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글동글한 형태의 양감을 강조한 인물화로 대중의 눈을 사로잡는 작가, 바로 페르난도 보테로(Fernando Botero)다. 2009년 큰 성공을 거둔 한국 첫 전시에 이어, 더욱 흥미로워진 작품들로 구성된 전시가 서울에 상륙했다. 인체에 대한 독특한 해석과 감성을 환기시키는 보테로의 작품세계를 구경할 수 있는 기회다. 이번 전시는 총 90여 점에 달하는 보테로의 회화를 선보이며 그만의 작품스타일을 총체적으로 훑는다. 그는 화려하고 풍부한 색채와 비정상적인 형태, 거대한 넓적다리와 터질 듯 부푼 엉덩이를 가진 인물을 통해 고전의 엄숙함과 진지함을 패러디한다.
<대통령> 1989 캔버스에 유채
203×165cm ⓒ Fernando Botero
어렵고 난해한 미술이 아닌 쉽고 유쾌한 이미지로 관람객에게 웃음을 안기려는 시도다. 다빈치, 루벤스, 반 고흐, 벨라스케스 등 미술사 속 거장들의 작품을 차용하고, 그들과 같은 주제를 작품에 녹여내면서도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자신만의 독특한 양식으로 시선을 끄는 보테로. 콜롬비아 출신인 그는 라틴 문화의 생생함을 솔직하게 표현하며 중남미 전통, 정치, 사회, 종교를 구체적이면서도 아름답게 그린다. 라틴아메리카 특유의 색감과 조형미가 돋보이는 그의 작품은 작가 자신이 어린 시절 동경했던 요소들과 고향에 대한 향수를 정물화, 투우, 서커스 등 방대한 주제를 통해 풀어내는 것. 유년시절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유명화가의 화집을 보며 미술가의 꿈을 이어갔다는 보테로. 평생을 오로지 그림에만 몰두하며 예술철학을 쌓아올린 그 특유의 유머감각을 느껴보자. 전시는 7월 11일부터 10월 4일까지.
· 문의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02-580-1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