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미디어 아티스트 이이남은 고전 명화에 자신의 입김을 불어 넣어 재탄생시키는 작가로, 박제된 장면에 ‘기술’을 더해 움직임을 부여한다. 이이남이 소환하는 작가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Leonardo Da Vinci), 클림트(Gustav Klimt), 반 고흐(Vincent van Gogh) 등 매우 화려하다. 그가 선택하는 작품 대상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이미 클리셰가 된 명작인 만큼 관람객이 고정관념을 갖기 쉽지만, 이이남은 뉴미디어적 영상으로 기존 명화에 담긴 회화적 문법을 깨고, 새롭게 이미지를 바라보게 한다. 그의 작품은 어렵고 복잡한 의미를 담기보다는 보다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미술관 로비에 설치한 그의 대표작 <박연폭포>는 3.9m에 달하는 크기로 장소를 압도하는 시원함을 선사하며, <TV 피노키오>는 백남준의 <TV 부처>를 원작으로 하는 작품으로 수상기 앞에 앉은 피노키오가 자신의 코에 설치된 카메라와 연결된 모니터에 비친 자신과 관람객을 바라본다.
<문명전투도-스타워즈> 2016
55”LED TV 7분 2초 Ed.1 of 6
백남준의 작품에서 부처 조각상이 자신을 찍어 보여주는 모니터와 대면해 현대사회의 미디어에 대한 관조와 성찰을 요구했다면, 이이남은 보다 유머러스하게 그에 대한 오마주를 표현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서 공개하는 신작 <신 키스>와 <문명전투도-스타워즈>도 주요 관람 포인트. 이와 더불어 오는 12일에는 ‘아티스트 토크’를 통해 작가가 직접 자신의 작품세계와 전시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진다. 동양과 서양, 과거와 현재, 실재와 가상이 혼재된 초현실적인 공간을 온몸으로 느끼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이번 전시는 지난달 25일에 시작해 다음달17일까지 이어진다.
· 문의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031-228-3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