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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자서전-부드러운 집

a

Japan

Do Ho Suh
2022.11.4-2023.2.26 시드니, 시드니현대미술관

● 김남은 호주통신원 ● 이미지 Museum of Contemporary Art Australia 제공

Installation view of ‘Hub’ series Museum of Contemporary Art Australia, Sydney 2022 Polyester fabric, stainless steel Courtesy the artist and Museum of Contemporary Art Australia © Do Ho Suh Photo: Anna Kuče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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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도호의 작품이 호주에 처음 소개된 것은 2002년 ‘제13회 시드니 비엔날레(13th Biennale of Sydney: (The World May Be) Fantastic)’를 통해서였다. 현재는 작가의 시그니처와도 같은 패브릭 작업으로 그가 거주했던 뉴욕의 아파트를 재현한 <Apartment A, 348 West 22nd Street, New York, NY 10011, USA>가 시드니현대미술관(Museum of Contemporary Art Australia, 이하 MCA)에 전시된 것이다. 국제무대에 발을 내딛던 풋내기 예술가는 언젠가 이곳에서 더 많은 작품을 소개할 꿈을 품었고 이후 전 세계를 떠도는 유목민의 삶을 살아왔다. 그리고 20년이 흐른 지금 - 그의 바람대로 - 서도호의 작품 세계를 조망하는 대규모 전시가 MCA에서 열리고 있다. 이제는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유명한 예술가가 되어 돌아온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중요한 전시들이 취소되거나 연기되는 가운데 이번 전시 역시 어렵게 성사됐다. 하지만 MCA의 이 전시가 호주에서 열리는 서도호의 첫 번째 개인전이라고 하니 그의 예술적 명성에 비하면 다소 늦은 감이 있는 건 사실이다. 뒤늦게나마 이 전시가 이루어질 수 있었던 것은 큐레이터 레이첼 켄트(Rachel Kent)의 영향이 컸다. 서도호의 작품이 호주에 처음 소개됐을 당시 MCA의 큐레이터였던 켄트는 그의 작품을 눈여겨보았고, ‘시드니 비엔날레’를 계기로 시작된 이 오랜 우정의 결과가 서도호의 첫 개인전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Installation view of ‘Hub’ series

Museum of Contemporary Art Australia,Sydney 2022

Polyester fabric, stainless steel Courtesy the artist

and Museum of Contemporary Art Australia

© Do Ho Suh Photo: Anna Kučera




MCA를 떠나 현재 반데논 트러스트(Bundanon Trust)의 CEO로 활동하고 있는 켄트는 서도호의 주요 작품을 선보이기 위해 MCA의 큐레이터 메건 롭슨(Megan Robson)과 협력하여 공공기관 및 개인들로부터 소장품을 모으는 데 성공했다. 그동안 조각, 설치, 드로잉, 영상 등 다양한 매체를 아우르며 공간과 기억의 복잡한 관계를 탐구해온 작가는 전시를 준비하면서 모든 작업을 다시 한번 실제로 거치는 일이 굉장히 흥미로운 과정이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제 이 모든 작품을 한 공간에서 펼쳐 보이는 의미 있는 일이 시작되었다.


‘2022-2023 시드니 인터내셔널 아츠 시리즈(The 2022-2023 Sydney International Arts Series)’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서도호의 개인전은 시드니에서 세계 최고의 전시를 소개하고자 하는 아츠 시리즈의 취지에 걸맞게 199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그의 지난 30여 년간의 업적을 총망라하는 포괄적인 프로젝트로서 회고전의 성격을 띠고 있다. 정체성과 집에 대한 서도호의 지속적인 명상이 담긴 작품들은 작가의 유년기부터 가족의 품에서 자란 서울의 집, 뉴욕, 베를린, 런던 등 타 도시로의 이주 그리고 그가 성인이 된 이후 살아온 다양한 공간들에 대한 독특한 전기적 특징을 보여준다.


켄트에 따르면 강력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서도호의 작업은 기억, 장소 그리고 디아스포라적 경험의 교차점에 놓여 있으며 내면과 외부 세계 사이의 미세한 균형을 상기시키면서 집단과 개인 사이에 자리 잡고 있다. 다른 문화권의 도시를 이동하며 살아온 디아스포라적 경험은 그의 작품에서 반복되는 소재이며 이 중심에는 물리적 공간과 심리적인 기억으로서의 ‘집’이 항상 존재했다. 작가는 건축적 요소를 지닌 집들을 보여주지만 그 공간 안에 유년 시절의 추억과 정서를 복원하려 했고 타 도시에서 이방인으로서 살아가는 복잡다단한 기억을 풀어내기도 했다. 여기에 문손잡이, 플러그, 전기 스위치 등 현지인들에게 놀라움을 선사하는 상상도 못 할 섬세한 세부 묘사로 익숙한 사물들을 다시금 찬찬히 살펴보게 하는 다양한 관점까지 제시한다.




Installation view of <Staircase-III> 2010

Museum of Contemporary Art Australia, Sydney, 2022
Polyester fabric, stainless steel, Tate:

Purchased with funds provided by the Asia Pacific

Acquisitions Committee 2011 Courtesy the artist and

Museum of Contemporary Art Australia

© Do Ho Suh Photo: Anna Kučera




<Metal Jacket>(1992-2001), <Floor>(1997-2000), <Who Am We?>(2000) 등 199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그의 초창기 작업을 볼 수 있다는 것도 의미 있지만 그가 예술가로서 이름을 알리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이 거주했던 공간을 실물 크기로 똑같이 복제한 설치 작업인 만큼 전시의 하이라이트 역시 실제적 구조물로서 집을 형상화한 작품들이다.


MCA의 3층부터 시작되는 전시는 테이트 컬렉션(Tate Collection)으로부터 대여한 작품 <Staircase-III>(2010)로 관람객을 압도한다. 천장에서 내려오는 반투명한 붉은색 천으로 만들어진 계단의 형상은 그가 20년간 살았던 뉴욕의 아파트에서 집주인의 공간과 연결되는 좁은 나무 계단을 1:1 크기로 재현한 것이다. 서로 다른 두 세계를 이어주던 계단은 물리적 공간뿐 아니라 그 안의 삶과 기억을 연결하거나 분리하는 상징적인 도구가 된다. 서도호의 많은 작업이 그러하듯 이 작품 역시 관람객이 직접 작품이 놓인 공간을 걷고, 돌아다니고, 모든 요소를 여러 각도에서 바라보기를 권한다. 부드러운 천과 바느질로 이루어진 그의 거대한 설치 작업들이 대부분 관람객의 움직임을 필요로 하는 것은 공간을 경험하기 위해 몸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Installation view of

<Rubbing/Loving Project: Seoul Home>

2013-2022 Museum of Contemporary Art Australia,

Sydney, 2022 Graphite on mulberry paper,

aluminium Courtesy the artist and Museum of

Contemporary Art Australia

© Do Ho Suh Photo: Jessica Maurer




이러한 관람객의 적극적인 움직임을 장려하는 작업은 2015년부터 지속되고 있는 ‘Hub’(2015-) 시리즈에서 극대화된다. 분홍색, 녹색, 보라색, 주황색 등 부드러운 색조로 터널처럼 이어진 이 구조물은 성북동과 런던 등 작가가 거주했던 다양한 장소를 마치 하나의 집처럼 연결시켜 놓은 것이다. 관람객은 무한히 확장될 것만 같은 이 아름다운 색채 구조물 사이로 걸어 들어가면서 한옥 문고리의 아름다움에 매료되거나 보안 잠금장치의 복잡한 구조를 살피며 집에 대해 무의식적인 추억을 떠올릴 수 있다. 작가는 자신의 기억을 재현하지만 그 기억을 정확하게 전달할 수 없고 오직 공간만을 전달할 뿐이다. 오히려 관람객이 이 공간 안에 들어올 때 저마다의 삶의 흔적이 반영된 다채로운 기억을 꺼내 볼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작가와 관람객이 연결되는 지점일지도 모른다.


MCA의 1층에서 초연되는 대규모 신작 <Rubbing/Loving Project: Seoul Home>(2013-2022)이 전시를 마무리한다. 이 거대한 집이 어떻게 갤러리로 옮겨졌는지 의문을 품을 사람들을 위해 작업 과정이 담긴 영상이 함께 전시되어 관람객의 이해를 돕는다. 2013년, 서도호는 서울에 있는 그의 가족의 집을 재현하는 험난한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작가의 아버지(고(故) 서세옥 화백)가 가꾼 아름다운 정원 안에 위치한 1970년대 한옥 건물의 외부에 수백 장의 뽕나무 종이를 붙여 그 표면을 흑연과 손끝으로 문질러 1:1로 본뜨는 작업이었다. 이 정도 규모로 문지르는 행위에는 막대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며 엄청난 집중력과 끈기, 심지어 집요함까지 수반된다.




<Rubbing/Loving Project: Seoul Home>

2013-2022 Work in progress,

Seoul Courtesy the artist

© Do Ho Suh Photo: Minjung Lee




한편으로는 반복적인 접촉의 행위에서 오는 작가와 작품 사이의 친밀함도 내재하고 있다. 종종 보이지 않는 작은 세부 사항을 드러내기 위해 표면을 부드럽게 문지르는 행위 안에 작가의 헌신이 축적돼있는 것이다. 작가는 자신이 자란 곳이자 그의 아버지가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 한옥을 재현한 이 작품에 대해 자화상이자 아버지의 초상화이기도 하다고 언급했다. 삶의 시작과 끝을 수용하는 이 9년간의 걸작에는 부인할 수 없는 힘과 웅장함이 있다. 이 매혹적인 작품 앞에서 누군가는 아직도 집을 둘러싸고 있는 푸른 정원을, 누군가는 가족을 감싸고 지켜준 소중한 공간을, 누군가는 작가의 어린 시절 추억을 각자의 방식대로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원본과 재현 사이의 경계를 모호하게 하는 서도호의 ‘집들’은 거의 모든 곳에 설치할 수 있을 정도로 가볍고 휴대가 용이하기 때문에 ‘여행 가방용 집(suitcase homes)’으로 여겨진다. 이 표현은 곧 잦은 이동을 일삼는 그의 삶과 닮아있다. 그러나 팬데믹 이후 이 세계적인 방랑자는 집에 대한 개념을 재정립하게 되었다. 전 세계가 과도하게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작가는 이상하게도 코로나19로 세상이 멈췄을 때 엄청난 안도감을 느꼈고 여행할 수 없다는 것이 즐거웠다고 고백한다. 가족들과 함께 런던에 있는 집에서 조용히 지냈던 나날들이 작가에게는 집에 대한 또 다른 기억을 심어주었을 것이다. 호주에서의 개인전이 시작되면서 그 행복의 시간은 잠시 일단락되었다. 그의 집들은 또다시 이동하고 여행한다. 기억, 불안, 그리움, 시간의 리듬, 삶의 흐름을 모두 담고서.PA



글쓴이 김남은은 숙명여자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홍익대학교 대학원 예술학과에서 장-미셸 오토니엘의 작품연구에 관한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9년간 신한갤러리 큐레이터로 일하며 다양한 전시를 기획했다. 현재 호주에 거주하면서 국내 매체에 호주 미술을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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