 것인가 순서를 결정하고 각 단계마다 일정한 반복적인 집행 규칙이 중요하지 않다. 그보다는 개별의 물적 특징들을동시에관찰하고 생각하면서, 그것들이 결합되었을 상태를 직관적으로 상상하고 결정하면서 작업해야 한다


그래서 각각의 요소들이 분리되지 않고 유기적으로 각각에게 다가가며 어우러지는 하나의 전체로 응축시킨다. 서로 조금씩 미묘하게 다른 나무판들이 (주로 가운데 창문 같은 공간을 남기며) ‘하나로 모인 사각형(Square) 연작들을 가만히 쳐다보면, 그 안에 결합되어 재구성된 요소들의 절묘한 화합이 사랑스럽다. 똑바르지 않고 적당히 불완전한 선, 그 선에서 파생되어 헐겁게 그러나 그럭저럭 맞춰진 형태의 소탈함, 이 소탈함과 공존시킨 반대 급부적인 세련된 면()의 배분, 나무 표면의 고유한 결과 표정, 안료에 대한 각자의 고집과 성향에 예민하게 조응하며 칠해진 색, 부분들이 약간 떨리는 긴장감을 갖고 하나로종합되어져 있다. 이영림의 작품은 예술이 보여주는 이러한 매력 - 제한된 범위에서 선택한 요소들을 결합하여 어떤 새로운, 만족스런 총합을 이루어내는 것 - 을 경험하게 해준다. 또한 수없이 많은 나무 조각들을 사각틀 안에 촘촘하게 제멋대로 집합시킨 작품은 선과 면, 입체감과 색의 뉘앙스의 합창 같은 회화의 기본을 나무의 물성을 통해 옮겨놓은 시각적 번안(飜案) 같았다. 이영림도 치위처럼 가장 오래된 예술 장르인 회화의 가치와 본질을 현재적 창작으로 이어가는 예를 보여준다.





Lee Soomi <Self No.1> 2019 

steel, mirror, brass, acrylic 66×86×10cm 





이수미 작가의 경우도 놋, (), 스테인리스 등을 매우 세밀하게 작업하여 매체를 변형시키는 것이 작업의 핵심적인 기반이다. 극도로 치밀한 장인적 노동이 투입되어 은()이 섬유화하고 놋과 스테인리스도 다른 시각적 촉각적 물질로 재구성된다. 거울에 부착된 해골을 바라보며 자신의 모습과 해골을 동시에 쳐다봐야 하는 묘한 경험, 거울에 중첩된 램프의 이중적 환영은 현대미술의 익숙한 모습이었다언론과 인터넷에서 생산되는 개념과 의미의 홍수가 되어버린 현대미술 현장에서 전시장에 게재된 현란하고 지적인 텍스트를 읽지 않고 그저 작품을 조용히 쳐다보는 것만으로 무언가를 느낄 수 있는 전시는 매우 귀하다. 작품이 작업장으로부터 뛰어나와 사회로 침투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현대미술의 담론으로부터 거리를 두고, ()개념적 매체의 물질적 속성과 깊이 대화하며 새로운 접점을 찾는 이 세 작가의 작업은 그 자체로 우리의 눈을생각하는 마음으로 바꿔 놓는다.   

 


글쓴이 케이트 림은 미술 저술가, 큐레이터, 아트플랫폼아시아(Art Platform Asia) 대표로 『Park Seo-Bo: from Avant-Garde to Ecriture(BooksActually, 2014)『박서보: 단색화에 담긴 삶과 예술(마로니에북스, 2019)』를 저술하였다국제미술포럼 ‘Fracturing Conceptual Art: The Asian Turn(아시아의 反개념예술적 흐름)’(2016)을 주최하였으며, 현재 「아트조선」에민중미술과 적폐청산的 미술담론을 연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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