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자와 건축에 관한 실험을 계속해 온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이 개관 10주년을 맞아 대규모 기획전을 개최한다. ‘건축도자’라는 다소 생소한 어휘로 도자의 미래를 제시하는 미술관은 도자의 가장 근본인 ‘흙’을 주제로 전시를 엮는다. 6명의 참여작가와 2개 팀으로 이루어진 이번 전시는 ‘흙으로부터: 진앙_Spectrum’, ‘물질로서의 흙: 적층과 순환_Tissue’, ‘매체로서의 흙: 형태와 색채_Oracle’, ‘재료로서의 흙: 융합과 지속_Material’ 등 네 개의 소주제로 나누어져 다양한 각도에서 흙의 성질에 대해 알아본다. 진앙에서 발원한 에너지가 흙과 빛, 소리, 바람에까지 전달되어 발생시키는 파동을 시적으로 표현한 오유경의 작품으로 도입부를 꾸민 전시는 미술, 도예, 건축을 아우르는 흙에 관해 얘기한다.
fhhh friends <흙담> 2014 김해진영 ⓒ 김용관
첫 번째 파트는 어느 곳에서나 발견되는 시간의 적층과 순환 고리 안에서 흙이 지닌 상징성과 정신적 가치를 시각화한 작품으로 꾸며진다. 갯벌의 게집을 삽으로 떠내 만들어 낸 2만 여개의 ‘자연의 집’을 통해 인간의 본질과 태도를 돌아보는 차기율의 작품과 미술관 주변의 흙을 채집하여 철망을 통과시키는 ‘체질’ 과정을 생성과 소멸, 퇴적하는 과정에 비유하는 정소영을 만날 수 있다. 두 번째 파트에서는 이지숙, 강기호, 이재원이 흙의 연금술사로서 흙의 다양한 성질을 실험한 작품들을 보여준다. 마지막 파트는 네임리스건축과 fhhh friends, 2개의 팀이 건축도자의 지속 가능성과 건축재로서의 흙에 대한 그들의 해석을 선보인다. 미술관이 걸어온 10년을 되짚어보고, 앞으로의 10년을 새로이 여는 전시는 지난달 24일부터 7월 3일까지.
· 문의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055-340-7000